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국장] 지중화공사와 학생들 안전… ‘뭣이 중헌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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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국장] 지중화공사와 학생들 안전… ‘뭣이 중헌디?’
  • 최육상 기자
  • 승인 2021.03.17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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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화공사 및 보도 정비공사 때문에 학생의 안전이 보장되지 못하고 특히 아침 등교 시간에 통학로를 점유한 공사 차량과 자재들로 인하여 아이들이 위험을 감수하고 학교로 오는 심각한 상황입니다. 좋은 의도로 이루지는 공사가 우리 아이들의 안전한 등교권도 지켜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어제(9), 누군가가 내게 사진 몇 장과 함께 문자를 보내왔다. 내용 그대로, 읍내 장류로에서는 전선 없는 길을 만드는 지중화공사가 한창이다. 인도는 파헤쳐져 겨우내 천으로 덮였다. 눈이 오면 질퍽거렸고, 비가 오면 군데군데 빗물이 고였다. 봄이 왔음에도 아직 그대로다. 최근에는 장류로 양 옆의 가로수 은행나무가 뿌리째 뽑혀 나갔다. 며칠 전부터는 도로 가장 자리가 파이기 시작했다. 지중화공사가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순창에서 산 지 이제 2달가량 됐다. 지저분한 전깃줄 등을 없애고 경관을 깨끗하게 만드는 지중화공사의 의미는 이해한다. 중앙로를 걸으면서는 거리가 참 깨끗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알고 보니 지중화공사를 마무리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중화공사를 지켜볼수록 정말 이상하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3월이 되자 학생들이 등교를 시작했다. 장류로 중간쯤에는 중앙초등학교가 있다. 오전 830분 전후 장류로에는 걸어서 등교하는 많은 학생들과, 학생들을 바래다주는 차량들과, 출근하는 차량들이 쉴 새 없이 오간다. ‘열린순창사무실은 읍행정복지센터 맞은편 장류로 끝자락에 있다. 출근길마다 공사하는 모습을 보지 않으려 해도 자연스레 눈에 들어온다.

며칠 전이다. 오전 830분 무렵, 공사 관계자 한 분이 열린순창사무실로 들어오셨다. 출근하는 열린순창기자를 뒤따라서였다. 그 분은 다짜고짜 말했다. “죄송합니다. 공사를 위해 도로변에 잠시 차를 세웠던 것뿐이지, 교통 안내하시는 분께 화를 내려던 건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직원에게 자총지종을 들어보니, 학생들 등교 안내를 하던 분이 계셨는데, 학생들 안전을 위해 도로변에 차를 주차하지 말라고 말씀을 드렸더니, 그 공사 관계자 분이 심한 욕을 하면서 거칠게 대했다는 것이다. 우연히 그 상황을 목격한 기자가 신분을 밝히고 확인하자, 공사 관계자 분이 신문사까지 쫓아 들어왔던 것이다.

공사 현장 앞, 등교하려는 자녀와 함께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한 주민은 등교하는 길이 공사 때문에 불편하지 않느냐고 묻자, “아무래도 공사 때문에 위험하고 안 좋다학생들이 등하교할 때 안전에 더욱 신경을 써 달라고 말했다.

내게 문자를 보내신 분은 지역과 학교가 서로 협력하여 교육이 이루어져야한다는 점에서 이번 일이 갈등으로 비춰지지 않을까하는 걱정도 됩니다라고 문자를 끝맺었다. ‘공사안전갈등문제가 아니다. 생명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생명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오래 전 영화 <곡성>의 대사를 옮겨본다. “뭣이 중헌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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