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에 울려 퍼진 ‘앙상블 하랑’ 클래식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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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에 울려 퍼진 ‘앙상블 하랑’ 클래식 공연
  • 최육상 기자
  • 승인 2021.10.19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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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 “처음 접한 클래식 공연에 감동”
‘앙상블 하랑’ 김민형(첼로), 이가연(비올라), 한소희(클라리넷), 이선형(플루트), 함의영(피아노).
‘앙상블 하랑’ 김민형(첼로), 이가연(비올라), 한소희(클라리넷), 이선형(플루트), 함의영(피아노).

하교 시간 즈음 순창북중학교(교장 김성범)를 방문하면 특이한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학교 도서관에 들어서면 여기가 도서관인지, 음악실인지 구분이 안 된다. 책이 가득 진열된 책장과 함께 책상 위에는 두툼한 한글사전이 펼쳐져 있고, 칠판 쪽 아래에는 각종 악기 가방이 늘어서 있다.

신상복 교사는 우리 학생들은 모두 1인당 악기 1점을 선택해서 방과 후에 배우고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 기자가 북중을 방문했을 때는 청소시간이라 학생들이 도서관을 계속 드나들었다.

신 교사는 학생 한 명 한 명 다정하게 이름을 부르며 무슨 악기 배우지?”라고 기자 앞에서 물어 보였다. 학생들은 한 치의 주저함도 없이 클라리넷이요”, “저는 플루트요”, “콘트라베이스를 배웁니다등등 자부심이 담긴 힘찬 목소리로 대답했다.

 

예술 강사 5명으로 구성된 앙상블 하랑

북중 방과 후 수업을 진행해 온 예술 강사들로 구성된 ‘앙상블 하랑’이 공연을 하고 있다.
북중 방과 후 수업을 진행해 온 예술 강사들로 구성된 ‘앙상블 하랑’이 공연을 하고 있다.

 

지난 13일 오후 북중에서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그동안 ‘11악기 익히기방과 후 수업을 진행해 온 예술 강사들이 앙상블 하랑’(대표 한소희)을 창단하고, 클래식 공연을 열어 코로나19로 지친 학생들을 위로했다. 제자들을 위한 선생님들의 위문공연이라고 할까.

앙상블 하랑은 북중에서 5년 이상 학생들을 지도해 온 한소희(클라리넷), 이선형(플루트), 이가연(비올라), 김민형(첼로), 함의영(피아노) 등 예술강사 5명으로 구성됐다.

공연은 아이들과 함께 꿈을 펼치자라는 주제로 연주 내용을 다양하게 구성해 학생들에게 친근한 클래식 음악을 들려줬다.

학생들 앞에서 공연을 처음 하는 앙상블 하랑은 1부에선 3학년, 2부에선 12학년 학생들을 위해 체육관에서 2차례 공연을 진행했다.

쇼스타코비치의 재즈모음곡 왈츠2번을 연주곡으로 시작한 공연은 영화 알라딘삽입음악 메들리 등 학생들에게 익숙할 법한 곡들을 위주로 수준 높은 연주를 보여줬다.

 

“‘11악기 익히기교육, 벅찬 감동으로

공연을 기획한 한소희 교사는 공연을 마치고 감격해 했다.

작년부터 코로나19로 수업이 제대로 이루지지 않았어요. 겨우 수업이 진행되다가도 무기 휴업하는 등 불안감이 커졌죠. 어려움에 쳐해 있을 때, 교장선생님이 아이들을 위해서 공연해 주면 어떠냐는 제안을 하셔서 공연을 기획했는데, 사실 제자들 앞에서 공연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단원들이 모두 북중에서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어서 더 잘해야겠다는 중압감이 컸던 거지요. 우리를 바라보는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빛에서 , 우리가 무대에 서야하는지를 배우게 되었어요.”

김성범 교장은 공연을 처음부터 끝까지 감상하며 흐뭇하게 예술 강사들과 학생들을 바라봤다.

신체활동이 왕성한 중학생들에게 음악이라는 감성능력을 키워주기 위해 악기 익히기를 교육과정에 접목시킨 결과가 오늘 벅찬 감동으로 돌아왔습니다. 사실 오늘 공연한 체육관을 지을 때, 체육활동과 각종공연을 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드는 데 주안점 두고, 방음시설, 무대 단 만들기 그리고 의자까지 꼼꼼하게 살폈습니다. 아이들이 마음껏 체육활동도 하고, 친구들과 합주하는 공간으로도 쓰였으면 합니다.”

클라리넷을 배우고 있는 이민찬(1학년) 학생은 처음으로 클래식 음악을 접하고 감동을 받았다면서 “(자신을 가르치고 계시는) 한소희 선생님의 짜르다시클라리넷 독주가 가장 돋보였고, 제일 멋있었다고 웃었다.

 

악기 교육,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

북중은 8년 전부터 클라리넷, 색소폰, 플루트,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콘트라베이스, 기타, 우쿨레라, 밴드 등 다양한 악기들을 개인별로 선택해 ‘11악기 배우기를 진행하고 있다. 학생들은 재학 3년 동안 방과 후 2학년(화요일), 13학년(수요일), 오케스트라(목요일) 등 요일 별로 수업을 받으며 예술 강사들과 함께 악기를 익히고 있다.

학생들은 악기 교육을 통해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합주활동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입을 모았다.

북중이 지난 8년 간 시도해 온 음악교육 실험은 앙상블 하랑공연으로 세상 속으로 첫 발을 뗐다. 북중이 시작한 첫 발걸음이 순창교육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 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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