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아버지라는 이름은, 유행가 가사에나 나오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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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아버지라는 이름은, 유행가 가사에나 나오는가 ~
  • 설균태 향우
  • 승인 2021.06.02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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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균태 대한노인회 고문

그 흔한 유행가 가사에도 아버지라는 단어는 가뭄에 콩 나듯이 듬성듬성 등장한다. 이사 갈 때 함께 가야할 가족 중에는 집에서 기르는 개보다 뒷 순위로 밀리는 것이 애들 아빠(남편)라는 유행어(?)를 듣고 입맛이 씁쓰름했다. 그래도 송해 선생이 유지나 가수와 함께 부른 아버지와 딸의 애절한 노래를 듣고 있노라면 비록 두 번째로 배운 이름, 가끔씩은 잊었다가 찾는 이름아버지라 아쉽기는 하지만 가슴이 뭉클하며 울컥 눈물이 난다. 빈부귀천(貧富貴賤) 관계없이 모든 부모는 한결같이 자녀들을 소중하게 가르치고 길러서 사회에서 쓸모 있는 사람이 되도록 모든 정성을 쏟아붓는다. 그래서 부모님의 은혜는 하늘과 같아 가없어라. 어려서부터 욕보지덕(欲報之德) 호천망극(昊天罔極)’을 귀가 따갑게 들어 왔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 공에 보답하려고 노력하고 있을까?모름지기 보은할 시간이 그리 길지 않다는 것을 깊이 깨달아야 할 것이다. 수욕정이 풍불지(樹欲靜而 風不止)요 자욕양이 친북대(子欲養而 親不待)니라. 나무가 고요히 있고자 하나 바람이 그치지 않고 자녀가 부모를 모시고 공양하고 싶어 하나 부모가 별세하여 모실 기회를 주지 않는다는 고사성어만 봐도 알 수가 있다. 부모님 살아계실 생전에 잘 모셔야 하는데 한결같이 떠나신 뒤에 아쉬워하며 불효자라고 통곡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나는 어려서 학교보다 먼저 서당에서 한문 공부하며 인성교육을 접했다. 서당에서의 처음 배운 책이 사자소학(四字小學)과 추구(推句)였는데, 사자소학에 부생아신(父生我身)하고 모국아신(母鞠我身) 하니라에서 처음으로 아버지를 글로 대했다. ‘아버지가 날 낳으시고 어머니가 날 기르시다.’ 어려서 아버지로부터 씨를 받았다는 깊은 뜻을 몰라 아버지가 나를 낳았다는데 의구심이 생겼지만, 이 글을 통해서 아버지가 집안의 어른(家長)이란 것은 분명하게 알게 되었다. 또한 효경(孝經)에서 신체발부 수지부모(身體髮膚 受之父母)니 불감훼상(不敢毁傷) 효지시야(孝之始也)니라라는 공자님 말씀을 읽고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몸이니 특별히 몸가짐을 조심해서 병들지 않고 상처를 입지 않는 것이 자식 된 기본도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사적으로 생각해보면 아버지와의 인연은 그리 길지 않다. 겨우 10살 때 아버지를 여의었기 때문이다. 풍산면 두메산골에서 아버지 힘으로 근근이 살아왔는데 어머니와 두 동생, 네 식구가 살아갈 일이 막막하기 짝이 없었다. 아버지가 안 계신 빈자리를 어머니가 메 꿔, 집안을 꾸려가는 것을 보고 역시 여자는 약해도 어머니는 강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결코, 이 세상에 어머니의 위상이나 역할이 적지 않지만, 지금이라도 아버지가 바로 서야 나라가 제 자리를 찾아간다고 생각한다. 가부장적인 고리타분한 사고라고 나무랄지 모르겠다. 옛날부터 버릇없는 아이를 보면 애비 없는 호로 자식이라는 말도 있었다. 그만큼 아버지의 가정교육이 중요하다는 뜻이 아니겠는가?

지금의 인성교육을 이대로 방치하면 범죄 집단의 선진국으로 탈바꿈될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가정교육과 학교교육이 붕괴된 상태다. 부모나 선생님들이나 한결같이 인성교육은 아랑곳하지 않고 수능시험을 잘 쳐서 좋은 성적을 받아 소위 일류 대학 가고 좋은 직업이나 직장에 들어가서 돈 많이 벌고 출세하는 것을 지상목표로 삼아 교육시키고 있다.

인성교육을 이대로 내버려 두면 안 되고 문화민족으로서 인격을 갖춘 제대로 지덕(知德)을 갖춘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올바른 인성교육을 위해서는 가정과 학교가 서로 손을 마주 잡고 입시교육에만 몰두하지 말고 인격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데 혼신의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아무리 바쁜 세상이라 하더라도 부모는 특히 아버지는 자녀들과 더 많은 대화시간을 갖도록 하고 적어도 식사시간이라도 함께하며 밥상머리 교육부터 실행해야 할 것이다.

학교의 선생은 제자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매개체가 아니라 지식과 인격을 동시에 전수하는 전인교육을 실시해야 할 것이다. 그러한 학교교육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는 현재 선택과목인 윤리, 도덕 과목을 필수로 하고 삼강오륜(三綱五倫)을 습득할 수 있는 한문 교육을 부활해 적어도 고등학교에서 명심보감(明心寶鑑)은 훈독했으면 한다. 이런 고전을 읽고 실천하면 이것이 곧 인성교육의 지름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은 오래전부터 윤리 과목으로 수신(修身)을 필수 과목으로 하여 고전과 한문 교육을 겸해서 실시 해오고 있고 남에게 폐를 끼치지 말라는 메이와쿠(迷惑)의 실천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아무리 가깝고도 먼 나라지만 좋은 점은 본받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도 획기적으로 인성교육을 강화하여 아버지에 대한 존엄성을 재인식하도록 하여 아버지의 위상을 바로 잡을 날이 하루속히 오기를 간절히 고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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