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정한모
어머니는
눈물로
진주를 만드신다.
그 동그란 곽택의 씨를
아들의 가슴에
심어 주신다.
씨앗은 아들의 가슴 속에서
벅찬 자랑
젖어드는 그리움
때로는 저린 아픔으로 자라나
드디어 눈이 부신
진주가 된다
태양이 된다.
검은 손이여
암흑이 광명을 몰아내듯이
눈부신 태양을
빛을 잃은 진주로
진주를 다시 쓰린 눈물로
눈물을 아예 맹물로 만들려는
검은 손이여 사라져라
어머니는
오늘도
어둠 속에서
조용히 눈물로
진주를 만드신다.
“어머니는 눈물로 진주를 만드신다.” “동그란 광택의 씨를 아들의 가슴에 심어주신다.” “씨앗은 아들들의 가슴 속에서 벅찬 자랑 젖어드는 그리움 때로는 저린 아픔으로 자라나 드디어 눈이 부신 진주가 된다 태양이 된다.”
이처럼 어머니에 대한 아름다운 사유가 또 어디에 있겠는가? 눈물로 상징되는 어머니의 깊은 사랑과 정성이 우리 가슴에 그렇게 보람으로 자라고 있었는데 우리는 그것도 모르고 자랐다. 이 신비스러운 힘에 대한 감동과 고마움도 잊고 살았다. 늘 길 모퉁이에서 기다리며 서 계시는 어머니, 늘 아랫목에 밥 한 그릇 묻어 놓고 기다리시던 어머니, 장난 삼아 어머니를 업고 걷다보니 너무 가벼워 세 걸음도 못 가 울어버리는 내 어머니, 그 어머니를 불러보면 하늘이 내려와 가장 멀리 안고 올라가리라. 이제 그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한 번 쯤 불러 보자. 오 내 아들딸들 거기 있었느냐? 하시며 달려오시며 안아주실 것이다. 아 5월에는 우리 모두 그렇게 어머니를 만나보자.
정한모(鄭漢模. 1923~1991) 충남 부여 출생.
ㆍ1950년대 〈백맥(白脈)〉 〈시탑(詩塔)〉 등 동인으로 활동
ㆍ인간의 순수함과 사랑을 주제로 하는 서저으이 세계를 추구하는 시를 썼음
ㆍ시집 〈카오스의 사족(蛇足)〉 〈아가의 방〉 등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