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민주화 보상금 10억원 거부한 장기표ㆍ조무하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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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민주화 보상금 10억원 거부한 장기표ㆍ조무하 부부
  • 강성일 전 읍장
  • 승인 2021.08.04 1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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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강성일 금과 전원마을ㆍ전 순창읍장

장기표 선생은 거리의 혁명가로 불리기도 한다. 나는 그분이 민주화운동을 하셨고 각종 선거에 고집스레 출마하는 운동권 출신 정치인으로 알고 있었다. 7월 10일 한 일간지에 장기표 선생과 부인 조무하 여사의  인터뷰 기사가 실렸다. 본인들이 받을 수 있는 민주화 보상금 10억 원을 거부(拒否)한다는 것과 그분들의 삶에 대한 내용이었다. 세상의 만신(萬神) 중에 가장 힘이 센 게 돈신(神) 이라는 말도 있는데 이런 분들도 계시는구나 싶었다.


 경제적 여유가 있다 해도 10억 원을 포기하기는 어렵다. 헌데 이분들은 아주 어렵게 살고 계셨다. 25평 아파트에서 살며 월수입은 95만원 이라고 했다. 이 정도 수입은 극빈자 수준이다. 일흔이 넘은 여사님은 인터뷰에 나오는데 마땅한 옷이 없어 원피스 한 벌을 사 입었다며 빙그레 웃으셨다. 동자승 같은 순진함에 강철 같은 굳은 심지가 느껴졌다. 옆에 계신 장기표 선생은 마른 체구에 깐깐한 딸깍발이 선비가 연상 되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형편 에서도 나라에서 주는 보상금을 거부하며 자신들의 신념과 자존을 지켰다.

두 분은 우리 사회의 최고 엘리트다. 장기표 선생은 서울대 법대, 조무하 여사는 이화여대 국문과를 나오셨다. 지금이야 국민들 학력이 높아졌지만 이분들이 대학 다니던 1960년~70년대만 해도 이런 학력은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동경의 대상이었다. 좋은 직장도 출세도 할 수 있었을 턴데 민주화 운동에 투신하여 고단한 삶을 사신다. 기자가 물었다. 10억 원에 달하는 보상금을 받았으면 좀 더 여유 있게 살 수 있지 않겠느냐고… 조무하 여사는 말했다. 신청서를 써내라는데 구차하더라.

누구나 자기 영역에서 치열하게 고생하며 산다. 민주화운동이 무슨 훈장인가? 장기표 선생은 이렇게 말했다.  받아도 되는 돈을 안 받은 게 아니라 받으면 안 되는 돈이라 안 받은 거다. 농사짓는 사람,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다 국가 발전에 기여한다. 그런데 민주화운동 했다고 보상을 받는 건 파렴치한 일이라는 것이다. 부인 조무하 여사는 남편 장기표 선생을 이렇게 평했다. 세상이 다 취해도 홀로 깨어 있으려는 그 지나친 순수함이 그의 병이고 죄라고…
 “병이고 죄라는” 말이 가슴 아팠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이렇게 말씀 하실까 하고… 우리 사회 곳곳에서 국가와 공동체를 위해 소금과 등대 역할을 하신 분들, 자기 직분에 충실한 공직자들, 그리고 이웃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행동하는 의인들, 건전한 국민들이 있기에 나라가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을 거다. 이분들의 희생과 피와 땀, 눈물에 고마워 해야 한다!


 퇴직해서 연금을 받으니 이제사 나라의 고마움을 느낀다. 직장 다닐 때 받는 봉급은 내 일에 대한 보상이라 생각했지만 연금을 받고 생활하는 지금은 국가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열심히 일하지만 구조와 정책의 결함 때문에 힘들게 사시는 분들, 그리고 코로나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분들에게는 미안한 마음도 든다. 국민 4대 의무를 이행하면 최소한 도리는 하는 거겠지만 국방ㆍ근로ㆍ교육 의무는 이미 끝났고 소득이 별로라 세금도 안 낸다. 입다 벗어놓은 옷처럼 후줄근해져 가는 때에 나를 다시 생각게 했다. 7월17일 제헌절엔 국기를 달고 헌법을 읽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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