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골소리/ ‘공정’이 공직자의 ‘도덕률’인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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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골소리/ ‘공정’이 공직자의 ‘도덕률’인 나라
  • 편집인
  • 승인 2021.03.10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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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310) 아침 신문 1면 사진이 모두 같습니다.

가림막 너머의 어머니”(경향신문) “요양병원 면회 재개, 5개월 만에 만난 모녀”(중앙일보) “‘엄마요양병원 면회 재개에 달려온 딸”(한겨레) 이런 제목으로 지난 9일 오전 광주 동구 강남요양병원에서 90대 입원 환자와 딸이 투명 가림막을 사이에 두고 손을 마주 대고 있는 사진을 1면에 실었습니다. 방역 당국이 임종을 앞둔 환자나 중증환자 등의 보호자는 24시간 이내 받은 코로나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경우, 1인실 또는 별도의 공간에서 접촉 면회도 허용해서 펼쳐진 애틋한 모습입니다.

새도시 땅 후한 보상투기판 키웠다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광명시흥 새도시 지역 투기 의혹 관련 기사도 넘칩니다. 여기서 많은 사람은 한국사회의 공정성에 대한 의구심을 또 갖게 됩니다. 많은 시민이 한눈팔지 않고 열심히 일한 사람은 폭등한 부동산값에 돈 벌 기회를 놓치고, 누군가는 치밀하게 반칙을 한 덕분에 거액을 손에 쥐는 것에 공포를 느꼈다고 말합니다. 정권마다 공정을 강조하지만 정작 가장 공정해야 할 공직사회가 공정하지 않다는 사실에 분노하는 것입니다. 지금 시끄러운 투기 의혹과 흡사한 유형의 투기와 비리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 비일비재한 현상(現狀) 입니다. 여기에 요양병원 이사장 가족의 코로나 백신 새치기, 재난지원금 지급 역차별, 사회적 거리두기 형평성 등 요즘 상황과 연관된 공정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어느 시대, 어느 국가를 막론하고 공정사회를 지향하지 않은 예는 없습니다. 위정자가 백성(인민국민)을 위한다는 말은 결국 함께 잘 사는 공정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이명박 대통령도 함께 가는 국민, 더 큰 대한민국이라는 제목의 815 경축사에서 공정한 사회를 집권 후반기 의제로 제시했었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공정은 더 말할 나위 없습니다. 그러나 무엇이, 어떤 것이, 어떻게 하는 것이 공정 인가에 대한 정의(定義)부터가 제각각입니다.

사전에는 공정(公正)공평하고 올바른 것입니다. ‘공평(公平)’어느 한쪽에 치우침이 없이 바르다입니다. 이종필 건국대 교수는 이 사전적 정의에 충실하면 공평하다는 평등하다 또는 기계적으로 균등하다는 뜻에 가까운 말이고 공정하다에 포함된 올바르다는 정의로움을 내포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공정성이란 기계적 평등뿐만 아니라 사회적 지위나 영향력에 따른 차등 대우도 포함하는 더 넓은 개념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편의상 공평성은 절대적 공정성, 공평하지 않은 공정성은 상대적 공정성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고 말합니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말씀도 공허합니다. 출발선이 다른 사람들에게 평등한 기회가 주어질지라도 그 결승선도 출발선 상황과 다르지 않은 현실이니 이 결과를 정의롭다고 할 수 있을까요? 가진 자들의 더 가지려는 새치기, 날치기, 들치기, 메치기가 난무하는 현실에서 공정함이란 무엇입니까?

아무리 법과 원칙이 지켜지고 출발과 과정이 공평하다 해도 결과가 공평하지 못하면 공정사회라고 할 수 없습니다. 법과 원칙을 지키고 기회를 공평하게 하는 것은 공정사회로 가는 수단이지 그 자체가 공정사회를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많은 시민이 우리 사회가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자신을 불공정사회의 피해자로 생각하는 이유는 과거나 현재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인식과 현실 상황이 증명합니다. 경제발전과정에서의 불법과 비리를 다 용납하지 못했는데 민주화이후 계속되는 독점과 특혜가 곳곳에 자리 잡았습니다. 가진 자들의 더 챙기기 위한 편법, 비리 등 부당한 관행을 싹 쓸어 없애는 정치를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불공정에 둔감한 사회와 정치에 많은 시민이 실망과 좌절을 넘어 분노합니다. 말단부터 고위직까지 사익을 위한 불법과 비리, 독점과 특혜 찾기에 혈안입니다.

공정한 사회의 공정은 일차적으로는 국민에게 요구할 행동규범이 아니라 권력층과 지도층이 우선적으로 지켜야 할 도덕률입니다. “공정사회는 권력층(가진 자)이 자기 얼굴을 거울에 비춰보며 내가 행사하고 있는 권력은 공정한가하는 반성형 자문을 통해 역동성을 얻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권력층의 자기채찍질과 솔선수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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