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식]대한민국의 별이 반짝이는 순창의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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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식]대한민국의 별이 반짝이는 순창의 교육
  • 신형식 원장
  • 승인 2021.12.15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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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식 원장(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ㆍ전북대학교 명예교수

요즘 여기저기에서 포스트휴머니즘(post-humanism)이라는 말이 들려온다. ‘이후또는 을 뜻하는 접두어로 시작하는 이 말이 인본주의(휴머니즘)를 부정하거나 초월하는 사상을 일컫는다면, 두 가지 면을 고민해봐야 한다. 하나는 지금까지의 삶이 과연 인간적이었던가 하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앞으로 지금과는 다른 삶을 준비해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휴머니즘은 기본적으로 선한 양심을 바탕으로 사람 사이에 긍정적 관계 형성을 기대한다. 이것이 어긋날 때 비인간적 또는 반인륜적이라고 비난한다. 게다가 우리는 이미 생활 깊이 파고든 인공지능(AI)’인간지능(human intelligence)’을 능가하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탈리아의 로지 브라이도티2015<포스트휴먼>이라는 책을 통해 포스트휴머니즘은 인간중심주의를 넘어서려는 움직임이고, 인공지능 시대는 인간이 취약성과 두려움의 부정적 방식뿐만 아니라 창조성과 윤리적인 긍정의 방식으로 자신을 재창조할 수 있는 독특한 기회라고 주장했다. 즉 포스트휴먼 시대는 새로운 인류로 진화하는 계기가 된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새로운 인간은 어떻게 탄생할 수 있을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은 미국의 교육자이자 철학자인 존 듀이에게서 구할 수 있다. 그는 <민주주의와 교육>이라는 저서에서 사람의 마음에 뿌리내린 최초의 앎은 무엇인가를 할 줄 안다는 것이라 했다. 그러면서 할 줄 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는 것이 교육이라고 덧붙였다. 교육은 우리 인간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그것을 구현해가는 활동이라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나는 순창의 교육 인프라를 높이 평가한다. 특히 순창을 넘어 대한민국의 별이 되자는 의욕적인 뜻을 펼치고 있는 옥천인재숙의 성과를 자랑하고 싶다. 2003년에 설립된 옥천인재숙을 거쳐 간 학생들이 700명 가까이 되고, 그중 40% 이상이 수도권으로 진학해왔다. 해를 거듭할수록 눈에 띄는 성과를 내는 것은 군민 모두의 노력이 더해진 결과일 것이다.

그러나 눈여겨보고 싶은 건 따로 있다. 순창에서도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자긍심이 그것이다. 인재숙을 거쳐 간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나도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었다. 믿음보다 더 큰 가치는 없을 것이다. 순창의 학생들은 지역학교, 농촌학교라는 프레임을 뛰어넘어 고향에서도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고, 미래의 인재가 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새롭게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된 것이다.

한편 어떤 이유로든 인재숙에 들어가지 못했다 해서 결코 실망할 일은 아니다. 다가오는 포스트휴머니즘 시대에 필요한 창의력의 원천인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는 일이나, 통섭-융합의 시대정신에 부응하기 위해 갖춰야 할 배려심을 키우는 데는 인재숙의 교육방식 외에도 다양한 길이 열려있기 때문이다.

가을이 깊어가면서 들판마다 한해의 결실을 수확하고 있다. 지난 1118일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있었다. 순창의 수험생들도 많이 초조했겠지만, 뿌리 깊은 나무는 쉬 흔들리지 않듯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맘껏 발휘했을 것으로 믿는다. 그들 앞에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미래가 펼쳐질 것이다. 단순히 좋은 대학에 진학하는 것으로 그치지 말고 끊임없이 자신의 역량을 계발하고 맡은 일에 사명감을 갖는 인재가 되길 바란다. 우리가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을 보며 꿈꿨던 것처럼, 순창의 인재들도 다른 사람의 마음에 멋진 꿈으로 빛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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