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심지부동/ 사람의 마음이 왜 다 다르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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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심지부동/ 사람의 마음이 왜 다 다르냐면
  • 정문섭 박사
  • 승인 2011.09.28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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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 사람 인 心 마음 심 之 갈 지 不 아닐 부 同 한가지 동
정문섭이 풀어 쓴 중국의 고사성어 17

좌구명(左丘明)이 지은《춘추좌전(春秋左傳)》에 나오는 글귀에서 유래되었다. 자산왈, 인신지부동, 여기면언, 오기감위자면여오면호(子産曰, 人心之不同, 如其面焉, 吾豈敢謂子面如吾面乎) 자산이 말하였다. ‘사람들의 마음이 각각 다른 것은 얼굴이 각각 다른 것과 같은데, 제가 어찌 감히 귀하의 얼굴과 제 얼굴이 같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전국(戰國. BC475-BC221)시대 정(鄭)나라 국정을 총괄하던 자피(子皮)는 신임하던 윤하(尹河)에게 자신의 봉읍지 관리를 맡게 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주위에서 그가 아직 젊고 경험이 없는 자에게 중책을 맡기는 것이 적절치 않다며 반대하므로 자신을 보좌하고 있던 자산(子産)에게 이 문제를 물었다.

“미천하고 경험이 부족한 윤하에게 그런 큰 중책을 맡길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자피가 고개를 흔들면서 뜻을 굽히려 하지 않았다. 

“무슨 말인가? 윤하는 충직하고 성실하여 내가 가장 신임하는 사람일세. 이렇게 중한 일을 맡기더라도 아마 나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을 걸세.”

자산이 눈을 크게 뜨고 놀라워하며 간곡히 건의하였다.

“정말 이래서는 안 됩니다. 대인께서 기왕에 윤하를 그리 신임하시고 좋아하신다면, 그 사람을 위해서라도 다시 생각해보셔야 할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을 아끼려면 언제라도 그 사람에게 이익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봅니다. 지금 그에게 정치를 하게 하는 것은 칼을 쓸 줄도 모르는 자에게 요리를 해보라는 것과 같으며 전차에 올라 활을 쏴보지도 않은 자에게 사냥하러 가자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것으로 잘못하다간 바로 문제가 발생되고 말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그에 대한 대인의 총애와 신임이 오히려 그 자에게 해로움을 주는 것과 같으니 대인께서는 다시 한 번 고려하십시오.”

“젊은 자에게 좋은 단련을 할 기회를 주면 되지 않겠나! 비록 경험은 없으나 배우면 될 것이 아닌가? 배우는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깊은 이치를 깨닫게 될 것이고 나중에는 그 이치를 활용할 수 있지 않겠는가?”

“벼슬을 우선 맡기고서 그것을 기회로 관리와 운영을 배우게 한다는 말을 아직까지 들어 본 적이 없습니다. 국가대사도 이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국정을 완전히 익힌 후에 국정에 참여해야하는 것이지, 우선 국정에 참여시켜 놓고 국정을 익히게 하는 것은 반드시 중대한 손실을 일으킬 것입니다.”

자피가 그의 논리에 고개를 끄덕이며 고마운 표정을 지었다.

“듣고 보니 자네의 말이 옳은 것도 같네. 나의 안목이 너무 좁았어. 이제 보니 나랏일을 주관하는 데는 자네가 나보다 훨씬 낫네. 앞으로도 자주 들러 좋은 건의를 해줘야겠네.”

자산이 이처럼 상급자의 칭찬을 받았지만 오히려 더 겸손하게 말하였다.

“사람들의 마음은 각자의 얼굴처럼 모두가 다른 것인데 제가 어찌 대인이 나랏일을 주관하는 것처럼 대임을 감당이나 하겠습니까? 하지만 제 능력이 닿는 대로 노력을 다해 대인을 돕겠습니다.”

그 후 자피는 자산의 사람 됨됨이가 매우 성실하고 신중하며 또 앞을 내다보는 안목도 높은 것을 보고 그에게 나라의 국정을 주관토록 하였다. 자산은 그의 기대에 부응하여 정나라를 부강한 나라로 만드는데 일조하였다.

이 성어고사는 처음에는 사람들의 마음이 각각 다른 것은 얼굴이 각각 다른 것과 같다는 의미를 두었으나, 오늘날에 이르러 사람의 마음이 어떤 때는 선하고 어떤 때는 악해서 단정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뜻으로도 사용되었다. 또 자신의 생각이 상대방의 생각과 다를 때 우회적으로 말하는 화법으로도 쓰인다. 유사한 성어 인심난측(人心難測)은 인심이 사악한 것을 이외로 예측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글 : 정문섭 박사
     적성 고원 출신
     육군사관학교 31기
     중국농업대 박사
     전) 농식품부 고위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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