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아트 작가, 피터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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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아트 작가, 피터 오
  • 최육상 기자
  • 승인 2021.10.05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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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음악, 글, 낚시… 대체 뭐 하는 사람?
순창군에서 세계 최초로 시도한 '피터 오' 작가의 벼 팝아트.
순창군에서 세계 최초로 시도한 '피터 오' 작가의 벼 팝아트.

 

낚는 거 별거 아니야. 사람 마음 낚는 게 먼저지. 그게 사람이야.”

낚시 바늘에 지렁이를 끼우는 모습을 찍어서 보여줬더니 바로 한 편의 시를 읊는다. , 이건 뭐. 적성 대산 출신으로 내월초와 순창중을 졸업한 현대미술 팝아트 작가 피터 오(42Piter OH)’와 함께 지난달 29일 섬진강에서 메기 낚시를 하면서 대화를 나눴다. 인생 최초 낚시 취재다.

피터 오는 그가 제일 좋아한다는 피터팬과 자신의 성씨 를 붙여 만든 작가명이다. 피터 오는 미술작가다. 그런데 이 사람, 음악도 잘한다. 내년에 지상파에서 방송될 드라마 삽입음악 작업 중이다. 글도 잘 쓴다. 스마일 위크(Smile Week)라는 책을 펴낸 베스트셀러 작가다. 태권도 3단으로 운동도 잘한다. 일본 루어낚시 프로들과 함께 섬진강에서 쏘가리를 잡는 경연을 할 정도로 낚시도 프로급이다. 대화를 마친 뒤 오붓하게 둘이 가진 술자리, 술도 잘 마신다.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이야.

 

순창 발효커피벼 팝아트 작업

피터 오 작가의 경력과 이력은 속된 말로 '어마무시' 하다. 살짝만 요약해 소개한다.

독일 아헨음악대학 바로크 플루트블록 플루트 크리스티안 제어교수 연주자과정 사사, 대하드라마 <토지>아침드라마 <그대는 별> 등 음악 작곡,  노무현대통령 서거 추모 연극 바보햄릿타이틀 디자인, 팝스타 마이클 볼튼내한 콘서트 타이틀 디자인카피 제작단독 공동작업 전시, 대한민국 15인 현대미술 대표작가 중 대표 1인 팝아티스트 선정, 대한민국 베스트 브랜드 대상 수상, 국내외 아트페어 대한민국 대표작가 초대전(중국 청도상해홍콩 등), 다수 대기업 제품 작업초청 초대전시(엘지(LG)전자대웅제약일동제약베엠베(BMW)엔에이치(NH)농협 등), 순창발효커피 리던단독 브랜드제품 디자인, 순창군 벼 팝아트 작품 등.

 

'피터 오' 작가의 팝아트 작품
'피터 오' 작가의 팝아트 작품

 

경력과 이력에서 알 수 있듯, 피터 오 작가는 20대와 30대를 눈코 뜰 새 없이 전국과 세계를 누비며 보냈다. 소속사가 있어 국내 최고 호텔에서 숙식하며 작품 활동을 하고 부와 명예를 함께 거머쥐었다. 피터 오 작가는 그 땐 몇 날 며칠씩 밤을 새우며 작업을 했다면서 어떤 때는 호텔에서 초콜릿과 우유만 먹으면서 며칠을 보낸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음악을 하러 독일 유학을 떠났다 돌아왔는데 정작 돈은 미술 작업으로 벌었다. 그는 이 부분에 대해 길게 해명 아닌 해명을 했다.

중고등학교 다닐 때 음악을 더 잘했던 거지, 미술을 못 한 게 아니었어요. 어쩌다 보니 팝아트 분야를 국내에서 개척한 셈이 되어서 한 동안 그 쪽에 집중했던 거지요. 그런데, 젊다고 무리를 하다 보니 건강을 잃어버렸어요. 공황장애도 생기고, 정말 의사가 죽는다고 할 지경이 되어서야 작업 활동을 중단했죠.”

 

죽음의 문턱까지, 순창에서 살아나

피터 오 작가가 선택한 건 고향 순창으로 돌아오는 것이었다. 4년 전 일이다. 순창에 와서 15일 정도가 지나자 거짓말처럼 이제야 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차츰 건강을 회복한 그는 순창발효커피 디자인과 세계 최초로 순창군에서 벼 팝아트를 선보이며 조금씩 예전의 활기를 되찾아갔다.

 

'피터 오' 작가의 팝아트 작품

피터 오 작가는 메기를 건져 올리고, 동자개(빠가사리)와 모래무지, 토종붕어를 연신 낚으며 담담하게 고백했다.

사실, 제가 하는 미술이나 음악, 글쓰기는 모두 자연이 준 선물이에요. 순창 강촌에서 나고 자라며 자연을 맘껏 누볐던 게, 알고 보니 제 창의력의 원천이었던 거죠. 20~30대 때에는 그걸 몰랐어요. 호기심 많던 어린아이가 자연 속에서 그 호기심을 충족시키느라 오감을 항상 곧추세우고 살았던 거죠. 물론 물심양면으로 저를 키워주신 부모님께 제일 감사드리죠.”

죽음의 문턱까지 다다랐던 악화된 건강을 치유하고, 음악이 떠오르면 휘파람을 불며 녹음하고, 작품이 떠오르면 서두르지 않고 그리고 만든다는 피터 오 작가. 그는 자연이 훼손되지 않은 순창이 고향이라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면서 “20~30대는 내가 세상에서 제일 잘났다고 안하무인 식으로 살았었는데, 건강을 챙기면서 많은 걸 느끼고 깨달았다며 잡아 올린 물고기 한 마리 한 마리를 정말이지 정성껏 다뤘다.

보세요? 온갖 토종 물고기가 순창 섬진강에서 살고 있어요. 자연과 함께 호흡하면서 산다는 건 정말이지 큰 축복이에요. 2번째 삶을 사는 거니까, 최선을 다해 자연 속에서 사람들과 열심히 살아봐야죠.”

전국 교보문고 각 지점에서는 오는 31일까지 피터 오 작가의 미디어 팝 아트 영상 전시전이 열리고 있다. 건강을 회복하고 있는 피터 오 작가의 힘찬 바깥나들이가 다시 시작됐다. 군민들의 응원과 격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다양한 분야를 넘나드는 적성 출신 '피터 오'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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