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불평등은 프랑스혁명 때보다 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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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불평등은 프랑스혁명 때보다 심해”
  • 림양호 편집인
  • 승인 2021.11.17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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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비(KB)금융지주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21 한국 부자보고서보도를 봤습니다.

2020년말 기준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인 부자는 393000(한국 전체 인구의 0.76%)이고, 지난해 이들의 금융자산이 역대 최고로 증가했답니다. 부자 수는 2019년보다 10.9% 늘었답니다. 이들이 보유한 총 금융자산은 2618조원인데 2019년보다 21.6% 증가했답니다. 금융자산 300억원 이상 보유한 사람은 7800명이고, 이들의 보유자산은 전체 가계 금융자산의 28% 수준인 1204조원이랍니다. 이들의 자산 구성은 부동산 자산이 58.2%, 금융 자산이 36.3%, 회원권과 예술품 등 기타 자산 순이었답니다.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보유한 자산가들 가운데 자신을 부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38.8%였고, 이들이 생각하는 부자의 기준은 총자산이 100억원은 있어야 하고(40.3%), 연소득은 3억원 이상 돼야 한다(34.5%)고 응답했다고 합니다. 한편, 금융자산 5억원 이상~10억원 미만을 보유한 개인을 한국 준부자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남의 나라 이야기 아닙니다. 대한민국 부자들 이야기입니다.

같은 날(2021. 11. 14.) 한겨레토요판에 실린 정태인 독립연구자(노무현 참여정부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와 김종철 선임기자와의 대담기사를 옮겨졌습니다.

당장 발등에 떨어진 것은 불평등 문제인 것 같아요.

우리나라의 베타값(프랑스의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가 개발한 지수. 한 나라의 전체 자산 가치를 국민소득으로 나눈 값. 높을수록 자본에 비해 노동 몫이 줄어드는 것을 뜻함)이 현재 9에 가까운데, 프랑스혁명기였던 레미제라블 시대가 7.5였어요. 지금 우리의 불평등이 더 심하다는 얘기죠. 이 정도의 불평등이면 옛날 같으면 혁명이 일어나요. 사람들이 지금 참는 것도 있지만, 어떤 면에서는 사회 자체가 붕괴하는 쪽으로 가고 있어요. 아이를 안 낳아버리니까 사회가 붕괴되는 거죠. 그런 심리가 청년들한테 있어요. 기후위기에 대해서도 마찬가지고요. 주변의 젊은 친구들 얘기 들어보면 다 죽으니까 괜찮아요. 잘사는 놈들도 다 같이 죽게 되잖아요라고 해요.”

불평등이나 기후위기 문제는 이른바 진보 정권에서도 추세가 안 바뀌고 있어요.

그게 제가 반성하는 건데요. 우리가 데모하고 할 때는 진짜 목숨 걸고 했는데, 그것은 우리 아이들이 좀 더 나은 세상에서 살 수 있게 해야겠다는 생각에서 그랬던 거거든요. 그런데 그때보다 지금이 더 나빠졌어요. 상위 10%가 아니면 더 절망적인 사회가 됐어요. 저도 세상을 이렇게 만든 한 축이죠. 저 역시 참여정부(노무현 정부)에 들어가서 청와대에 있었으니까요. 탄소 배출과 불평등의 두 그래프를 보면 나빠지는 상태가 민주 정부든 보수 정부든 거의 직선으로 똑같아요. 완전히 실패했다는 얘기죠.”

불평등 해소는 진보의 과제이자 덕목인데, 왜 실패했을까요?

두가지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 하나는 관료들에게 끌려가는 문제예요. 노무현 정부 때는 관료들하고 다투기라도 했지만, 문재인 정부의 경우에는 대통령이 개입을 안 하니까 그냥 관료들한테 주도권이 넘어가 있는 상태죠. 관료는 비즈니스 애즈 유주얼’(business as usual), 즉 쭉 해오던 대로만 하거든요. 두번째는 진보적 지식인이 상위 계층에 속하게 된 점입니다. 웬만한 지식인은 다 상위 10%에 들어가 있어요. 우리나라 중위소득이 1인 연소득 2000만원 정도이고, 5000만원이 넘으면 10~20%에 속하죠. 지식인들은 자기는 물질적 조건에서 벗어나 있다고 생각하지만, 전 그렇지 않다고 생각해요. 지식인들이 역할을 제대로 하려면 중위소득보다 조금 못 받아야 되거든요. 보세요. 이제 진보 지식인들도 자기 재산이나 아이 문제가 건드려지는 것은 원하지 않아요. 조국 사태 때 그런 것이 확실히 나타났죠. 자식 스펙 쌓기 등은 분명히 특혜이고 불평등인데도, 마치 당연한 것처럼 여기잖아요. 거기다가 아이가 논문을 썼다느니 하고, 의대 교수라는 사람도 아이가 논문을 쓸 만한 자격이 있다는 등의 명백한 거짓말을 서로 하는 것을 보고는 지식인들이 지배계급에 들어갔구나 하는 것을 알았어요. , 이른바 민주화세대라고 했던 우리 세대는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없다고 봐야죠. 머리로는 있을지 모르지만, 사회를 진짜로 바꿀 수는 없어요. 앞으로 오히려 보수 쪽을 강화하는 작용을 할 가능성이 높아요. 그런데도 민주화를 하려고 열심히 노력했던 세대는 지금 자신들이 대안을 못 만들고 있다는 생각을 안 합니다. 왜냐하면 국민의힘 보다는 자기들이 낫거든요. 분명히 낫긴 하지만, 큰 틀에서 보면 똑같이 불평등을 악화시켰죠. 남북 관계는 양쪽이 좀 다르지만. 결과적으로는 어떤 대안을 내놓을 수 있는 집단이 아니에요, 지금은.”

한국의 부자 기준(?)프랑스혁명 때보다 더 심한 불평등한 나라라는 독립연구자의 쓴소리에 아연(啞然) 실색(失色)합니다.(‘뜻밖의 일은 아니니 아연실색(愕然失色)은 아닙니다.) ‘불평등관료주도권해소보다 잘사는 놈들도 다 같이 죽게하지 않는 일에 더 열심인 정치인들이 진정 풀뿌리민주주의경제정의 실현을 기원할까요. 주민(시민)이 나서서 쟁취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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