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시골 국수집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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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시골 국수집 풍경
  • 홍성주 문인
  • 승인 2021.04.14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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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주 순창문인협회장

얼마 전 우리협회 최고령이신 93세의 정봉애 시인님을 모시고 전주 행사에 다녀오는 길에 구림면에 맛있게 해주는 국수집이 있다고 하여 저녁식사를 하고자 들렸다.

코로나19 때문에 거리두기를 하여 건너편 테이블에는 세 사람의 70대로 보이는 촌로들이 술을 마시고 계셨다.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밖에 없었다. 그중 한분이 요즈음 젊은이들에 대하여 나름대로 평을 하면서 정부의 교육정책과 근대화 과정까지를 설명하고 계셨기 때문이다.

우선 손주가 대학에 다니는데 공부를 잘하여 국립대에 들어갔고 공부를 시켜서 잘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잘하더라는 것이다. 더구나 이곳 산간벽촌에서 태어나 이 고장 학교를 나왔으면서도 좋은 대학을 가는 것을 보고 요즈음 개천에서 용 나온다는 말이 옛말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본인의 성품과 노력여하에 따라 사회진출방향이 달라지는 것 같다면서 그래도 우리나라가 지금 10대 경제대국이 되기까지에는 박정희 대통령의 근대화정책과 국민들의 적극적인 교육열에 의한 국민수준의 향상이 크게 기여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정부정책이나 사회에 대한 본인의 의견을 개진하고 있었다.

옆에서 듣고 있던 동료는 그래도 교육에 있어서는 교육의 질이 문제가 되지 않겠느냐고 한마디 한다.

그분들의 과거나 현재의 활동이 궁금하였으나 계속 들을 수밖에 없었다.

중간에 다른 지인들이 들어와 합석도 하고 이석도 하는 과장을 보니 이 마을 사람들인 것 같고 과거 어떠한 생활들을 하였는지 몰라도 나름대로 한 세상을 살아오면서 국가관 내지 사회관이 형성되어 자기 나름대로의 의견을 개진하는 것을 보고 농촌지역도 우리들의 생각이 한 차원 높아졌음을 느끼면서 이러한 것들은 TV방송 등의 영향이 크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지난해 삼삼오오 문화 활동을 하면서 이 지역 회문산 주변의 구비문학 채록을 위하여 인근마을의 촌로들과 대화를 할 때도 어느 80대 할머니가 지난 과거 이야기를 개진하면서 나름대로의 의견을 피력하고 또한 그 당시의 정부 시책 등을 평가하는 것을 접하면서 이제 농촌지역도 도시 못지않게 주민들의 사고와 행동이 많이 민주화 내지 근대화 되었다고 느껴졌다. 또한 사람마다 나름대로의 의견들이 있기에 이를 때로는 경청하고 서로 소통하는 장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되었다. 이 모든 것들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기에 일제강점기에는 독립운동의 형태로, 625전란 기에는 좌우익의 투쟁과 빨치산 활동 등으로 이어졌고 지금에 와서는 나름대로 농촌의 개혁과 지방자치에 의한 지역 발전 등이 주민들과 행정기관의 노력에 의해 발전하면서 사회나 국가는 더 나은 방향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아닐까 느껴졌다.

시골 국수집에서 촌로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앞으로 우리사회는 텔레비전이나 휴대전화에 의하여 지식의 보급과 정보전달이 가속화되면서 사회의 급변 내지 미래를 예측하기 힘든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을까 생각되었다. 과거나 현재 미래 역시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이 새삼 느껴지는 시골 국수집의 한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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