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숙 요양보호센터장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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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숙 요양보호센터장님 감사합니다”
  • 최육상 기자
  • 승인 2021.04.14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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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두 사람을 건너 요양보호사 센터장님이 너무 잘 해 주신다는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를 받고 지난달 26일 오전, 구림우체국 부근의 한 가구를 찾아갔다.

양동진(79전 구림초 교장)소정순(74) 부부가 환한 미소로 반겼다. 칭찬 주인공인 조현숙 민들레센터센터장은 양동진 씨의 거동을 돕고 있었다.

소정순 씨는 자리에 채 앉기도 전에 칭찬부터 쏟아냈다.

다른 요양보호사님들도 고생하시고 모두 훌륭하시지만, 센터장님은 바쁜데도 뭐라고 할 수가 없어, 정말 고마워서. 2019년에 남편이 처음 요양을 받으면서 인연을 맺었는데, 읍내 한의원에 다른 요양보호사님이 계신데도 굳이 동행해서 남편을 모시고 갔어요. 그때 남편이 갑작스레 대변보는 것까지 다 뒤치다꺼리 해주시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사소한 것 하나하나 신경을 정말 많이 써 주세요.”

햇살이 따사롭게 비치는 거실 창가 쪽에는 침대가 놓였다. 침대 옆면 바닥 쪽과 몇몇 운동기구에는 이름 모를 끈들이 매어져 있다. 헝겊으로 된 끈들은 혼자서는 거동이 거의 불가능한 양 교장이 바닥에서 기거나, 어떻게든 가벼운 움직임이라도 하게끔 붙잡는 용도로 조 센터장이 메었단다.

소 씨는 센터장님은 환자 입장에서 꼭 필요한 게 뭔지 잘 알아서 자잘한 것들까지 직접 사오고, 고마운 일을 모르게 한다저도 어깨 수술하고 움직임이 여의치 않아서, 요양보호사 선생님과 센터장님이 안 계시는 주말이면 혼자서 남편 돌보는 게 정말 큰 일이라고 말했다.

조 센터장은 눈앞에서 속사포로 이어지는 칭찬 세례에 어쩔 줄을 몰라 했다.

교장 선생님이 장애2등급인데, 앉았다 일어났다 누웠다를 혼자 못 하세요. 힘든 건 제가 아니라, 집안에서 사모님이 제일 힘드세요. 요양보호사가 3시간 정도 머물다 가면, 스물한 시간을 계속 보살펴줘야 해요. 가족이 편하려면 교장 선생님을 요양원에 모셔야 하는데, 사모님이 수술하고 그럴 때마다 한 달씩 요양원 세 군데에 모시기도 했지만, 교장 선생님이 원하질 않으세요. 장기요양제도가 좋은 점도 많지만, 집에서 요양하면 비용 절감보다는 가족이 너무 힘이 들죠.”

소 씨는 남편을 요양원에 보내도 마음이 편치 못하니까 죽으나 사나 내가 돌봐야 한다고 웃었다.

양 교장은 수십 년 전 뇌(종양) 수술을 했다. 수술 후유증이 나중에 발생하면서 거동이 힘들어졌다. 양 교장은 어눌한 말투나마 센터장님이 정말 훌륭하시다고 힘주어 말했다.

민들레센터는 조 센터장 자택에서 운영하며 임대료 등을 절약해 요양보호사에게 조금이나마 혜택이 돌아가도록 노력하고 있다. 인원이 많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란다. 조 센터장은 다른 요양보호사들처럼 그저 할 일을 할 뿐이라며 말을 이었다.

병원에서 10년 정도 근무하다 보니까 아무래도 환자들 상태를 조금 더 파악할 수 있고, 그냥 식구들처럼 대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센터에 25명 정도 계시는데, 앞으로는 집처럼 아홉 명씩 함께 생활하는 공동생활가정쪽으로 방향을 바꿔가려고 해요. 센터장,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 조리사 등이 필요하죠.”

소 씨는 센터장 남편은 다른 센터에서 또, 이동 목욕을 하며 이 양반(교장) 업고 다녀, 부부한테 우리가 무지하게 빚을 지고 있다고 뜻밖의 말을 불쑥 꺼냈다.

조 센터장은 사실, 우리 센터에서 필요할 것 같아서 남편한테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라고 했는데, 어쩌다 보니 다른 센터에서 먼저 이동 목욕 일을 하게 됐다생전 부모님 손도 한 번 안 잡았던 무뚝뚝한 남편이 육십 넘어서 적성에 맞았는지 목욕시키느라 어르신들 업고 보듬고 손잡고 다니면서 성격이 많이 밝아졌다고 웃었다.

인사를 하고 집을 나오는 길. 구림이 고향이라는 양동진소정순 부부 집 마당 잔디밭에서 봄기운이 따스하게 올라왔다. 요양 대상 부부와 요양보호사 부부가 함께 부대끼는 이야기에도 봄날의 따뜻함이 묻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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