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오후 동계중고등학교를 방문했다가, 1층 복도 액자에 쓰인 ‘구겨진 종이’라는 제목의 ‘시’가 눈에 들어왔다. ‘3학년 1반 김선정’ 학생이 쓴 시다.
“왜 아무도 펴보지 않고 지나쳐 버릴까”라는 시구가 가슴에 꽂혔다. ‘할 말은 많지만, 말 못 할 청소년의 고민’이 느껴졌다.
청소년 시기를 거친 어른들은 알고 있다.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며 성장하는 청소년들은 어른들과 진심으로 대화하기를 원한다는 걸.
구겨진 종이
동계중고 3-1 김선정
마음속의 구겨진 종이가 있다.
그 종이는 원래 펴져 있었지만
상처들이 짓밟고 찢어 버려서
스스로 구겨져 버렸다.
누군가가 펼 수 있는데
아무도 펴보지 않는다.
내 마음 속에 구겨진 종이가 많은데
구겨진 종이가 너무 많아서 터지려 하는데
왜 아무도 펴보지 않고 지나쳐 버릴까
나도 지쳐버려서 펴 볼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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