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흥초, 농업인의 날 가래떡데이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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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흥초, 농업인의 날 가래떡데이 행사
  • 장성일ㆍ최육상 기자
  • 승인 2021.11.16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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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메 처음 쳐 봤는데 재미있어요”
복흥초등학교 전교생이 모여 ‘가래떡데이’ 행사를 진행했다.

1111농업인의 날’, 복흥초등학교에 유쾌한 소동이 일었다. 복흥초에서는 오전 9시부터 가래떡 데이행사를 하며 전교생과 학부모, 교사, 병설유치원생까지 학교 강당에 모여 떡을 만드느라 한바탕 소란이 벌어졌다.

떡메를 든 학생들은 교사와 학부모들의 지도에 따라 쌀로 빚은 반죽을 쩍~~ 내리쳤다. 떡메에 물을 묻혀 반죽을 때리는 학생들 모습은 어설펐지만 표정만큼은 진지했다.

복흥초등학교 56학년 학생 19명은 지난 531일 오전 10시부터 진행된 복흥면 금월지구 친환경단지 벼 모내기 및 우렁이 농법 체험 행사에서 직접 논에 들어가 손으로 모를 심었다. 행사가 끝나갈 무렵 박붕서 교장은 이런 약속을 했었다.(관련기사 본지 54162일자)

이 논에서 나온 친환경 쌀을 구매해 모내기 한 학생들과 함께 떡메도 치고 떡을 만들어서 함께 나눠 먹겠습니다.”

 

학생들이 직접 모내기한 쌀로 떡 만들어

약속대로 떡메 치는 날, 자연스레 복흥초 학생들과의 만남이 다시 이뤄졌다. 이번엔 전교생 39명에 유치원생 2명으로 인원이 늘어났다.

박붕서 교장은 지난봄에 학생들이 직접 모내기한 벼를 수확해서 멥쌀 20kg하고 찹쌀 20kg를 가져왔다면서 멥쌀은 가래떡 뽑아 왔고, 찹쌀은 지금 떡메 치면서 인절미를 만들고 있는데 학교가 작아서 행사를 유치원생들과 함께 한다며 말을 이었다.

농촌인데도 아이들이 농사를 잘 모르더라고요. 부모님들이 농사짓고 하니까 기회가 되면 벼농사 체험을 해 보고 싶다는 의견은 있었죠. 지난번 모내기 체험에 이어 이번에는 떡메 치고 떡 만드는 걸 체험하는데 아이들과 학부모님들이 모두 좋아하세요. 보세요~ 모두 즐겁잖아요.”

5학년 김준서, 이지우 학생은 “지난봄에 손 모내기 한 쌀로 떡을 만들어 신기하다”고 말했다.

쌀과 떡, 많은 노력이 있어야 먹을 수 있어요

강당 안은 학생들의 장난기와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곳곳이 계속해서 들썩거렸다. 집에 가져갈 가래떡을 가지런히 포장하는 학생들과 직접 떡메를 친 인절미를 받아가려는 학생들이 길게 늘어섰다.

김준서(5학년) 학생은 떡메 처음 쳐 봤는데 해 보니까 재미있다면서 저번에 제가 직접 모내기 한 쌀로 떡을 만드니까 신기하다고 웃었다.

이지우(5학년) 학생은 메치기랑 가래떡 담는 거 처음 해 봤는데 힘들면서 재미있다모내기도 힘들었는데, 쌀도 그렇고 떡도 그렇고 많은 노력이 들어가야 먹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모자를 눌러쓴 사이로 희끗희끗한 머리카락이 보이는 한 주민이 초등학생과 즐겁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조심스레 학생이 누구냐고 묻자, 박동현(66) 씨는 아들이에요, 손자 아니고 아들이라며 웃어 보였다.

박 씨는 큰 누나가 서른여덟 살, 둘째가 서른여섯, 막내는 재혼해서 쉰아홉에 낳은 아들이라면서 어딜 가도 저를 할아버지로 보고, 또 막내가 큰 누나하고 다니면 엄마, 엄마한다고 웃었다.

박시원(1학년) 학생은 아빠가 나이가 많으시지만 상관없다면서 아빠가 정말 잘 해주신다고 말했다.

박동현(66), 박시원(8) 부자.

 

여기저기 인절미 떡고물 흔적 남긴 가래떡 데이

박붕서 교장은 전교생 39명 중에 19, 절반가량이 다문화가정 학생이지만 모두 여기(복흥면)에서 태어난 아이들이라고 말했다.

교내에 자리한 복흥초병설유치원의 원생은 단 두 명, 남매가 있다. 박붕서 교장은 유치원을 바라보며 근심어린 표정을 지었다.

면내 학부모님들이 학교유치원 대신 어린이집에 보내세요. 어린이집에 계시는 수녀님들이 정말 잘해 주세요. 수녀님들이 동네와 학교에 도움도 많이 주시고요. 학교유치원에 원생이 없다 보니까, 친구 사귀는 문제가 있어요. 내년도 유치원생 모집은 다섯이 목표인데, 지역이 작다 보니까 어린이집과 경쟁해야 하는 구조예요. 어린이집도 아이들이 줄어들면 일자리가 줄어드니까 엄청 신경을 쓰더라고요. 6, 7세 아이들을 보내주면 유치원과 초등학교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니까 좋은데, 부모님들이 안 보내주시네요.”

교사들은 가래떡과 인절미를 담은 포장 그릇에 한 명 한 명 학생들 이름을 적었다. 마스크를 쓴 학생들은 유명제과업체의 과자 대신 직접 모내기한 친환경 쌀로 만든 가래떡과 인절미를 손에 들고 행복해했다.

농업인의 날, 가래떡 데이는 강당 여기저기에 인절미 떡고물의 흔적을 남겼다. 강당을 나오는 길, ~~ 떡메 치는 소리가 따라왔다. 가래떡을 한 입 베어 물었다. 가래떡은 아직 온기를 머금고 있었다. 입에서도 쩍~쩍 떡 씹는 소리가 울렸다.

박붕서 교장과 초등학교 1학년 3명, 유치원생 2명이 직접 만든 떡을 들고 즐거워했다.
박붕서 교장과 초등학교 1학년 3명, 유치원생 2명이 직접 만든 떡을 들고 즐거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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