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거양득/ 하나로 둘을 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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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거양득/ 하나로 둘을 잡다
  • 정문섭 박사
  • 승인 2011.09.08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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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 한 일 擧 들 거 兩 두 양 得 얻을 득
정문섭이 풀어 쓴 중국의 고사성어 16

이연수((李延壽)가 지은《北史長孫晟傳(북사장손성전)》에 나오는 고사에서 유래되었다.
常有二雕飛而爭食, 晟一發而雙鳥貫焉(상유이조비이쟁식, 성일발이쌍조관언) : 두 마리 수리새가 날아다니며 먹을 것을 놓고 다투는지라 장손성이 화살 한 발을 쏴 두 마리 새를 관통시켰다.

중국 남북조(南北朝, 420-581)시절 북조(北朝)에 장손성(長孫晟)이라는 유명한 무장이 있었다. 어릴 적부터 매우 총명하고 영민하였으며 군사에 관한 지식도 많았다. 특히 말을 타고 활 쏘는 기술이 누구보다도 뛰어났다.
어느 해에 나라에서 장손성을 사신으로 정해 돌궐(突厥, 중국 고대 북방지역에 있던 나라)을 방문토록 하였다. 장손성이 말을 잘 타고 활을 잘 쏘았으므로 돌궐왕 섭도(攝圖)가 특별히 그를 극진히 접대하여 사냥을 나갈 때면 함께 나가곤 하였다. 장손성이 활을 쏠 때면 시위소리가 엄청나게 컸고 말을 타고 달릴 때도 날아가듯 하였으므로 사람들은 입을 다물 줄 모르고 ‘벽력궁’, ‘번개마’ 라고 부르며 칭찬해 마지않았다.
하루는 장손성이 또 왕과 함께 사냥을 하게 되었다. 왕이 하늘을 날고 있는 수리새를 보게 되었는데, 마침 두 마리가 공중에서 고기를 서로 가지려고 다투고 있는 중이었다. 이때 왕이 그냥 손에 잡히는 대로 화살 두 개를 장손성에게 빼어 건네주면서 두 마리를 다 맞춰 떨어뜨려 보라는 표시를 나타냈다. 화살을 받은 장손성이 재빨리 말을 옆으로 타고 앞으로 나가 활을 힘껏 당겼다. 화살이 바람을 가르는 소리를 나더니 공중에 있던 수리새 두 마리가 한꺼번에 화살에 맞아서 떨어지는 것이었다.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과연 신궁이라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다.
이 고사는 장손성이 한 개의 화살로 두 마리의 수리새를 쏘았다는 것이다. 현재에 이르러서는 어느 한 좋은 조치가 실행되어 두 가지의 좋은 결과를 거두었을 때를 비유하여 쓰게 되었다. 경찰이 좀도둑을 심문하다 보니 다른 강도와 어떤 살인사건과 연루된 것을 알게 되어 수사성과를 올리는 경우나, 산에 나무를 심으니 목재를 생산하고 수원과 토양을 보호할 수 있는 경우에 쓸 수 있다.

유사한 성어로 한 가지 일로 두 가지 효과를 보는 경우에 흔히 쓰는일거양득(一擧兩得)의 유래를 보자.
진(秦)나라 혜문왕(惠文王)에게 중신 사마착(司馬錯)이 이렇게 말했다.
“부국강병하려면 왕께서는 먼저 국토를 넓히고 백성을 부하게 해야 하며 패자(覇者)가 되려면 덕을 쌓아야 합니다. 이리되면 패업은 자연히 이루어집니다. 지금 진나라는 국토도 협소하고 백성들은 빈곤하옵니다. 이 두 가지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하려면 먼저 막강한 진나라의 군사로 촉(蜀)땅의 오랑캐를 정벌하는 길밖에 달리 좋은 방법이 없는 줄로 아옵니다. 그러면 국토는 넓어지고 백성들의 재물은 쌓일 것이옵니다. 이야말로 ‘일거양득’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왕이 듣고 촉 땅을 쳐 국토를 크게 늘렸다.

다소 부정적인 의미로 둘이 싸우면 제 3자가 득을 본다는 의미로 어부지리(漁父之利)가 있다. 또 돌 하나로 새 두 마리를 잡는다는 일석이조(一石二鳥)는 ‘Kill two birds with one stone’의 번역어이다. 또한 순 우리말로 마당 쓸고 동전 줍고, 도랑 치고 가재 잡고, 님도 보고 뽕도 따고,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재미있는 표현들이 많다.

글 : 정문섭 박사
     적성 고원 출신
     육군사관학교 31기
     중국농업대 박사
     전) 농식품부 고위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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