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순창에 ‘그룹홈’을 확충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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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 순창에 ‘그룹홈’을 확충해 주세요
  • 전세용
  • 승인 2021.11.09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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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용(풍산 두승)

순창에 그룹홈을 확충해 주세요, 보호가 필요한 아이들이 순창을 떠날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여러분! 그룹홈이라고 아시나요? ‘그룹홈(Group Home)’은 지난 1997년부터 서울시에서 도입한 복지제도입니다. 보호가 필요한 소년소녀 가장들에겐 시설보호보다 가정보호가 필요하다는 점에 착안해서 붙인 이름입니다. 그룹홈은 1명의 관리인과 아이들 45명을 모아 가족처럼 살도록 한 제도입니다. 관리인은 아이들에게 부모 역할을 합니다. 아이들이 가족과 같은 끈끈한 유대관계를 느끼며 살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그중에 아동청소년을 위한 그룹홈은 가정해체, 방임, 학대, 빈곤, 유기 등의 여러 가지 이유로 보호가 필요한 아이들이 일반 가정과 비슷한 주거 환경에서 지낼 수 있는 소규모 아동보호시설입니다.

이런 보호가 필요한 아이들이 나오지 않는 게 좋겠지만 어느 지역이든 갑작스럽게 보호가 필요한 아이들이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아쉽게도 순창에는 남학생만을 수용하는 7명 정원의 그룹홈 한 곳만이 존재합니다. 순창군청 등에 알아보니 남녀 아이들이 같이 지내는 그룹홈은 만들 수가 없고, 성별을 분리해서 수용해야 한다고 합니다.

순창에서 운영 중인 그룹홈에 직접 찾아가봤습니다. 입구부터 일반 가정집으로 보이고 생활하는 아이들과 이들을 보호하는 선생님들은 실제 가족같이 엄마, 아빠, 삼촌, 이모, 아들이라고 서로를 부르며 의지하며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성인이 되어 퇴소한 분들은 이곳을 고향 또는 부모님 집이라 생각하여 시간 날 때마다 찾아와 동생들을 돌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순창에서 하늘빛 그룹홈을 운영하는 인계면 이미옥(56) 씨는 한 가정에서 남매가 그룹홈의 보호가 필요한 상황이 생겼을 때, 순창에는 여학생을 수용하는 그룹홈이 없어 타 지역으로 보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안타까워했습니다. 더불어 그룹홈 노동자들은 호봉도 인정이 안 되는 등 처우가 열악하여 인력 수급에도 어려움을 겪는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기본적인 생활비 등은 국가 지원이 있겠지만, 아이들이 성장해 가는 과정에서 용돈이나, 학습지, 휴대전화, , 신발 등 필요한 것들은 많은데 턱없이 낮은 예산으로 도움의 손길이 절실하게 필요한 실정입니다.

그룹홈보육원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생활하는 아이들이 몇 명이냐가 다릅니다. 그룹홈의 가장 큰 장점은, 보호가 필요한 소수의 아이들이 진짜 가족과 같은 환경 에서 성장한다는 것입니다.

전 세계의 소외된 아이들과 함께하기 위해 설립된 아동전문 비정부기구(NGO)’라이프오브더칠드런(Life Of The Children)’이 있습니다. 이 단체는 아프리카뿐만 아니라 필리핀, 미얀마 등 10개 국가에서 총 16개의 그룹홈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인 의식주, 교육, 의료 등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국가 별로 현지인 보모(관리인)을 통해 정서적 안정에 필요한 지원도 하고 있습니다. 소외된 아이들은 그룹홈에서 자연스럽게 배우고 경험하며, 사회에서 살아가는 법을 익히고 있습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습니다. 아이들의 꿈을 지지해주고 자립을 도와주는 사람들이 라이프오브더칠드런의 바탕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이 단체의 그룹홈 사업은 아이들이 꽃을 피울 수 있도록 돕는 환경, '토양'을 만드는 일입니다. 꽃이 피기 위해서는 기다림이 있듯이 그룹홈에서는 당장의 변화, 당장의 성과보다는 아이들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나이가 될 때까지 천천히, 하지만 지속적으로 가정의 환경을 만들어 주는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출처. 나 함께 산다! 제로편 알고 보면 쉬운 그룹홈’)

가정이 해체되어 어쩔 수 없이 홀로 지내게 되는 아이, 어려운 가정 형편에 부모의 보살핌은커녕 온갖 학대와 방임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아이, 빈곤으로 유기돼 방치된 아이 등 텔레비전을 틀면 시시때때로 접하게 되는 가슴 아픈 뉴스들이 많이 있습니다.

순창이 참 좋다는 말은 단지 선언으로, 홍보 문구로 끝나서는 안 됩니다. 앞선 세대인 어르신들에게 충분한 복지 지원이 필요하듯이, 미래 세대를 짊어지고 나갈 순창군의 아동청소년들에게도 넉넉하진 않더라도 필요한 지원은 반드시 해야 합니다. 아동청소년이 더 이상 방치되어서는 안 됩니다. ‘순창이 참 좋다는 우리 아동청소년을 돌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최근 순창에서는 대모암 관련 특혜 비리(?)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정작 이런 필요한 시설에는 예산을 확충해 사용하지 않고 뭐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루빨리 그룹홈을 확충하고, 넉넉한 지원을 확보하여 순창에서 보호가 필요한 아이들이 지역을 떠나지 않고 순창군민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순창군청, 군의회는 방법을 찾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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