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성 가인김병로연구회 사무이사가 <열린순창>에 보낸 글 “‘용궐산’ 바위엔 고사성어 한자 파고”라는 글을 읽고 화를 참을 수 없었다.
이 사업을 담당하는 부서 계장이 주민 의견수렴을 해야 했지 않냐는 취지의 질문에 “그럴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고 답변한 것을 보고 순간 화가 치밀었다.
이 말이 주민을 얼마나 무시하는 말인지 아는 군민이라면 분노하는 것이 옳다. 어떤 사안을 옳고 그름으로만 판단하지 말자고 생각하는지만 단언컨대, 이 사안만큼은 분노하는 것이 옳다.
군은 일방행정으로 사업을 추진하며 용궐산 사태를 만들었고, 여기에 더해 또 주민 의견수렴 없이 코로나19 시국에 장류축제 개최까지 확정했다. 이 정도면 주민은 그냥 들러리다. 행정에서 책임자급에 속하는 간부공무원과 계장 등이 기본적으로 주민을 들러리로 여기기 때문에 이런 일방행정이 자행되는 것이다.
13일 의사진행 발언으로 군의원들이 용궐산 문제를 지적할 때 부군수는 군 의원의 질문에 “(용궐산 사업) 잘못한 것은 없지만 원상복구하겠다”고 했다.
이게 무슨 말장난인가? 잘못한 것이 없는데 원상복구? 낭비된 예산은 공무원 주머니에서 나왔나? 주민 의견수렴은 법적 절차가 아니니 그 정도는 그냥 무시해도 법적 문제만 없으면 된다는 것인가? 도대체 간부공무원부터 계장까지 얼마나 주민을 무시하면 이런 무시하는 발언을 서슴없이 내뱉는 것인가.
의회는 ‘군민 대의기관인가, 군 대의기관인가’
이렇게 주민들이 ‘무시’를 당하는데도 ‘군민의 대의기관’이라고 외쳐대는 군의회는 도대체 무엇을 했고, 무엇을 하고 있는가?
용궐산 의사진행 발언에서 대다수 군의원들은 “왜 사전에 의회에 보고하지 않았냐?”가 주된 지적이었다. 그리고 결론은 “앞으로 의회와 협의하라”였다. 이 말은 의회 회기 때마다 나오는 얘기다. 개선되지 않음에도 똑같은 말만 되풀이하고 넘어간다.
군의회가 진정으로 ‘군민의 대의기관’이라면 그들의 권한인 ‘조사권’ 발동 등으로 용궐산 사업이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이뤄졌는지 확인하려는 모습을 보였어야 한다. 하긴 군수의 실태조사 등을 지적하는 ‘공문’에 별다른 대응도 못하고 실태조사를 대폭 축소해버린 군의회에 조사권 발동을 바라는 것은 무리일지도 모르겠다. 이쯤되면 ‘군민 대의기관’인지 ‘군 대의기관’인지 헷갈릴 정도다.
전 부군수 부동산투기 문제도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손 놓고, 용궐산도 “몰랐다”며 문제가 생기자 보여주기식 방문과 의미 없는 의사진행 발언으로 넘어가고… 지방의회 무용론이 어느 때보다 높은 시기에 존재의의 마져 지워가는 군의회가 참 안타깝다.
의원들이 진정으로 군민을 대변한다면 군이 이 정도로 군민을 무시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제발 ‘일’ 좀 하시라 군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