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영화 '당신의 사월', 치유의 시작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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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영화 '당신의 사월', 치유의 시작이길
  • 구준회 독자
  • 승인 2021.04.07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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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준회(45ㆍ풍산 두지마을)

 

각자가 가진 세월호에 대한 기억을 말하는 과정에서, 사람이 지닌 고통의 모습이 다양하게 발현되는 것을 느꼈다. 자신이 가진 고유한 고통을 타인과 나눌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작업은 뜻 깊은 과정이었다.”-영화 <당신의 사월> 주현숙 감독

영화는 관객에게 당신의 사월은 어떤 것이지 질문을 던진다. 그날 이후, 나의 사월은 미안함이다. 침몰하는 배 안에서 "가만히 있으라"는 지시를 따르며 구조를 기다렸던 '착한'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 배가 침몰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당연히 구조가 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나의 어리석음에 대한 자책감. 참사 이후에는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유가족 분들을 보며 내 일처럼 함께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죄책감.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하고 스스로 책임을 방기하고, 거짓과 위선으로 국민을 기만했던 박근혜와 정부에 대한 분노. 사고의 명확한 원인도 구조에 실패했던 이유도 밝혀지지 않았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반드시 밝히겠다. 끝까지 잊지 않겠다"는 다짐들이 점점 희미해져 가는 것에 대한 반성. 이러한 감정들은 내게 트라우마(외부에서 크게 받은 심리적 충격상처)’가 되었다. 하지만, 이런 감정들로 힘든 것이 나 뿐만은 아닐 것 같다.

다큐멘터리 영화 <당신의 사월>세월호 참사 7주기를 즈음해 개봉했다고 한다. 아직 영화를 보지는 못했으나, 영화를 소개하는 기사를 읽어보며 순창에서도 나와 같은 감정들로 인한 트라우마로 고통 받는 이웃들과 함께 이 영화를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나와 비슷한 트라우마를 갖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세월호 이전에는 단순히 교사의 말을 잘 듣는 학생이 예쁜 학생이었다면 세월호 이후에는 참사 당시 가만히 있으라라는 말로 인해 수많은 학생들이 희생당한 사건을 목도하면서 교육이 나아가야 할 지점은 학생들을 가만히 있게만 하는 것이 아닌 라고 물음을 던질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중요함을 깨달았다

영화의 주인공 중 1명인 조수진 선생님이 위와 같이 얘기했다 하는데, ‘과연 교육 현장의 현실은 어떠한가라는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만에 하나 세월호와 같은 상황이 오늘 발생한다면, 우리 청소년들은 어떻게 행동할까. 우리 사회의 교육은 7년 동안 어떻게 얼마나 바뀌었을까? 미안하지만 크게 달라진 것은 없어 보인다. 지금도 우리 기성세대들과 제도권은 청소년들을 짜진 틀 안에서만 평가하려하고 있지 않은가.

다시 4월이 되었다. 오늘의 4월은 7년 전 4월과 같을 수 없다. 7년의 시간동안 나는 무엇을 했던가. 2014년에 함께 약속하고 다짐했던 그 마음들을 다시 꺼내어, 내년 4월에는 더 이상 미안해하지 말고, 죄책감에 고통 받지도 말았으면 좋겠다. 세월호가 특별한 이유는 많은 사람이 죽어서가 아니라, 직접 그 현장을 목격한 사람이 훨씬 더 많기 때문이라고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유경근 집행위원장이 얘기했다. 그만큼 우리 사회는 집단 트라우마에 고통 받고 있는지도 모른다. 혼자의 힘은 미약하겠지만, 참사의 직접 피해자인 희생자들의 가족과 더 연대하고, 뜻을 같이 하는 이들과 좀 더 의지하며 서로 힘을 보탠다면 참사로 인한 우리의 고통도 어느 정도는 해소되지 않을까. <당신의 사월>을 함께 보는 것이 치유의 시작이길 바란다.

 

*세월호 기억 영화 <당신의 사월> 상영회

-일시

416() 저녁 7

417() 오후 3

-장소 : 작은영화관(순창읍 소재)

-주최 : 순창교육희망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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