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향
성원 정봉애
꽃답던 내 청춘
세월 속에 흘러 간 데 없고
삶에 지쳐 망가진 이 한 몸
가눌 수 없이 말라
삭정이가 되어
모처럼 고향 찾아 왔건만
그리운 부모 형제 보고 싶은 얼굴들
되돌아 올 수 없는 머나먼 길
떠나신지 오래고
눈 여겨 둘러본들 날 반기는 이 없어
낯설기만 한 고향 땅에서
하도 당황스러워
먼 하늘 바라보며 서성이는데
저 푸른 앞산 날 반기는 듯
푸르게
짙푸르게
싱그러움으로 둘러섰고
내 안 가득 흥건히
젖어드는 내 고향 흙 내음
잠시인들 내 고향산천 잊을 수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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