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웅]‘수의계약’ 어젠다 키핑(의제 지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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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웅]‘수의계약’ 어젠다 키핑(의제 지키키)
  • 조재웅 기자
  • 승인 2022.01.12 08:4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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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군의 지난 5년 동안의 수의계약 현황을 들여다봤다.

순창군계약정보시스템에 올라온 내용을 모두 보려니 상당히 오랜 시간을 들여야 했다. 검토에 검토를 거치며 안 맞는 부분이 나오면 처음부터 다시 맞춰보느라 꽤 애를 먹었다.

자꾸 틀리는 부분이 나와 욱하는 마음에 이게 무슨 짓인가. 이런 짓까지 해야 하나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해야 하는 일이니 나름 진정해가며 잘 마칠 수 있었다.

지난 5년간의 순창군계약정보시스템를 모두 들여다보니 권하고 싶은 게 생겼다.

주민 여러분 부자가 되고 싶으신가요? 가장 빠른 방법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곧 있을 지방선거에서 유력한 후보자를 물심양면(?)으로 티 나도록 도와주고 지지한 후보가 군수가 되면 곧바로 건설회사를 차리시면 됩니다.”

농담 같지만, 군청 수의계약 결과를 보면 농담이 아닌 것 같아 참 씁쓸하다. 왜 순창은 이 지경이 됐을까?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일까? 또 기사 쓰고 의혹을 제기하는 만 나쁜 놈 되고, 불특정 다수로부터 욕먹고, 개선되는 것 하나 없이 흐지부지 잊히게 될까? 나는 또 좌절감을 맛봐야 할까? 많은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 언론인 손석희 씨의 저서인 <장면들>이라는 책을 샀다. 아직 다 읽지는 못했지만, 저자는 언론의 어젠다 키핑(agenda keeping)’을 중요하게 다뤘다.

어젠다 키핑의제라는 뜻의 어젠다지킨다는 뜻의 키핑을 합성한 말이다. 직역하면 의제를 지킨다는 뜻이다. 언론이 의제 설정에서 나아가 설정한 의제를 계속 지켜나가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로 보인다.

책에서 저자는 미디어가 지속적으로 화두를 던지면 시청자들은 이를 서로 주고받으면서 네트워킹을 하게 된다. 이것이 JTBC 뉴스룸이 지향하는 것이다. 때로는 지루하다는 인식도 있어서 반성하고 있다. 물론 손해 보는 상황도 발생한다. 그럼에도 디지털 시대에 필요한 것은 어젠다 키핑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것이 빨리 바뀐다고 해도 저널리즘이 미래적 가치로 지켜야 할 것이 어젠다 키핑이다라고 강조했다.

“‘뉴스룸을 진행해오면서 가장 고심했던 것은 어젠다를 유지해나가면서도 그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이었다. 아무리 힘이 미약한 뉴스라도, 분명히 공적 이익이 되는 이슈를 끝까지 붙잡고 간다면, 언젠가는 그 진심을 알아줄 것이라고 믿었다. 삼성 문제가 그랬고, 뒤이은 국정원 댓글조작 사건, 4대강 탐사보도가 그랬다. 그중에서도 세월호참사는 특별했다고 설명했다.

책의 내용처럼 <열린순창>수의계약이라는 의제를 지켜나가면 언젠가는 개선이 될까? 이 의제에 호응해주고 같이 개선하려는 주민들이 생겨날까? 궁금해서라도 수의계약을 어젠다 키핑 해보려고 한다.

아니, 궁금해서 해보는 것은 잘못된 생각인 것 같다. 개선이 되지 않더라도, 호응해주는 이가 생겨나지 않더라도, 호응해주는 이가 조금씩이라도 늘어나고 개선될 수 있을 때까지 의제를 지켜나가는 것이 언론의 사명이 아닐까.

수의계약뿐 아니라 개선하고 주민이 꼭 알아야 할 의제들을 하나하나 찾아서 <열린순창>의 의제로 설정하고 지켜나가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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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현 2022-01-13 06:42:39
조재웅 기자님의 기사 잘 보고있어요. 언론인의 사명을 제대로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고민과 갈등을 겪고 있는 과정도 보이지만 그래도 지역의 발전과 개선을 위한 조재웅 기자의
역할은 매우 크다고 느낍니다. 조중동 같은 그런 신문은 사회의 악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경우가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변치말고 앞으로도 지금처럼 활동 해 주길 바랍니다.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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