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단 세력을 풀어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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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단 세력을 풀어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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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8.11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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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개운치 않습니다. “벼 자라는 소리에 개가 짖는다”는 음력 7월, 여름이 지나고 가을에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입추(立秋)를 보내며 다소 서늘한 날씨와 개운한 환경을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9일, 법무부의 ‘이재용 삼성 부회장 가석방 결정’ 보도를 보며 삼복더위 때보다 더 후더분하고 찝찔해졌습니다.


삼성 이재용은 박근혜ㆍ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법정 구속돼 징역을 살고 있습니다. 여기다 향정신성의약품(마약)인 ‘프로포폴’ 투약 혐의와 ‘자본시장법’과 ‘외부감사법’ 위반 부정거래ㆍ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재판 중입니다. 정부는 이재용이 형기의 60%를 채웠다며 실형을 선고받은 지 207일 만에 풀어줍니다. 보통사람은 생각할 수도 없는 ‘특(별)대(우)’입니다.
이재용 가석방 이유로 ‘글로벌 경제’를 갖다 붙이는데 상관없는 이야기입니다. 삼성이 어디 ‘구멍가게’입니까. 유수한 전문가가 즐비하고 세계 곳곳에서의 경험과 실력이 축적된 기업입니다. ‘이재용 없으면 안 돼’라기 보다 “이재용이어서, 삼성이어서 가석방한 것”입니다. 


비루한 언론의 책임도 큽니다. 삼성이 이재용 가석방을 위해 전력투구하고, 다수 언론이 “경제 권력에 제동을 거는, 사회적 저지선 역할”을 포기하고 ‘삼성과 보수ㆍ재계’측 나팔수를 자임하며 ‘이재용 가석방 70% 찬성’ 여론을 만든 것입니다. 촛불혁명 5년, 참으로 찝찔한 일들이 곳곳에서 꺾인 고개를 쳐듭니다. 아예 자르지 못한 결과입니다. 국정을 바로 세운 ‘촛불민심’을 정치가 또다시 ‘난도질’ 합니다.

우리 백성의 촛불집회는 부당한 권력을 심판하고 퇴치하는 역사적 성과를 거두며 세계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2002년 6월, 미군 장갑차에 깔려 사망한 ‘효순이ㆍ미선이’ 추모 촛불집회. 불평등한 한미 주둔군 지위협정(SOFA) 내용이 알려지면서 시민들의 성난 촛불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사과와 소파(SOFA) 개정을 이루는 데 큰 힘이 됐습니다.

2004년 3월, 노무현 대통령 탄핵 반대 촛불집회. 당시 한나라당과 새천년민주당의 노무현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에 분노한 시민들의 촛불집회는 5월 14일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소추안을 기각할 때까지 전국에서 열렸습니다.


2008년 5월,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 이명박 정부의 ‘광우병이 발생하더라도 소고기 수입을 금지할 수 없다’는 협상 내용이 알려지고, 10대 ‘촛불소녀’들이 시작한 집회가 전국으로 퍼져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일부 막았습니다.

2016년 9월,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촛불집회.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이 알려지고, ‘진실 규명과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열렸습니다. 12월 9일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되고,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 판결로 박근혜 대통령직을 파면했습니다.

촛불집회는 농단 세력과 싸움입니다. 농단(壟斷)은 ‘깎아 세운 듯이 높이 솟은 언덕’(국어사전)입니다. 중국 고서인 맹자(孟子)에 적힌 유래는 “시장의 높은 곳에 올라가 사방을 둘러보고 자기 물건을 팔기에 적당한 곳으로 가서 시리(市利)를 독점한다는 뜻으로, 어떤 일이나 대상을 제 이익을 위해 간교한 수단으로 좌지우지하는 것을 이름”입니다.

이재용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의 종범입니다. “찜질방에서 아파트값이나 용한 점쟁이, 보톡스 시술 잘하는 병원장 이야기”나 할 수준의 국정농단에 부역(赴役)한 재벌 후손입니다.

농단은 나라에만 있지 않습니다. 지방과 지역에서도 보입니다. 국정ㆍ도정ㆍ군정이 사적인 인연과 영역으로 인해 농단 되지 않도록 눈 부릅 뜨고 감시해야 합니다. 최순실이 박근혜 대통령을 뒤에서 기업으로부터 수백억원을 갈취하고, 국가기관과 공기업 인사에 관여했듯이 우리 주변도 살펴봐야 합니다. 촛불로 이룬 민주적 가치가 훼손되지 않도록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지역 신문사에서 일하며 ‘비루한 언론’이 되지 않겠다고 다짐 또 다짐합니다. 지역에서 회자하는 소문에 귀 기울입니다. 사실(팩트) 알려 주시면 피하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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