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웅]순창 ‘정상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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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웅]순창 ‘정상입니까?’
  • 조재웅 기자
  • 승인 2021.10.27 09:41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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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1, 기자를 그만뒀습니다. 마감 스트레스와 생각과는 달리 기사를 써도 변하는 것 없는 지역 현실에 지쳐, 회사가 힘든 상황인 것을 알면서도 혼자 편한 길을 택했습니다.

이후 올해 6월경 채계산 관련 기사가 <열린순창>에 보도되지 않자, 시중에는 ‘<열린순창>이 변했다’, ‘군이랑 가까워져서 기사를 안 쓴다등 비난을 들었습니다. 독자들에게는 변명으로 들리겠지만, 취재 인력 부족 등 내부사정을 아는 저로서는 안타까웠습니다.

그때부터 재입사를 고민했습니다. 제 능력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어쨌든 10여 년 몸담았기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었고, <열린순창>이 오해를 받는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한편으로는 마감 스트레스나 변하지 않는 현실에 대한 실망 등을 또,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1달여를 고민했습니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 저를 보며 환하게 웃는 딸을 보고 마음을 정했습니다. 딸이 커서 살아갈 순창은 제가 현재 사는 순창과 달리 줄을 잘못 서서기회를 받지 못하는 불공정하고 불합리한 순창이 아니길 바라며 조금이나마 바뀌도록 노력해보자고 결심했습니다.

이런 결심과 함께 시작된 대모암과 관련된 보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취재하며 순창에 사는 모든 이들에게 묻고 싶어졌습니다. ‘순창은 정상입니까?’

권력자와 가깝다고 알려진 신규 건설회사가 2~3년 동안 수백 개 수의계약 공사를 하고, 특정인이 온갖 보조사업과 지원사업을 통해 호사를 누리고, 권력자의 주변인에게 잘 보여야 진급한다는 얘기에 따라 알아서 줄을 서기도 한답니다. 확인할 수 있는 일도, 확인하기 힘든 일도 있지만 이런 얘기가 끊이지 않고 점점 무성해지는 것은 순창이 비정상에 가깝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어쨌든 이런 상황을 보며 해도 너무한다고 불평하고 비난했던 이들이 내년에 있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번에는 나도 줄을 잘 서보자는 마음인지, 벌써 유력 후보자들과의 인연을 강조하며 줄 맨 앞에 서려는 듯 경쟁이 치열하다고 합니다. 잘못된 것을 고치려고 노력하기보다 나도 그 틈에 들어가자는 생각 같아 안타깝습니다.

이게 정상입니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비정상으로 보입니다. 이런 비정상인 순창을 내 아이에게 그대로 물려주고 싶지 않습니다.

선거에서 누구나 특정 후보를 지지할 수 있지만, 그 지지가 오로지 개인의 영달과 이익을 위한 대가를 바라는 지지라면 순창을 비정상으로 만들어가는 지름길입니다. 모두에게 공평한 기회가 주어지고 불합리와 불공정을 바로 잡아 달라고 요구하며 지지해야 합니다.

다들 그렇게 한다며 자신을 지독하게 합리화하며 비정상인 순창을 만드는 데 앞장서 왔거나 앞장서려는 행동을 멈춰야 합니다.

제 비판의 대상에는 저와 가까운 이들도 많이 있겠지만 가까운 사이라고 비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니 오히려 가깝기에 더 비판하고 싶습니다. 저는 그들이 비정상인 순창을 정상으로 바꾸는 일에 힘을 보태주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정당하게 비판해도 한순간에 바뀌지 않겠지만, 희망을 버리면 제가 하는 모든 일의 의미가 없어지기에 더욱 발버둥 쳐볼 생각입니다. 다시 묻습니다. ‘순창은 정상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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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력자 2021-11-10 20:41:50
권력자가 비정상이고 그자를 선택한 사람들은 반성해야 합니다

순창주민 2021-10-29 16:39:13
기자님 옆 동네 남원 귀농 귀촌 사기 사건으로 남원을 전국적으로 유명하게 만든 유튜브 채널 지구인 자연농장 영상 몇 편 시청 해보시고 순창과 비교하면 그래도 남원 보다는 정상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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