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국장]서울보다 더 정이 가는 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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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국장]서울보다 더 정이 가는 순창
  • 최육상 기자
  • 승인 2021.11.24 08: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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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달의 좋은 기사로 선정됨을 축하합니다.”

“10월의 좋은 기사상 수상을 축하합니다.”

지난주 <열린순창>으로 뜻 깊은 축하 광고와 축하 화분이 각각 보내졌습니다.

“‘이 달의 좋은 기사로 선정됨을 축하합니다는 지난 562(21.11.17) 발행된 신문 맨 뒷면에 실린 광고 문구입니다. 이 광고 문구는 열린순창신문을 응원하는 독자들의 성금으로 게재합니다로 끝맺습니다.

“10월의 좋은 기사상 수상을 축하합니다는 사무실로 배달된 화분 리본에 쓰여 있는 글귀입니다. 보내주신 분의 성함도 함께 적혀 있습니다.

<열린순창> 독자들께서는 아시겠지만, 격려 광고와 화분은 조재웅 기자가 대모암과 관련해 연속 보도한 기사가 전북민주언론운동연합에서 진행한 이 달(10)의 좋은 기사로 선정된 것을 축하하며 독자와 군민께서 보내주신 것입니다.

<열린순창>의 경영과 편집, 광고는 각각 영역이 분리돼 있어 저는 격려 광고의 존재를 신문 마감일에야 알았습니다. 광고를 접하고 무언가 뭉클한 것이 가슴 속에서 솟아올랐습니다. 격려 화분은 조재웅 기자가 사무실에 없을 때 제가 대신 받았습니다. 화분을 받으면서도 가슴 한 편이 뭉클해졌습니다. 순창에 정착한 지 10개월, <열린순창>에 몸담은 지 10개월 만에 느껴보는 감정이었습니다.

그 날 이후 사무실을 방문하시는 주민들께서, 만나는 주민들께서 진심으로 <열린순창>을 향한 격려와 응원의 말씀을 한 마디씩 해 주십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자화자찬 같긴 해도 힘이 났습니다. 지역의 작은 언론 <열린순창>에게, 전북지역의 시민단체인 민언련이 주는 상이 무어 그리 크겠습니까만, 힘이 난 건 맞습니다.

조재웅 기자는 지난 9<열린순창>에 복귀하면서 대모암 관련 집중 취재를 했습니다. 조재웅 기자와 함께 한 공간에서 취재를 하며 기사를 쓰는 건 그 때가 처음이었습니다. 거침없이 취재하는 조재웅 기자의 모습을 보면서 진짜 기자라고 생각했습니다.

조재웅 기자는 지난 559(21.10.27) ‘기자수첩에서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올해 11, 기자를 그만뒀습니다. 회사가 힘든 상황인 것을 알면서도 혼자 편한 길을 택했습니다. 올해 6월경 채계산 관련 기사가 <열린순창>에 보도되지 않자, 시중에는 ‘<열린순창>이 변했다’, ‘군이랑 가까워져서 기사를 안 쓴다등 비난을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재입사를 고민했습니다. 저를 보며 환하게 웃는 딸을 보고 마음을 정했습니다. 딸이 커서 살아갈 순창은 제가 현재 사는 순창과 달리 줄을 잘못 서서기회를 받지 못하는 불공정하고 불합리한 순창이 아니길 바라며 조금이나마 바뀌도록 노력해보자고 결심했습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사무실 책상 한 편에는 지난 106일 지면을 개편해 발행한 556호부터 지난주 562호까지 신문이 놓여 있습니다. <열린순창> 제호 밑에는 큼지막한 글씨로 주민과 함께 만드는 신문, 약자를 도와 정의를 세우는 바른 언론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매일 보고 또 보는 문구입니다.

삶을 살면서 종종 이상과 현실이 서로 어그러져 동떨어진 탓에 상심하곤 했습니다. 혈기왕성한 스무 살 무렵에는 더욱 그러했습니다. 그 때는 상심을 넘어 분노를 표출했습니다. 불공정과 부조리, 정의롭지 못한 현실에 모든 열정을 끌어올려 사회를 향해 큰 목소리를 외치며 분노했습니다.

이십대를 넘어 삼십대, 사십대를 거치며 분노를 표현하는 방식이 조금씩 변했습니다. 그 중간 중간 시대의 아픔을 곱씹어 삭여야 하는 여러 사건들을 겪어야 했습니다만, 세상은 안 바뀌는 듯 조금씩 바뀐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어렵고 고통스럽더라도 옳은 길을, 옳다고 믿는 길을 묵묵하게 헤쳐 가는 사람들이 이뤄낸 역사의 더딘 발전이었음을 깨달았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친구와 선후배들은 먹고 살기 바쁜 일상에도 옳다고 믿는 길을 가기 위해 온 몸으로 버텨내고 있습니다. 옳은 길을 가는 사람들을 응원하며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 있습니다.

저는 요즘 부모님 고향 순창이 제가 나고 자란 서울보다 더 정이 갑니다. 신출내기 군민이라 그럴까요? 참 좋은 순창을 진정으로 바라기 때문일까요? “주민과 함께 만드는 신문, 약자를 도와 정의를 세우는 바른 언론.” <열린순창>이 갈 길을 다시 한 번 가슴에 새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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