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택배노동자들의 과로사를 멈추게 하자!
상태바
[논단]택배노동자들의 과로사를 멈추게 하자!
  • 오은미 정당인
  • 승인 2021.06.16 16: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은미 전 전북도의원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하루에도 몇 건씩 물건을 사고팔며 이를 택배라는 수단을 통해 주고 받고 하고 있다. 이제 택배는 우리 삶에 없어서는 안 될 공기요, 우리 삶을 연결하는 동맥이 되었다.


그러나 공기요 동맥은 그 누군가의 죽음과 희생을 담보로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고, 이는 밤샘 분류 작업과 빠른 배송을 담당하고 있는 택배노동자들의 희생이 있음을 놓쳐서는 안 된다.


작년 26명의 택배노동자가, 올해만 해도 많은 노동자가 극한 노동에 과로사로 생을 달리했다. 며칠 전만 해도 택배노동자가 뇌출혈로 쓰러져 사경을 헤매고 있는데 쓰러진 노동자는 주 93시간 일을 했고 가족의 증언에 따르면 밥을 입에 넣고 씹다가 잠이 들었을 정도로 피곤에 절어 살며 피로를 호소했다고 한다. 이들 모두 누군가의 가장이요, 아들이며 우리의 가족이다.


택배노동자의 업무 부담을 가중시키는 주된 원인은 분류작업과 심야배송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물량폭증이 있음에도 현장의 분류작업은 여전히 택배노동자의 몫이고, 심야 제한 없는 고된 노동 끝에 택배노동자들이 연이어 쓰러지는 참사를 빚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계속된 택배노동자들의 죽음과 희생에 지난 1월 21일 정부와 국회, 택배 사업자, 종사자, 소비자, 화주 등이 참여한 사회적 합의기구에서 1차 사회적 합의를 체결하였다. 1차 합의문의 주요 내용은 택배 분류작업 정의 명확화, 택배종사자의 작업범위 규정 및 분류전담인력 투입, 택배종사자의 적정 작업조건, 택배비ㆍ택배요금 거래구조 개선 추진, 설 명절 성수기 특별대책 마련, 표준계약서 등이다. 


그러나 재벌택배사는 1차 사회적 합의에서 분류작업은 택배노동자의 업무가 아님을 명시한 판결을 지키겠다고 했지만 지금도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장시간 분류작업을 수행하고 있는 노동자들은 여전히 과로사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


보다 근본적인 택배노동자 과로사 문제는 헌법에 보장된 노동기본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해고 등의 탄압을 견디며 어렵게 노동조합을 결성했지만, 택배사들은 택배노동자들을 교섭 상대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분류작업 등 공짜노동을 강요당하고 수수료 삭감을 요구받는데도 택배노동자들이 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것은 단결권과 교섭권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노동 조건이 달라지지 않고 있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결국 물류산업의 성장은 택배노동자들의 죽음을 자양분으로, 재벌택배사들만 막대한 이윤을 챙기며 하루가 다르게 성장해 온 것이다.


이에 1차 사회적 합의에 대한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상태에서 2차 사회적 합의가 진행되고 있는 15일과 16일에 전국의 택배노동자 5천여 명이 여의도 공원에서 1박 노숙 농성을 하며 “더 이상 현장에서 죽을 수 없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을 이번엔 끝내겠다”, “사회적 합의 완전 승리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19로 늘어날 수밖에 없는 물류, 빠른 배송에 고객 만족으로만 바라보고 있기보다 더 이상 택배노동자들의 희생을 두고 볼 수만은 없다. 국민들이 그들의 죽음을 멈추게 해야 한다. 


지난해 국민의힘 의원들의 반대로 법안 통과가 무산된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 개정 법률안 이 국회에서 통과되어야 택배노동자 과로사 문제의 급한 불을 끌 수 있다고 한다. 이를 위해 정치권을 압박하고, 정부가 강한 의지를 가질 수 있도록 국민적 관심이 필요하다. 이는 지금도 이득만 취하며 노동자들의 희생을 수수방관하고 있는 재벌택배사들이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게 하는 첩경일 것이다.


택배가 늦게 도착할 수 있고 불편하더라도 택배노동자들에게 고맙다는 따뜻한 말 한마디와, 응원한다며 건네는 물 한 잔은 용기와 힘이 되어 자부심과 자긍심이 되지 않을까? 국민적 연대와 응원은 결국 우리에게 건강한 공기와 동맥으로 돌아올 것이다. 


택배노동자들의 죽지 않고 일할 권리를 무한 응원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금과초등학교 100주년 기념식 4월 21일 개최
  • 우영자-피터 오-풍산초 학생들 이색 미술 수업
  • “조합장 해임 징계 의결” 촉구, 순정축협 대의원 성명
  • 순창군청 여자 소프트테니스팀 ‘리코’, 회장기 단식 우승
  • [열린순창 보도 후]'6시 내고향', '아침마당' 출연
  • 재경순창군향우회 총무단 정기총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