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7주기, 제일고 류상윤...대학 복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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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7주기, 제일고 류상윤...대학 복학생
  • 최육상 기자
  • 승인 2021.04.14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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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세대’ 아픔과 위로, 공감

 

함께 슬퍼하고 공감하고 토론할 수 있는 자리

그는 공부에 전념하던 순창제일고 3학년 학생이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을 때 그 학생은 공부를 접어두고 친구들과 노란 리본을 달고 군민과 함께 추모문화제를 열었다. 또래 친구들의 허무한 죽음에 가슴이 너무 아팠던 탓일까. 친구 네 명이서 자전거와 버스로 사고 현장인 팽목항을 다녀왔다.

당시 18살 고등학생은 어느덧 군대를 다녀와 25살 대학 복학생이 되었다. 세월호 참사 7주기를 앞둔 지난 12일 저녁, 서울에서 공부하고 있는 류상윤 학생과 전화로 대화를 나눴다.

류상윤 학생은 7년 전 고3 학생으로 촛불 문화제 사회를 봤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는지 물었다.

그 때는 세월호에 대해서 저나 친구들이 느끼고 있는 감정들이 비슷했어요. 다 같이 모여서 이야기하고 함께 슬퍼하고 공감하고 토론할 수 있는 자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학생들끼리 모여서 촛불 문화제를 진행하다 보니까 주변에서 진행이나 사회, 기획 같은 것을 아무래도 학생이 맡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어요.”

 

2 여학생의 외침 국가정부가 해 줘야

류상윤 학생은 지금 생각해보면 학교 공부 외에 그런 활동을 하는 게 그 때가 처음이었다며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꼬마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 여학생으로 기억하는데, ‘비가 오면 자기가 학교 갈 때 부모님이 우산이나 우비를 챙겨주시는데, 이러한 일(세월호 참사)이 일어났을 때 그러한 부분들을 국가나 정부에서 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이런 이야기를 했었어요. 그 이야기를 듣고 저도 그렇고, 그 자리에 있었던 분들도 엄청 많이 울었어요.”

류상윤 학생은 대학에서 문화인류학을 전공하고 있다. 대학 진학 후 세월호는 어떤 의미로 기억되고 있을까.

저한테 세월호는 사회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의 근본적인 것들을 고민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어요. 지금도 무언가를 하는데 있어서, 그 때 가졌던 마음들이 많은 동기로 작용을 하고 있어요.(문화인류학을 공부하는 친구들의 특별한 공감대인가?) ‘세월호 세대라는 말이 있듯이, 공부하는 내용이 아니라 같은 시기에 세월호 문제를 겪었던 모두가 비슷한 감정으로 다가오는 것 같아요. 아픔과 위로, 공감 그런 감정.”

 

세월호, 열심히 살아야 하는 동기부여

세월호 세대로서 세월호는 여전히 큰 아픔으로 남아 있는 걸까. 류상윤 학생은 저한테는 삶을 열심히 살아가야 하는 동기부여로 많이 작동되는 것 같다대학에 와서도 세월호를 기억하는 연세인들의 모임활동이 있는데, 전공학과를 불문하고 세월호를 기억하는 사람들끼리 계속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군대에 갔던 2년 빼고 함께 연대하며 참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류상윤 학생의 아버지는 할머니와 함께 적성면에서 살고 있다. 초중고를 순창에서 다니고 대학 공부를 위해 아버지와 할머니 곁을 떠난 지 7년 째. 세월호의 기억만큼 순창을 떠난 시간이 늘어간다. 꿈을 키우기 위해, 먹고 살기 위해 떠난 고향 순창. 대학 3학년 2학기에 재학 중인 류상윤 학생은 지금은 공기업 입사 준비를 하고 있다며 현재 상황을 담담하게 말했다.

다양한 활동과 이력을 갖추며 취업 준비를 하는 게 아직은 좀 막막해요. ‘이렇게 하는 게 잘하고 있는 건가?’, ‘이렇게 하면 되는 건가?’ 싶은 생각들이 있는데, 아직은 취업을 바로 해야 하는 그런 시기는 아니라서 그것보다는 , 이렇게 하면 되겠지하는 생각으로 계속 노력하고 있어요.”

 

무엇을 기억하고자, 되새기면서 지내자

세월호 7주기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소회를 묻자, 류상윤 학생은 휴대전화 너머 숨소리도 들리지 않을 만큼 긴 침묵 끝에 어렵게 입을 뗐다.

저는 저만의 다짐으로 생각을 하자면, (한참 침묵) 뭔가 시간이 지난 만큼 많은 것들이 흐려지기도 하고 희미해지는데그 때 내가 무엇을 기억하고자 했는지 계속 되새기면서 지내자라는 다짐을 하고 있어요.”

류상윤 학생은 전화 통화에서 한 번도 희망을 이야기하지 않았다. 세월호의 노란 리본은 희생당한 학생들의 아픔과 살아남은 유가족들의 치유를 먼저 떠올리게 한다. 류상윤 학생의 되새기면서 지내자라는 다짐에는 희생자 앞에, 유가족 앞에, 사회 앞에 부끄럽지 않게 살아가자는 희망이 담겨 있으리라 추측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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