[기고] 타이어 펑크를 때우고... (작은 것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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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타이어 펑크를 때우고... (작은 것이 아름답다)
  • 김윤영 독자
  • 승인 2021.03.03 18: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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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영 (순창군청 행정과)
-‘순창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응모작

요즘 운전 중 차가 무겁고 잘 나가지 않는 느낌이 들어, 얼마 전 타이어 공기압을 점검할 겸 순창읍내 타이어 수리점을 들렀다. 수리점 사장님은 타이어에 큰 못이 깊이 박혀있는 것을 발견하고 타이어를 빼서 안쪽을 때워야 한다며 30분 정도 걸린다고 했다.

수리점은 허름해 보였지만 타이어를 다루는 사장님의 예사롭지 않은 손길은 내가 30분 동안 타이어 때우는 과정을 지켜보게 했다. 평소 같으면 차를 맡겨두고 다른 일을 보고 왔을 터인데, 너트(암나사) 푸는 소리, 각종 연장이 부딪히는 소리, 공기압축기(에어콤프레셔) 소리를 들으며 지켜보니 어느새 눈과 귀가 즐거워지는 기분마저 들었다. 사장님의 노련하고 정성스러운 손길은 구경하는 내내 즐거움을 더했고 30분이 금방 지나갔다.

우리 사회에서 소중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는 것을 새삼 느꼈던 30분이었다. 직업에 귀천이 따로 없고, 일상에 꼭 필요한 사람들이 우리 주변 곳곳에 자리하고 있어 우리 사회가 이처럼 유기적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천천히 곱씹어 보았다.

타이어가 펑크 났는데 곧바로 수리할 사람이 없어 당장 차를 움직이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그것만큼 불편한 일도 없을 것이다.

수리를 마치고 네 바퀴 모두 공기압을 확인한 뒤, 감사하다는 인사를 건내며 계산을 마치고 수리점을 나왔다. 타이어 공기압이 잘 채워져 차도 잘 나가고 운전하는 기분도 꽤 상쾌했다. 운전 중 도로 한복판에서 펑크가 나 차가 주저앉을 수도 있었다고 생각하니, 수리점 사장님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다.

하루하루 바쁜 일상의 연속이지만 잠시 여유를 갖고 우리 주변을 천천히 살펴보면, 크고 화려한 것 못지않게 작은 것들도 아름답고 가치 있는 것들이 무수히 많다.

나는 연암 박지원(조선후기 실학자이자 문장가)의 글을 매우 좋아하는데, 문득 그가 쓴 짧은 글귀 하나가 생각났다.

말똥구리는 자기가 굴리는 말똥을 사랑하지 용이 가진 여의주를 부러워하지 않는다네, 용 또한 여의주가 있다고 말똥구리를 비웃지 않는다네.” 이 문장이 온종일 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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