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모두 풍년들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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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모두 풍년들면 좋겠어요.”
  • 최육상 기자
  • 승인 2021.09.15 15: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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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등 외이마을 황금 들녘 수확
수확의 기쁨은 고된 노동의 산물
왼쪽부터 유등 외이마을 황금 들녘에서 만난 김대선(48), 정오목(55), 배남식(53) 씨
왼쪽부터 유등 외이마을 황금 들녘에서 만난 김대선(48), 정오목(55), 배남식(53) 씨

 

가을 들녘이 황금빛 물결로 일렁였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드넓게 펼쳐진 논에는 수확을 앞둔 벼들이 누런 고개를 떨어뜨리고 있었다.

지난 12일 오후, 벼 수확 현장을 찾아 나섰다. 금과와 팔덕을 구석구석 누볐지만 벼를 수확하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농사짓는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벼 수확하는 농가가 있는지 물었다. 다행히, 유등의 한 농가가 추수를 한다고 전했다. 한 달음에 달려갔다. 유등 외이마을에 들어서 굽이굽이 마을길을 헤쳐 간 끝에, 멀리 논을 훑고 있는 콤바인을 발견했다.

조벼 수확은 괜찮은 편이에요, 추수를 끝내봐야 알겠지만, 풍년을 기원하고 있죠. 하하하.”

배남식 씨가 멋쩍은 웃음으로 기자 일행을 맞이했다. 배 씨의 목선을 타고 구슬땀이 쉼 없이 흘러내렸다. 풍요로운 수확의 기쁨은 수고로운 노동의 산물이다.

논의 주인 정오목 씨는 취재를 하러 왔다고 말하자, 쑥스러운 듯 말했다.

저 분(배남식)은 사돈이여, 사돈. 콤바인 모는 양반은 사돈 친구 분이고. 지금 바깥양반(임방래)은 몸이 안 좋아 집에서 쉬고 있어요.”

콤바인을 몰던 김대선 씨는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 무심히 한 마디 툭 던졌다.

매년 하는 일인데, 뭐 볼 게 있다고 취재를 왔어요.”

군내 올해 첫 벼 수확은 풍산에서 지난달 26일부터 시작했다. 풍산면에서는 운광벼해담벼를 주로 농사지었다.

배남식 씨는 뜨겁게 달궈진 얼굴로 다른 농가의 피해를 걱정했다.

올해 신동진 벼심은 사람들은 재미가 하나도 없어요. ‘도열병도 있지만, ‘깨씨무늬병이라고 알곡이 차기 전에 병이 오면 겉말라요. 알이 차지 않고 거의 싸라기라고 봐야죠. 저 앞에 보면 벼가 빨갛게 된 게 보이잖아요? 이삭이 막 올라올 때, 적기에 약을 쳤어야 했는데 좀 늦게 한 사람들은 병이 걸렸죠. 신동진이 제일 심하죠.”

배 씨는 이어 다른 종자들은 그나마 나은데, 비축미고 농협 우량미고 그동안 순창에서는 신동진 벼로 했다면서 이제는 순창도 종자를 좀 바꿀 때가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낫을 들고 볏단을 다듬던 정오목 씨는 한가위 소망을 전했다.

코로나로 힘들었던 만큼, 올해는 모두 풍년이 들면 좋겠어요.”

추수를 기다리며 펼쳐진 황금 들녘을 가로질렀다. 뜨거운 태양이 이글거리며 쫓아왔다. 고개 숙인 벼들이 풍성한 한가위를 기원하듯 바람결에 살랑살랑 인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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