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공무원(11) 조태봉 행정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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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공무원(11) 조태봉 행정과장
  • 장성일ㆍ최육상 기자
  • 승인 2021.12.22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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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낳기만 하면 키워준다’ 보육체계 마련하고파”
공직 1년 6개월 남은 군 인구정책 총괄부서장
기획예산‧문화관광‧행정업무 두루 경험한 행정통
조태봉 행정과장이 사진 촬영을 위해 잠시 마스크를 벗었다.

 

많은 이들이 한해를 마감하고 새해를 준비하느라 분주한 시기다. 코로나로 인해 모든 일상생활이 원치 않게 뒤틀려버렸다. 군민의 삶도 고달프고, 군청의 행정도 방역 수칙의 변경에 따라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해를 마감하는 의미에서 공무원에게 듣는다올해 마지막 순서로 조태봉 행정과장을 만났다.

지난 10일 오후. 군청에서 마주한 조 과장은 대화 내내 특유의 사람 좋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

전북대학교 사범대(독어교육)에서 선생님의 꿈을 키우던 20대 청년 조태봉은 졸업하며 교사 발령을 기다렸다. 사범대를 나오면 당연히 교사가 되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운명이 교사의 꿈을 비켜갔다. 교육정책의 변화로 청년 조태봉은 교사가 되지 못하고 고향 순창에서 낯선 공무원의 삶을 시작한다.

그 때가 지난 19926, 청년 조태봉은 그렇게 고향 구림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어느덧 296개월 공직을 이어오며 행정과장으로 2021년을 보내고 있다.

조 과장을 잘 아는 공무원들은 그가 기획예산, 문화관광, 행정업무 등을 두루 경험한 행정통이라고 평한다. 조 과장은 기획실 103개월을 포함해 본청에서 274개월을 근무했고, 읍면에서는 구림 12개월, 복흥팔덕 각각 6개월 등 22개월을 근무했다.

 

늘 밝은 미소로 감동 행정 실천 노력

주민이나 공무원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고 들었는데, 비결이 있는 건가요?

비결은 없고요. 저는 제가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늘 군민과 소통을 통한 감동 행정을 실천하고자 노력했어요. 장래희망이던 선생님을 못하고 지방공무원을 하게 됐지만, 그게 제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어요. 남들보다 늦은 만큼, 항상 긍정적인 생각으로 군민과 만나 대화를 하자고 다짐하고 실천하려고 노력했는데, 그걸 주변 분들이 잘 봐 주신 것 같아요. 정말 감사한 일이죠.”

공직 생활 중 아쉬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순창에서 처음으로 200011그린투어리즘 육성지원조례를 제정해 열정적으로 업무를 추진했어요. 하지만, 정책의 변화로 활성화 되지 못한 점이 무척 아쉬워요.”

아쉬움은 그걸로 끝이었다. 이후 대화는 조 과장이 왜 항상 웃으면서도 강한 추진력과 친화력으로 업무를 장악하며 여러 민원을 해결해 왔는지 알 수 있는 내용으로 채워졌다.

축산분뇨, 폐류 채취어업(다슬기)허가 민원처리 등을 맡았을 때가 가장 어려웠지만 보람 또한 컸어요. 축산인들의 소득 향상을 위해 축종(가축 종류)별 지원 사업을 맞춤형으로 전환해 만족도를 높였던 기억이 아주 생생합니다.”

까다로운 민원을 슬기롭게 해결한 것도 모자라 거꾸로 민원인들에게 혜택을 돌려주는 행정이라면 누구나 환영할 터.

조 과장은 사무관으로 승진해 고향 구림면장으로 발령받았다. 본청 공무원들은 사무관으로 승진하면 누구나 면장으로 발령받는 걸 원한다고 한다. 하지만 모두가 원한다고 그렇게 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조 과장은 면장을 더구나 고향에서 하는 축복을 받았다. 구림면장으로 일할 때는 그야말로 물 만난 물고기마냥 신나게 주민들과 더불어 열심히 일했다고 한다.

면장할 때 농악 활성화를 위해 매주 연습에 참여해 사기를 북돋아 각종 면 행사나 재경향우회 정기총회 등에서 공연을 하며 면민들과 소통한 점이 가장 즐거웠어요. 특히 장류축제 때 할매 복장으로 연지곤지 찍고 참가했을 때 카메라 세례를 받으며 최우수 농악단으로 선정되었을 때를 잊을 수가 없어요.”

함께 동석한 김희정 계장이 한 마디 보탰다.

어느 면장이 할머니 복장에 진한 화장으로 농악단을 누비는 모습을 상상이나 했겠어요? 진짜 멋있었어요. 남의 눈 의식하지 않고, 면민이 행복한 일이면 가장 먼저 나서는 면장이었거든요.”

조 과장은 구림면장으로 일하며 여러 가지 기억에 남는 업무를 추진했다.

당시 구림면 인구가 순창읍 다음으로 많은데도 기부 문화는 매우 저조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면 청사 입구에 사랑의 좀도리를 설치했죠. 수확한 농산물 등을 기부 받아 2018년에 쌀 1070킬로그램(kg)과 고춧가루 40, 고추장 60kg80세대에 기증했어요. 또한, 구림사회보장협의체 자금 마련을 위해 면민과 향우들에게 ‘1구좌 계좌 갖기 운동을 추진해 첫해 103명이 참여해, 1200만원을 조성했어요. 그렇게 매년 다양한 나눔 문화를 추진해 많은 변화를 가져 왔죠.”

