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공익신고와 시민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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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공익신고와 시민의식
  • 김귀영 독자
  • 승인 2021.10.05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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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귀영(순창 민속) 전 초등교사

얼마 전 경찰서에서 교통법규 위반 통지서가 날아왔다. 깜짝 놀라 뜯어보니 공익신고에 의한 교통법규 위반 사실이 있어 통지하고 이번만은 경미하여 용서하니 주의하라는 내용이었다.

하도 궁금하여 해당 부서로 가서 확인하여보니 블랙박스에 찍힌 영상이 고스란히 나온다. 번호도 선명하게 나오는 내 차가 방향지시등도 켜지 않고 불쑥 앞 차를 앞질러 가고 있는 장면이다. 날짜와 시간도 분명하게, 장소도 확실하게 블랙박스에 담겨있는 것이다.

아뿔싸! 요 며칠 급한 일이 있어 무리한 질주를 한 기억에 머리가 쭈뼛하다. 상대방에게는 위협운전이요, 하마터면 사고로 이어질 뻔 했으니 머리를 숙이고 경찰서를 나오는데 등골이 오싹하다.

순창읍내 ‘절대 주정차금지구간’ 표지판이 무색한 도로 모습

 

교통법규 위반 공익신고제도!

바로 시민이 직접 교통법규 위반행위를 영상으로 찍어 신고하는 제도이다. 언제 어디서든 나도 모르는 사이, 누가 나를 보고 있는지, 끔찍하기도 하지만 폐쇄회로티브이(CCTV)와 블랙박스 천국이 된 지금의 현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 물론 범칙금이나 벌금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나 자신은 물론이거니와 도로 위 타인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그야말로 정해진 법규를 지켜가며 잘못된 운전습관을 다시 한 번 고치라는 깨우침!

또한 '불법주정차 주민신고제'라 하여 언론에도 널리 소개된 바, 이제는 주요 시설 주변에 무심코 하는 불법 주정차며 신호위반, 방향지시등 위반 등 법규 위반을 누구라도 신고할 수 있다니 다행인가, 씁쓸한가?

요새는 차량운행안내(내비게이션)가 있어 알려주는 대로 미리 조심을 하지만, 운전을 하다보면 아슬아슬하게 신호에 걸리는 경우도 있고, 신호등이 없는 교차로나 최근 많이 생긴 회전 로터리 등에서는 서로 양보 없이는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빨리빨리 문화가 일상이고, 가혹한 속도 경쟁사회에 사는 냉정한 현실 속에서 양보의 미덕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언젠가 캐나다에 한 달여 동안 머무른 적이 있었다.

세계에서 국토 면적이 두 번째로 큰 나라! 도심을 벗어나 시 외곽을 다니다보면 신호등이 없는 교차로들이 상당히 많다. 그러나 운전자들은 느긋이 순서대로 양보하며 기다려 교통사고율은 지극히 낮다는 것이다.

현지인의 설명에 따르면 그들의 퍼스트 컴, 퍼스트 서브드(First Come, First Served)”(선착순 봉사정신)이 사회 곳곳에 배어 있는데, 교차로 교통문화도 먼저 온 순서대로 차분하게 기다리다 운전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백범 김구, 내가 원하는 우리나라

일찍이 백범 김구 선생님께서는 우리국민의 높은 문화를 당부하셨다.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부력(富力)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强力)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

지금, 인류에게 부족한 것은 무력도 아니요, 경제력도 아니다. 자연 과학의 힘은 아무리 많아도 좋으나 인류 전체로 보면 현재의 자연 과학만 가지고도 편안히 살아가기에 넉넉하다. 인류가 현재에 불행한 근본 이유는 인의가 부족하고 자비가 부족하고 사랑이 부족한 때문이다. 이 마음만 발달이 되면 현재 물질의 힘으로 20억이 다 편안히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인류의 이 정신을 배양하는 것은 오직 문화이다.”

공익신고인가, 시민의식인가? 공익신고 또는 주민신고로 도로 위 교통을 지킬 것인가, 서로가 양보하고 스스로 법과 규칙을 지키는 미덕을 기대할 것인가? 한 번씩 생각해보고 도로 위 법과 원칙을 지켜야 할 것이다.

김귀영(순창 민속) 전 초등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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