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한복판 한겨울에도
김이 모락모락 사랑이 넘실대는
우물가 장닭 울기 전 물 길어와
장독대 위에 떠놓고 두 손 모은 엄마
온갖 푸성귀 너울너울
춤추며 놀다가고
분홍빛 심장 달군
새색시 시집살이
함지박에 이고와
토닥토닥 방망이로
설움설움 토해내
동굴동굴 비누방울에 실어 보내고
태운 냄비 오물들
목욕도 하고
무더운 여름날
물 한 사발 마음까지 씻어주네
수백 년 살다간 옛 조상님들
응어리진 맘 말 없이 안아주며
중얼중얼 마르지 않은
눈물샘 토하고 토해내
구비구비 흘러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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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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