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고, 새로운 시도 ‘진로독서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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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고, 새로운 시도 ‘진로독서파티’
  • 장성일 기자
  • 승인 2021.07.21 15: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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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에 진로와 자긍심을 담다” 60여명 12모둠 편성, 독서 토론

 

“요새 독서와 진로를 결합하는 시도가 일고 있는데, 단지 지식을 쌓기 위한 독서는 지양하고 싶었습니다. 지난번 ‘시(詩) 처방전’과 같이 상대에 대한 공감의 연장선에서 너와 나의 꿈에 대해 편하게 이야기 나누고,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며 파티처럼 즐거운 기분으로 진로독서를 접하길 원했습니다.”


김민정 국어과 교사가 밝힌 진로독서파티 기획 의도다. 지난 12일과 13일 이틀 밤에 걸쳐 순창고등학교(교장 양봉철)에서 ‘진로독서파티’가 열렸다. 지난 5월, 스승의 날을 맞아 전교생이 모든 교직원에게 시를 담은 손편지를 통해 ‘시 바람’을 일으켰던 터라 더욱 궁금했다. 참여한 학생들의 반응이 좋았고, 진지한 감사 인사들이 이어져 심층 취재에 나섰다. 


시작은 인문사회진로중점 예산지원을 받아 사전에 희망 진로 분야와 원하는 도서 등을 접수하는 것이었다. 1ㆍ2학년 60여명이 넘는 학생들이 신청했다. 김민정 교사는 희망분야를 기준으로 의료계열, 국제기구, 교육, 군경, 심리사 등의 12모둠으로 편성해 학생 개인별로 원하는 진로 도서를 준비했다. 


첫날은 자기 정체성을 파악하고 자신을 드러내는 가치를 찾아보는 활동으로 열었다. 학생들이 돌아가며 이야기를 나누었고, 선배, 후배, 친구들의 이야기에 박수를 치며 긍정적인 자아 개념을 형성하였다. 대화를 나누는 것만이 아니라 다양한 임무와 보너스 점수를 부여하며 이루어지는 활동들이 실시간으로 대형 화면에 펼쳐졌다. 학생들이 쓴 댓글과 모둠 활동이 즉각적으로 보이고 쌍방향으로 소통하면서 분위기는 점차 활기를 띠었다. 


김민정 교사는 필독도서인 최태성의 《역사의 쓸모》를 안내하는 영상을 직접 만들어 상영했다. 모둠별 ‘역사적 인물’을 선정했고, 학생들은 낭독하며 ‘한 번의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토의 주제를 통해 자신과 책의 연결점을 찾기 위해 진지하게 접근하며 의견을 나눴다. 


손정현(2) 학생은 의미 있었던 시간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창조에 관한 부분을 읽었는데 저도 세종대왕처럼 창조적인 생각으로 혁신을 일으키고 싶어요. 이런 포부를 조원과 참여자들 앞에서 발표했을 때 희열을 느꼈으며 발표하기를 무서워하는 제가 인생의 목표를 말한 것이 뿌듯했고, 많은 이들 앞에서 말을 했으니 꼭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채은(2) 학생은 인문학적 소양도 쌓고 파티 같은 느낌이었다는 소회를 밝혔다. 
“역사적 인물의 모습에서 내 삶에 적용하거나 반면교사 할 점을 찾아보는 활동을 통해 역사의 존재 의의를 확실히 배우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선생님께서 이 책을 왜 선정하셨는지 여실히 와 닿았거든요. 아무리 좋은 책을 읽고 멋있는 생각을 해도 그것이 밖으로 나오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고 사소하게나마 나누고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듣는 것이 멋지게 느껴집니다.” 

둘째 날은 각자 신청한 도서를 읽고 자신의 진로에 영향을 주는 한 문장을 선정하고 모둠별로 그 이유에 대한 생각을 나누었다. 


오유경(2) 학생은 “책은 우리 삶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는 것과 책을 통해 우리가 소통할 때 책의 힘은 더욱 커진다는 것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주윤찬(2) 학생은 “제가 고른 책은 전자기학이란 학문을 비전공자의 관점에서 이해하기 위한 책이라 영감을 주는 문장을 찾기 어렵겠다고 생각했다”라면서 “하지만 그것은 편향된 생각이었고, 세상을 어떤 식으로 바라보는지를 생각하며 나 자신을 성찰하게 된 계기가 되었고 친구들의 이야기를 경청할 수 있어서 더욱 좋았다”라고 말했다. 


김유진 국어과 교사는 독서 기획에 대해서 진지하게 이야기했다. 
“독서가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으나, 입시에 치여 학생들이 교과 도서를 제외하고 자신을 위한 책을 읽을 시간과 여건이 마련되기 어렵습니다. 학생들이 스스로 책장을 펼칠 힘을 불어넣어 주기 위해 마련된 행사이며 학생들의 삶 속에서 시를 만나고 책을 만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경쟁 체제에서 벗어나 가치 있는 꿈을 그리며 혼자가 아니라 같이 가기를 꿈꾼다. 저마다 진로 고민과 생각을 나누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알고자 길을 찾아 떠난다. 그 길에 응원과 박수를 보내 주는 주위 사람들이 있다. 응원과 박수에 더욱 용기를 내는 순창고 학생들을 바라본다. 공감에서 경청으로 이어진 순창고의 교육 흐름이 다음엔 어디로 향할지 사뭇 기대된다.

장성일 기자 jsi4261@opench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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