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 무병장수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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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 무병장수의 비밀
  • 안종오 기자
  • 승인 2010.07.30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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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식단과 부모부양 시스템

 

 

2005년 7월 타임지는 장수마을의 하나로 한국의 ‘순창’을 선정하며 밥과 삶은 야채가 기본인 순창의 식단을 장수의 비결로 꼽았다.

복흥면 동서리에 사는 서순애(94)할머니는 풍산에 있는 딸의 집에 버스를 2번 갈아타고 다닐 만큼 정정하다.

서 할머니의 식단을 살펴보면 쌀밥, 된장국, 나물반찬으로 타임지가 선정한 장수식단 그대로다. 하루 세끼 식사에 육류는 거의 하지 않고 소식을 하며 커피나 보약도 안 먹는다고 했다.

아들인 조광운(60)씨는 “워낙 약주를 좋아하셔서 걱정이지만 감기 이외에는 병원에도 가지 않으시는 건강 체질이다”고 말하면서 웃으셨다. 또 “젊으실 때 바구니장사를 하셔서 김제시 만경까지 걸어 가셨다. 그래서 그런지 아직도 관절이 좋으시다”고 자랑을 했다. 서 할머니도 “집에 가만히 앉아 있으면 좀이 쑤시고 갑갑하다”고 말했다.

이날도 정자에 나오셔서 쑥을 다듬는 등 일손을 놓지 않고 있었다. 일을 갖고 끊임없이 몸을 쓰고 정신적으로도 안정되는 게 건강한 노년의 첩경이라는 상식이 확인된 셈이다.

한남대 이미숙(식품영양학과)교수팀의 연구 조사에서는 전북 순창과 전남 보성ㆍ담양ㆍ경남 거창ㆍ경북 예천 등 10대 장수지역에 사는 90세 이상 노인 63명(남자 8ㆍ 여자 55명)의 가정을 직접 방문해 현장 관찰, 본인 및 가족 인터뷰 등을 통해 그 결과를 발표했다.

장수 노인들의 식단 구성은 밥+국(찌개)+반찬이 61.2%를 차지해 밥+국 또는 밥+반찬보다 월등히 많았다. 이 중 국(찌개)은 채소, 두부를 넣은 된장ㆍ고추장찌개가 반찬으로는 나물류가 다른 음식보다 자주 밥상에 올랐다.

항산화 물질이 함유된 채소류를 많이 섭취함으로써 노화 방지에 효과가 있으며 특히 채소를 삶거나 데친 나물류는 독성 물질을 배출시키는 한편 섬유소가 부드러워져 소화를 돕는 역할도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90세 이상 장수하는 노인들 밥상에는 채소와 두부를 넣은 된장찌개, 나물 반찬이 가장 많이 오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하루 세 끼를 거르지 않고 일정량을 때맞춰 챙겨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노인들 가운데 절반은 된장ㆍ쌈장ㆍ고추장 등 장류를 항상 먹는 것으로 조사돼 발효식품이 장수식품임을 증명했다. 이 교수는 “장수 노인들이 고혈압ㆍ동맥경화ㆍ간염 등이 거의 없는 의학적 특성을 보이는 것도 채소, 콩류 등을 자주 먹는 것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장수요인의 다른 한 가지 요인으로 밝혀진 것은 부모부양 시스템이다. 장수연구에 정통한 레오나드 푼(미국 노인의학연구소장) 박사는 지난해 순창지역 100세 노인들을 면담한 뒤 “이들 노인이 원만한 나들이를 하고 건강상태도 좋은 비결은 이들을 모시고 사는 아들, 며느리와 따뜻한 가족애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알고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서순애 할머니도 3대가 한집에 살고 있다.

서양이나 도시의 핵가족과 달리 자녀가 부모를 모시는 부모부양 시스템과 한국 특유의 효문화가 장수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서울대 노화 고령사회연구소에 조사(2002년)에 따르면 순창군은 전국 234개 자치단체 중 인구 10만 명당 백세인(100세 이상) 비율이 29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지역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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