조 과장은 이어 고향 구림에서 올해도 쌀 3560kg, 라면 50상자 등을 기탁하고 있어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그 밖에도 주민들 만남쉼터로 까페형 주민사랑방을 조성해 면민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소통하며 행정을 실천했다. 그의 고향사랑이 물씬 느껴졌다.

 

보육특화 순창군 낳기만 하면 키워준다

지역경제 활성화에 관광객 유치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데, 문화관광과장을 맡았을 때는 어떤 일을 했는지요?

“20191월부터 20211월까지 2년 동안 군정 3대 비전인 500만명 관광객 유치를 위해 노력했어요. 채계산 출렁다리, 섬진강 문화예술 다님길, 섬진강 예술인마을 등을 역점 있게 추진했어요. 또한 다양하고 품격 높은 공연과 콘텐츠를 창출하고 제공할 수 있는 복합문화 공간이 절실한 형편이어서, 문화예술회관을 건립함으로써 지역 예술 동호인들의 활발한 활동 분위기 조성은 물론 문화향유 기회를 제공해 군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합니다.”

현재 종합문화예술회관은 2024년까지 364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건립할 계획이다. 지난 20193월 군의회 공유재산 관리계획, 201910월 전북도 투자심사 승인, 20205월 시설 결정 등 행정절차를 마쳤다. 토지 매입 등 문화재 시발굴을 남겨두고 있다.

조 과장은 순창의 랜드마크가 될 종합문화예술회관이 건립된다면 향후 문화산업 공간과 더불어 문화가 숨 쉬는 순창, 문화가 융성하는 순창으로 발전하는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군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현재 행정과장으로 1년 간 근무하고 있는데, 3대 비전인 인구 4만 달성등 추진계획은 어떠한가요? 조 과장은 인구 문제에 대해 잠시 생각하더니 신중하게 답변했다.

인구정책 총괄 부서장으로서 애로사항이 매우 커요. 민선 73대 비전 중 인구 4만 달성이라는 비전은 목표를 크게 잡고 노력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에요. 우리 군은 인구 증대를 위해 그동안 출산장려금 지원과 귀농귀촌 활성화 등을 적극 추진하고, 올해 출산·보육 등 5개 분야 60개 사업을 추진해 매우 높은 성과를 얻었어요. 2016년 합계출산율 2.02로 전국 2, 전북 1위였으며, 2017년과 2018년에는 전북 1, 2020년은 전국 4, 전북 2위로 나타나 여전히 상위권에 있어요.”

문재인 정부에서 발표한 인구감소지역 89곳에는 순창군이 지정·선정됐다. 정부가 인구감소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매년 1조원씩 10년간 지원되는 만큼, 정부기조에 맞춰 맞춤형 전략을 마련할 계획이다.

가장 시급한 3세부터 6세까지 미취학 아동 보육체계인 아이돌봄시스템를 포함해 영·유아기, 청년기 등 생애 주기별 맞춤형 대표사업을 발굴하고, 아이돌봄센터나 옥천인재숙 등 특화된 프로그램을 개발해 정부 공모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에요.”

조 과장은 “‘낳기만 하면 순창군에서 키워준다라는 구호가 구호에 끝나지 않도록 보육시스템을 꼭 마련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16개월 남은 공직생활 감사하며 살아야죠

1964년생인 조 과장은 이제 며칠 후면 58세가 된다. 정년까지는 16개월을 남겨뒀다. 정년 후에는 어떤 일을 할 것인가 묻자, 조 과장은 잠깐 침묵하더니 무겁게 입을 열었다.

남은 공직기간 동안 저에게 주어진 인구정책 등의 과제를 잘 마무리해서 군민이 즐겁고 행복한 순창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거고요. 그 다음엔 고향 구림에서 살고 싶어요. 아직도 형님과 여러 형수님들이 그곳에 살고 계시거든요. 언제라도 가면 웃으며 반가주세요. 공직생활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봉사하면서 군민들과 부대끼며 살고 싶어요. 선생님 대신에 어쩌다 공무원을 하게 됐는데, 그 운명이 제게는 숙명 같아요. 감사하며 살아야죠.”

조 과장은 아쉬움을 토로하거나 즐거움을 이야기하거나 항상 밝은 표정을 잃지 않았다. 원래 이렇게 유쾌한 사람이냐고 물었다.

저는 항상 즐겁습니다. 개인적으로 어려운 일도 많고 어찌 힘든 일이 없겠습니까마는, 사람들을 만나는 자체가 그저 즐겁고 사람을 만나면 에너지가 나옵니다. 항상 긍정적인 생각과 밝은 표정이 오늘의 저를 만든 것 같습니다. 하하하.”

조 과장은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을 묻자 유쾌하게 답했다.

지금 이 자리까지 분에 넘치게 사랑받았던 건 동료 직원들과 선후배님들 덕분이었습니다. 혼자서는 절대 이 자리까지 오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어려울 때마다 옆에서 도와주시고 조언도 아끼지 않으신 군수님과 모든 공무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대화를 마치며 인사를 나누고 뒤돌아섰다. 등 뒤로 예의 그 유쾌한 웃음소리가 멀어져 간다. 코로나로 어렵고 힘들지만, 연말이다. 잠시라도 웃자. 조 과장처럼. 하하하.

<열린순창>은 군에서 추진하는 공약특화 사업을 짚어보고 군민에게 알려야 할 정보를 확인해 보도합니다. 궁금하거나 자세히 알고 싶은 정책이 있으면 연락(652-3200) 바랍니다. 담당 공무원을 만나 묻고, 취재해서 알려드리겠습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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