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벌레 소리
산새 소리
바람 소리 벗 삼아
숱한 세월 산비탈 일구며 살아온 날들
연지곤지 찍고 님 따라 찾아든 산자락
한 해가 가고, 또 한 해가 가고
어느새 닳고 닳아버린 호미 자루 산 안개 피어도
손주들 생각에 밭고랑 사이 호미소리 콕콕콕
누비며 달음질한다.
저무는 석양 빛 주름 핀 얼굴
밭 가장자리 들꽃 같아서
그 들꽃 향기에 취한 손주들
진한 볼 살 내음으로 답하고
철마다 산골짜기엔 왁자지껄
웃음꽃 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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