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림재호] 한 해를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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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재호] 한 해를 보내며
  • 림재호 편집위원
  • 승인 2021.12.22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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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도 얼마 남지 않았다. 며칠 후면 크리스마스다. “메리 크리스마스인사말을 적은 크리스마스카드를 주고받고,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고대하며 축제를 즐겼던 젊은 시절은 이미 오래 전 이야기다. 그래도 크리스마스가 되면 아직도 마음이 설렌다.

요즘은 크리스마스 풍경도 많이 달라졌다. 크리스마스트리만 도심과 일부 가게를 장식하고 있을 뿐, 크리스마스카드도 찾아볼 수 없고 거리에 울려 퍼지던 캐롤송 듣는 것도 쉽지 않다. 올해는 코로나19 새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발 때문에 더욱 우울한 연말이 될 것 같다.

전 세계 사람들이 이용하는 검색 엔진 구글은 연말마다 그해 가장 인기 있었던 질문과 주제 관련 키워드를 정리해 내놓고 있다. 구글코리아는 지난 9일 구글 검색으로 본 2021년 국내 검색어 순위를 발표했다. 2021년 국내 검색어 종합 순위는 로블록스, 코로나 백신 예약, 오징어게임, 테슬라 주가, 비트코인, 김선호, 코로나19 백신 접종기관 찾기, 삼성전자 주식, 팝캣, 로스트아크 순으로 나타났다.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인 로블록스1위를 차지해 올해를 휩쓴 메타버스 열풍을 엿볼 수 있었고,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국민의 높은 관심도 확인되었다. 또한, 세계적으로 화제를 일으킨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많이 검색된 것도 눈에 띈다.

검색어 종합 순위 상위권에는 없었지만 개인적으로 올해 최고 사건은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공식 인정된 것이 아닌가 싶다. 지난 72일 스위스 제네바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본부에서 열린 제68차 회의에서 대한민국을 개발도상국에서 32번째 선진국 그룹으로 변경했다. ‘우리나라는 언제 선진국이 될까라는 전 국민의 소망이 드디어 이뤄진 것이다. 1964년 유엔무역개발회의 창설 이래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지위가 변경된 나라는 우리나라가 처음이라고 한다.

국제통화기금(IMF) 발표를 보면, 대한민국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15512억 달러로 세계 10위에 올랐다. 세계무역기구(WTO) 집계를 보면, 수출은 지난해 5125억 달러로 세계 7위다. 지난해 1인당 국내총생산은 31497달러로 세계 26위다. 지난달에는 영국 콘월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문재인 대통령이 초청대상국 정상 자격으로 참석했다.

하긴 우리나라는 부의 축적과 전반적인 물질적 인프라와 생활수준에서 전통적인 의미의 선진국 수준에 이미 진입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세계적 재앙의 도래는 우리가 이미 선진국이 되었다는 것을 입증한 사례였다고 할 수 있다. 서구 선진국들과 일본이 그 민낯을 드러내며 허둥대고 있을 때 우리는 발생 초기부터 지금까지 국가의 위기관리 능력·사회적 통합력·시민의식 등 여러 측면에서 서구 선진국을 추월하는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는 그동안 한국 사회가 교육·보건의료·치안·교통 등 공공서비스 분야에서 오랫동안 축적해온 역량과 정보기술(IT) 산업 분야의 선도적 발전이 자연스럽게 결집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한류로 통칭되는 대중음악·영화·티브이 콘텐츠·패션·음식문화 등의 세계화가 최근 들어 점점 더 가속되고 있다.

우리는 식민지배와 한국전쟁, 산업화, 독재정권에 대한 민주항쟁의 여정을 거치며 미친 속도로 앞선 나라들을 따라잡았다. 그리고 눈 떠보니 선진국(박태웅 저)이라는 책 제목처럼 스스로도 자각하지 못하는 사이에 그렇게 우리는 선진국가 반열에 올라선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대한민국이 명실상부한 선진국이라는 것은 아니다. 아직은 갈 길이 멀다. 선진국이 되기 위해 바람처럼 달려오느라고 해결하지 못한 문화지체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2019년에서 2020년 사이 최신 통계자료를 살펴보면 전체 37개 회원국 중에서 자살률 1, 산재 사망률 1, 출산율 37, 여성에 대한 처우 37, 국가행복지수 35위 등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상위 10% 집단이 전체 소득의 절반을 가져가는 극심한 빈부격차의 나라로 주요 50개국 중 3위권에 든다는 통계도 나와 있다. 특히 팬더믹 이후 심화된 고용위기, 중소자영업자들의 몰락, 수도권 부동산 가격 폭등 등으로 인한 불안상태와 압박감은 선진국 논의가 허망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을 것이다.

내년 3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주변 사람들에게 가끔 전화나 질문을 받는다. 민주개혁진영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밀리는 것 같은데 수구기득권세력이 집권해 이명박근혜 시절의 암흑기로 다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기득권세력의 총반격, 포탈을 포함한 기울어진 언론환경 등도 우리를 불안하게 하는 요소다.

때로는 반동하기도 하지만 도도한 역사의 물결은 누구도 거스를 수는 없는 법이다. 단군 이래 우리 조국이 이처럼 융성한 적이 있었던가? 암흑시대로 돌아갈 리도 없고 다시 돌아가서도 안 된다. 물론 필요한 전제조건은 있다. 위축되거나 체념하지 말고 투표하는 것이다. 새해에 실시되는 여러 선거에서 투표 잘하는 것, 임인년(壬寅年) 우리 모두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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