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색과 눈동자 색이 조금 달랐을 뿐이다. 외국인들이 ‘순창하루여행’을 체험하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지난 12일 오후, 어린 자녀를 동반한 몇몇 가족과 외국인들이 유등 초연당에서 고추장비빔밥 만들기 삼매경에 빠졌다.
이하연(11)ㆍ이선재(8) 자녀 둘을 데리고 광주에서 온 부부는 “순창을 둘러보고 비빔밥도 직접 만들어 멋진 한옥에서 이렇게 먹으니까 색다른 기분이 난다”고 말했다.
딸 정희원(11) 학생과 함께 온 엄마는 “오늘 함께 비빔밥을 만들어봤는데, 평상시에도 집에서 딸이 음식을 잘 만든다”고 웃었다.
‘순창하루여행’에 참여한 이들은 어린 자녀를 동반한 가족 단위가 대부분이었다. 요리실습실 한쪽에서는 서툰 한국말과 능숙한 외국어로 수다를 떠는 네 명의 무리가 눈에 띄었다. 알린(벨기에), 니키(필리핀), 샤키아(스리랑카) 등 3명의 외국인과 통역을 하며 행사 안내를 하는 유웅태 씨가 주인공으로, 이들은 뭇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외국인들은 빨간 당근, 노란 호박, 보랏빛 양배추, 갈색 고사리, 노랑머리의 투명한 콩나물, 갈색과 흰색으로 뒤섞인 버섯 그리고 샛노란 노른자의 계란프라이에 이르기까지 비빔밥 재료들을 하나하나 챙기며 탄성을 질렀다.
오색빛깔 찬란한 비빔밥 재료를 치켜들고 기념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했다. 외국인들은 자신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비빔밥 사진을 올리며 실시간으로 소개했다. 자연스런 순창 홍보였다.
비빔밥 재료를 만든 참가자들은 초연당 한 가운데 자리한 누각인 ‘옥호정’ 2층으로 이동해 식사를 했다. 식사 자리에는 순창 전통주인 ‘비틀주’ 시음기회도 제공했다.
비틀주를 빚어낸 이종동 대표는 특별히 외국인들에게 순창 전통주를 한껏 자랑했다. 경기도 수원에서 광주로 이사 온 지 이제 5개월 됐다는 유웅태 씨는 유창한 영어로 비빔밥과 막걸리 등을 설명했다.
“비틀주는 원래의 술맛을 살렸다고 할 수 있죠. 술맛을 살릴 수 있는 정도의 물만 더했어요. 탁주가 아래 가라앉은 술이라면 청주는 위의 맑은 술이죠. 증류주는 원주를 탁주로 하느냐, 청주로 하느냐에 따라 맛과 도수가 달라지지요.”
외국인들은 청주와 막걸리를 차례로 시음하면서 또 한 번 탄성을 질렀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막걸리, 맛있어요”를 외쳤다.
이날 순창하루여행 참가자들은 프랑스인 ‘레아모로’의 안내에 따라 채계산 출렁다리를 둘러보고, 초연당에서 고추장비빔밥을 만들어 먹었다. 이어 일행은 발효소스토굴과 푸드사이언스관을 방문해 디지털아트, 가상현실(VR), 쓰리디(D) 푸드 프린터 체험 등 다양한 순창의 문화를 체험했다.
순창하루여행은 지난 4월 ‘벚꽃인문학여행’과 6월 ‘푸드투어’에 이어 3번째 열린 순창여행체험이다. 참가비는 1인 5000원으로 코로나19 거리두기 등으로 20명 선착순으로 모집해 진행했다. 향후 순창여행은 계속될 예정이다. 문의는 순창군 미생물산업사업소(650-5477)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