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논단]관계맺기 활동 3년을 돌아보며-농촌의 관점에서
상태바
[수요논단]관계맺기 활동 3년을 돌아보며-농촌의 관점에서
  • 구준회
  • 승인 2021.12.08 20: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구준회(풍산 두지)

서울시 지역상생교류사업단의 주관으로 서울 동작구에서 활동하고 있는 마을발전소사회적협동조합(이하 마을발전소)’과 순창의 사단법인십년후순창(이하 10년후순창)’이 결연을 맺고 동창회(‘작구--서울시상생상’, 한 글자씩 이용하여 만든 이름)’라는 이름으로 3년간의 교류(관계맺기) 활동을 진행해왔다. 2019년부터 교류 사업을 시작해 온 두 단체의 활동가들과 회원에게 이제 동창회라는 말이 제법 익숙하다.

 

동창회(‘작구--서울시상생상’) 3년 활동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되기 전이었던 2019년에는 서울과 순창 사이에 왕래의 기회가 많았다. 순창의 생산자들이 각자의 농산물과 가공 먹거리를 갖고 서울로 올라가 장터를 열기도 하였고, 동작의 회원들이 순창에 내려와 농가를 방문하여 생산현장을 이해하는 활동을 하였다. 지역농산물로 만든 음식을 함께 먹고, 토종씨앗 보존활동 이야기를 나누며 서울사람들은 순창사람을 이해하고, 순창사람들은 서울사람들을 이해해갔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활동이 제한되기 시작한 2020년에는 교류활동을 더 확대하지 못하고 제한적인 인원만이 참석하며 진행하였다. 순창의 자랑인 발효을 매개로 활동을 하며, 재배-수확-가공의 전체 과정을 함께 하자는 취지에서 함께 콩 모종을 정식하고, 메주를 만들며, 장 가르기에 손을 모았다. 순창읍 창림문화마을에서 열렸던 촌시장마을발전소회원들이 판매자로 참여하기도 하고, ‘마을발전소가 진행했던 동작의 청년 반찬 지원사업에 순창의 농산물을 사용하는 등 지역농산물의 판매 활성화에도 도움을 주었다. 코로나19 상황이 더 심각해진 2021년에는 공식적인 대면활동을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온라인 교류활동을 기획하고 진행하였다. 순창농산물로 고추장 간편식(밀키트‘Meal(식사) + Kit(키트세트)’를 만들어 사전에 동작의 회원들에게 전달하고 화상회의 방법으로 함께 고추장만들기 행사를 하였다. 도농교류 활성화 방안에 대한 포럼도 진행하며, 3년간의 활동을 평가하기도 하였다.

 

도농교류 활동의 가치와 의미는 무엇일까

3년간의 동창회활동을 돌아보며 도농교류 활동의 가치와 의미는 무엇일까 고민해본다. 농촌의 인구는 감소하는 반면 서울과 수도권에는 대한민국 인구의 50%가 거주한다. 왜 이런 불균형이 생기는 것일까?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처럼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이 우리나라의 사회, 경제, 문화, 복지, 주거, 교육, 심지어 먹거리까지 빨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도농교류활동의 근본적인 목적은 도시와 농촌 사이에 존재하는 차이를 극복하고 서로 간의 관계를 맺는 것에 있다고 본다. 국가의 정책과 제도로부터 발생하는 차이는 교류활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극복할 수 없는 문제이지만, 정서적인 부분과 가치관의 차이를 극복하고 관계를 맺는 활동들은 충분히 할 수 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서 농촌지역의 인구감소 현상을 겪고 있는 일본에서는 관계인구라는 개념이 대두되고 있다. 일본의 한 지역 언론인은 지역에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지역에 도움이 되고 싶어 하는 새로운 인구층을 관계인구라고 설명한다. 이들은 실제로 지역에 살지는 않지만 다양한 방식으로 지역에 참여하는 사람이다. 3년간의 교류활동을 통해 순창지역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마을발전소회원들은 순창군의 소중한 관계인구이다. 그들은 순창에 거주하지는 않지만, 순창군에 자주 방문하고 싶어 하며, 순창의 농산물먹거리 등 특산물을 애용할 의지가 있고, 순창의 소식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들이다.

 

‘10년후순창마을발전소의 관계맺기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들이 인구감소를 막기 위한 방안으로 관광이나 이주정책에 많은 예산을 투여해왔다. 그러나 관광은 일회성에 그치기 쉽고, 지역으로의 이주는 진입장벽이 높다는 점에서 이 정책들은 실효성이 매우 낮다고 할 수 있다. 이제는 지자체들이 다른 방법으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관광인구도, 정주인구도 아닌 인구층이 지역을 정기적으로 방문하고 지역에 관심을 가지게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10년후순창마을발전소와의 관계맺기 활동의 사례처럼 도시 인구에게 순창이라는 지역에 더 관심을 갖게 하는 정책들이 나오기를 기대해본다. 예를 들어 서울시 지역상생교류사업단이 했던 것처럼, 순창군이 예산을 수립하여 도농교류를 하고 있거나 하려는 계획이 있는 민간단체의 활동을 지원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매우 궁금하다. , 활동은 일회성이 아닌 지속성의 성격을 갖고 있어야 예산의 낭비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서울시 지역상생교류사업단의 마을발전소‘10년후순창의 교류활동에 대한 재정지원은 더 이상 없지만, 동작구의 <동작신문>과 순창군의 <열린순창>을 통해 서로 지역의 소식을 전하며 관계맺기 활동을 계속 해나가려는 계획이다. 이런 소소하지만 진심어린 활동이 순창의 관계인구증대의 씨앗이 되기를 기대해보며, 3년간 사업을 지원해 준 서울시 지역상생교류사업단과 함께 손발을 맞추어준 마을발전소활동가 분들과 회원 분들에게 지면을 빌려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순창 농부]순창군창업유통연구회 변수기 회장, 임하수 총무
  • 고창인 조합장 징역 2년 구형
  • 최순삼 순창여중 교장 정년퇴임
  • 순창읍 관북2마을 주민들 티비엔 '웰컴투 불로촌' 촬영
  • 선거구 획정안 확정 남원·순창·임실·장수
  • 순창시니어클럽 이호 관장 “노인 일자리 발굴 적극 노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