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머리의 한 노인이 방바닥을 치며 통곡한다. “내가 저런 아들 하나만 있으면 지금 죽어도 소원이 없겠다”며 소리친다.
60년 전 학교에서 운동회나 예능 발표회(당시는 학예회라 칭했음)가 있으면 주변 마을의 잔칫날이었다. 지금은 폐교가 되어 야영장으로 활용되고 있는(현 임시 순창경찰서) 월정초등학교에서 학예회가 끝나고 마을로 돌아온 딸만 가진 노인네의 원성 어린 넋두리였다.
2021년 11월 25일 구림초ㆍ중학교에서 작은 예능 발표회가 있었다. 유치원 귀염둥이부터 어른 흉내 내기 바쁜 중학생까지 같이하는 작은 축제를 보면서 60년 전 그때가 생각났다. 좋은 시설에서 다양한 경험하며 자라나는 청소년들을 보면 부럽기도 하고 자랑스럽다.
도심에서는 많은 비용부담에 힘든 다양한 악기 연주를 경험하고 자신에게 적합한 작은 취미라도 선택할 수 있는 농어촌 지역의 교육지원에 감사하다. 특히 이숙희 교장 선생님과 여러 선생님들, 교직원 여러분이 합심해서 즐거운 자리를 마련해 주심에 감사한다.
이런 좋은 경험은 학생의 입장에서는 모르겠지만 어른이 되고 나면 정말 좋은 경험이었음을 알 것이고 작은 경험이 후일 자신에게 삶을 즐길 수 있는 전환점이 되기도 하며 어떤 경우에는 삶의 목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급변하는 시대의 흐름에 지금의 직업이 10년 안에 80%가 사라지고 새로운 직업이 시작되는 시대가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때에 다양한 실험과 일대일 지도ㆍ토론을 같이하는 작은 학교는 큰 장점이다. 내가 원하는 일, 내가 행복한 일을 같이 연구하고 지도하며 나침판이 되어줄 훌륭한 교사들과 작은 꿈나무들이 건강한 정신으로 잘 자라서 자신이 원하는 행복한 삶을 살아가길 바라며 행복한 하루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