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헌법 10조와 삶을 위한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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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헌법 10조와 삶을 위한 교육
  • 구준회 독자
  • 승인 2021.06.23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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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준회 풍산초등학교 학부모회장

대한민국 국민 중 헌법 10조의 내용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바로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이다. 행복, 나는 지금 행복한가? 우리 사회는 지금 행복한가? 헌법 10조에는 또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가 있다. 나에게 이런 권리가 있었고, 국가에게 이를 의무가 있었다니, 새삼 뭔가 억울하다는 기분이 든다.


행복지수가 세계1위라고 하는 덴마크. 덴마크 사회 행복의 근원은 무엇인가? 2014년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로 덴마크 사회 행복의 원천을 찾아 발견한 내용들을 책으로 펴냈던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가 최근에는 덴마크 국민들의 행복 이유를 교육의 관점에 접근하여 《삶을 위한 수업》을 펴냈다. ‘삶을 위한 교육’을 실천하고 있는 교사 10명을 인터뷰하여 펴낸 책인 만큼 생동감이 느껴지는 책이었다.


지난 16일 저녁, 풍산초등학교에서는 ‘우리는 왜 배우는가? 우리는 왜 가르치는가?’를 주제로 학부모연수가 열렸다. 2시간에 가까운 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강연장의 열기는 뜨거웠다. 강의에서 오연호 대표는 가장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중2의 질문 : 내 안에 또 다른 내가 있을까?’ 당연하게도 내 안에는 수많은 또 다른 내가 존재하는 것이고, 학교는 그 것을 발견하도록 도와주는 곳이어야 한다고 강사는 얘기한다. 하지만 대한민국 사회는 상대평가로 이루어지는 ‘시험’이라는 기준을 만들어놓고, 그 기준에서 벗어나면 ‘실패자’ 낙인을 찍는다. 여기에서 ‘또 다른 나’는 인정받지 못하며, 다양성의 가치는 존중받지 못한다. 행복의 근원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 받는 것에 있고, 그것이 바로 공동체 존재의 이유라고 강사는 강조한다. 


또한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내가 속해있는 공동체가 행복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학교를 다녀온 자녀에게 “오늘 하루 잘 보냈니?”만 질문해서는 안 되고, “오늘 하루 다른 친구들도 잘 지냈니?”라고 물어야 한다고 오 대표는 얘기한다. 


이 이야기는 나에게 굉장히 중요한 이야기였다. 면단위 작은 학교에 아이를 보내고 있는 부모로서, 내 아이가 수백 명의 학생 중 한명으로서 어떤 고민을 갖고 있는지 선생님들이, 친구들이, 선후배들이 알아주지 않는다면, 내 아이는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 고민을 나누지 못하는 환경은 너무나도 괴로울 것 같다. 또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의 삶은 어떠한가? 딱 3년만 죽어서 살라고 한다.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삶이 끝나는가? 진짜 인생은 그때부터 시작인데, 시작도 하기 전에 지쳐 쓰러질 지경이다. 오연호 대표의 강의를 들었던 부산 여고생의 후기가 허탈한 웃음을 짓게 한다. “우리 학교 급식에 나오는 소고기는 1등급인데 우린 왜 3등급 이하가 많을까.”


교육의 목적은 크게 4가지 힘을 기르는데 있다고 강사는 얘기한다. 첫째, 스스로 선택하는 힘 기르기(자기주도성). 둘째, 있는 그대로 나를 사랑하는 힘. 셋째, 협력의 기쁨을 알아가는 힘. 넷째, ‘그래, 인생은 살만해! 인생은 내내 성장기다’라고 인정하는 힘.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의 교육은 우리 아이들이 그런 힘을 기를 수 있도록 기다려주지 못하는 듯하다. 초등학교 때부터 너무 많은 것을 가르치려고 하고(주입하려 하고), 시험을 통해서 우열을 가리려고 한다. 학생 수가 많으면 그럴 수밖에 없을 거라고 이해는 하지만 왠지 씁쓸하다. 다행인 것은 최근 정치권과 교육계에서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 이하로 줄여야 한다는 내용이 제기되고 있다고 하니 잘된 일이다.


다시 한 번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본다. 승자 10%만 살릴 것인가? 아니면 헌법 10조를 살릴 것인가? 행복한 대한민국 사회를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지는 자명해 보이는데,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씨앗을 뿌릴 것인가? 어떤 가치를 지향하며 살 것인가 스스로 되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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