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골미술관에서 7월말까지 전시
‘달아달아 밝은 달아~’ 여기까지 부르면 대한민국 성인의 90% 정도는 ‘이태백이 놀던 달아~’를 떠올릴 수 있을지 모른다. 장맛비가 내리치는 한 여름, ‘달빛 속으로’라는 주제의 독특한 전시회가 옥천골미술관에서 지난 1일부터 말일까지 열리고 있다.
순창 출신으로 순창고 5회 졸업생인 김형권 화백의 개인전이 열린다. 김 화백은 고향 순창에서 작품 개인전을 열면서 인사말을 남겼다.
“무엇을 그릴 것인가를 생각하기 전에 붓을 잡으면 나도 모르게 달빛 속으로 끌려들어가 달과 함께 살아온 세월이 벌써 강산이 4번이나 변할 정도의 긴 세월이 흘렀고, 주변 화우들로부터도 이제는 그 달빛에서 벗어나라는 충고도 들었지만 모든 작업의 마지막 결론은 달빛으로 귀결되어지는걸 보면 아마도 나는 보이지 않는 달의 인력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닌지?”
김 화백은 “지난 1986년 90점의 작품을 모아 ‘김형권 달빛전’이라는 첫 개인전을 연 후, 35년이 흐른 2020년 10월에 개최하는 2020 김형권 개인전 ‘월산송’은 42회라는 숫자가 무상하기만 하다”고 했다.
그는 현재까지 개인전 44회와 단체전 국내ㆍ외 350여회에 이르는 작품 활동을 왕성하게 하고 있다.
지난 6일 오후 미술관에서 만난 김정훈 옥천골미술관장은 “김형권 작가의 모든 작품은 ‘달빛(moonlight)’이라는 특이한 소재에 집중하고 있다”며 “달빛은 김 작가를 표현하는 단어이자 모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달빛 아래 산책을 하듯이 미술관 전시실에 들어서면 그의 작품은 그대로 달빛이 되어 슬그머니 다가와서 속삭인다. 장맛비에 지친 이들에게 ‘달빛 속으로’ 나와 보시라고 강력 추천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