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일기] 아카시나무를 식량자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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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향일기] 아카시나무를 식량자원으로
  • 최철 독자
  • 승인 2021.05.12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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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철(75ㆍ적성 농소마을)

 

요즘 아카시아꽃이 만발하여 향기가 바람에 날리고 꿀벌들이 많이 바쁘다.

아카시아꿀은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꿀의 절반이상을 차지한다고 한다. 향도 좋고 맛이 좋아 어떤 꽃의 꿀보다도 모든 사람들이 선호한다.

1950년대 초등학교 다닐 때 장기간의 한국전쟁으로 황폐화된 산을 복구한다고 헐벗은 산에 나무나 풀을 심는 사방사업이 거국적으로 진행되었다. 물론 군사정부에서도 새마을사업과 함께 사방사업이 정부 역점사업으로 진행되고, 1967년도에는 농림부의 상림국이 산림청으로 독립되어 발족되었다.

사방사업이 활발히 진행될 그 무렵 초등학교에서는 과제물로 쥐를 잡아 쥐꼬리를 잘라오게 하거나, 아카시나무씨를 받아서 제출해야했던 기억이 선명하다. 쥐꼬리 제출은 곡식을 축내는 쥐를 잡게 하자는 것으로 우리의 식량사정이 심각한 상태라는 것을 의미한다.

산림청에서는 치산녹화 10개년 계획을 마련하고 10대 조림수종을 선정하여 치산녹화에 박차를 가했다. 아카시나무는 10대 조림수종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혀 대대적으로 식재된다. 아카시나무는 콩과식물이여서 척박한 땅에서도 잘 활착하고 속성으로 자라 녹화사업을 조기 달성하는 중요한 나무였다. 물론 겨울에 농산촌에서는 난방용 연료로 쓰여 연료림조성사업에도 아카시나무는 한 몫을 했다. 그 후 산림청의 치산녹화사업은 성공적으로 진행되어 10년이 못되어 목표를 조기 달성한다. 아카시나무는 헐벗은 산야 어디서든 잘 자라고 뿌리번식도 잘되어 숲속 음지가 아니라면 왕성한 번식을 하여 도시주변, 도로변, 농경지주변 어디에서도 번성하였다. 그러나 산림이 울창해지고 헐벗은 산야가 없는 지금 아카시아는 양봉인외에는 모든 사람들에게 홀대받고 있다. 오직 사나운 가시가 많고 농경지나 주거지역으로 침범해오는 몹쓸 나무로 치부된다. 필자도 양봉을 하기 전에는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이제는 맛있는 꿀을 주는 밀원수로 크게 대접받아야 할 시기가 아닐까? 도로변 가로수로 이팝나무, 백일홍, 소나무 등이 많이 식재된다. 물론 하얗게 또는 빨갛게 피는 꽃이 아름다워 선정된 것이겠지만, 아카시나무도 흰꽃이 늘어져 피고 다른 나무에서는 별로인 꽃향기를 발산해주고 더구나 맛있는 꿀을 주는 나무임에야.

이제는 밥과 고기만 먹는 시대도 아니다. 아카시아꿀이 누구의 것이 되던 이렇게 매혹적이고 맛있는 꿀을 듬뿍 주는 나무를 우리는 사랑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30년 된 큰 아카시나무 한 그루는 맛있는 꿀 한 말을 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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