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대모암 사태를 보는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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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대모암 사태를 보는 시각
  • 안욱환 원장
  • 승인 2022.01.19 08: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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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욱환 누가한의원 원장

지금 순창군 행정과 관련된 지역사회의 관심은 불교사찰 대모암의 주지와 의회 의원 사이의 다툼으로 지난 몇 달 동안 잡음이 나다가 급기야 최근에는 순창의 이런 모습이 지방 티브이방송 전파를 타는 양상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대모암 주지가 군민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된 것은 순창군 의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대모암 관련 예산 삭감에 대해 해당 군의원을 주지 스님이 문자와 의회 홈페이지를 통해 다수의 군민들이 볼 수 있도록 공개적으로 모욕적인 발언을 한 것이 계기입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에는 그 배후가 있다는 것을 알 만한 사람은 알고 있으니, 겉으로는 대모암 주지와 순창군의회 의원과의 다툼인 것처럼 보이지만 내면에는 곧 황숙주 군수와 군의회 신정이 의원의 갈등이 원인입니다.

두 분 사이가 틀어진 것은 3년 전인 2019년에 인계 노동리 소재 폐기물공장의 악취로 군민들이 고통을 받을 때 신 의원이 그 문제에 대해 용감하게 발언을 한 것이 발단입니다. 당시 발언은 군민들에게는 악취 문제 해결을 위한 소신 발언이었던 반면 순창군 행정에게는 감추고 싶었던 비밀이 폭로된 것이었고, 그 때부터 순창군수는 신 의원이 속한 순창군 의회에 무려 3차례에 걸쳐 의회의 의정활동에 대한 군수의 요구사항을 전달하는 등 자신의 입장을 밝혔고 이런 행정부의 압박에 대해 의회는 변변한 항의조차 못한 채 행정이 요구하는 대로 맥없이 끌려가는 모습이었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군수의 페이스북에 신 의원을 개인적으로 비난하는 글이 수차례 올라오기도 했으며 항간에는 이런 갈등 관계에 있는 두 정무직공무원을 싸잡아서 모두가 잘못하고 있다는 양비론이 떠돌고 있습니다.

이런 지역의 문제를 보고 모른 척하는 순창 사회의 무관심이 더 큰 일이 아닌가 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행정 내에는 군수를 보좌하는 고위직 공무원들과, 군수 주변 소위 측근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사람들이 군수에게 직언하고 지역의 민심을 전달한다면 이런 문제가 좀 더 일찍 해소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군의회는 동료의식을 발휘해 개인적인 견해 차이는 뒤로 하고, 의회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행정의 압력에 공동으로 대응하면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었을 것입니다. 또 지역에 사회단체가 많은데 이런 갈등 상황을 방치하지 않고 주민의 여론 형성을 주도한다면 그 단체들이 펼치는 활동에 주민들이 더 많이 호응할 것 같습니다.

지금 시행하고 있는 지방자치제를 이해하고 행정과 의회 그리고 지역사회의 역할에 대해서 잘 알게 되면 지역사회가 바람직한 곳이 되기 위해서 우리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먼저 우리나라 헌법은 민주공화정인 우리나라의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3대 권력기관인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에 국민이 자신의 권력을 위임한 것이고, 순창군 행정도 중앙정부와 같이 주민들이 그들에게 위임한 권한을 행사하는 것입니다.

주민의 대표인 의회는 예산안을 심의하는 일과 그 통과한 예산을 행정이 집행하는 과정 등을 감시하고 행정의 수장인 군수와 기초의회 의원은 모두 주민들이 선출하기는 하지만 진정한 주민의 대표는 의회 의원입니다. 행정의 수장을 주민들이 선출하는 이유는 행정부에서 법적인 기준에 의해 예산을 집행하지만 진정한 주민의 행복 추구권을 위해서 여러 복잡한 상황에 대해 적극적으로 정치력을 발휘하라는 뜻입니다.

행정부에서 의회를 무시하거나 입법부로서 갖는 그 권한을 얕잡아 보는 것은 군의회가 갖는 대의기관과 의결기관 그리고 감시기관이라는 지위를 부인하는 위법적인 행위가 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주민들은 자신들 대신 의원을 선출해서 의회에 입성케 하였으므로 의회가 제 기능을 잘 하도록 응원하여 그들에게 힘을 보태주기도 하지만 반면 의회가 기대만큼 제 역할을 못 하면 가차 없이 비판하기도 합니다. 이런 것들이 채찍과 당근이 되어 의회가 주민들을 위한 역할을 잘 하도록 이끄는 힘이 될 수 있습니다.

행정부나 행정부와 유착한 사람이 의회를 무시하고 능욕하는 것은 주민들 입장에서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일입니다. 군민의 세금인 군 예산과 관련해 군의회가 자신의 예산을 삭감했다는 이유로 욕설을 퍼부으며 모욕한다는 것은 그 자신을 법 위에 군림하는 존재로 착각한다는 방증입니다.

주권자인 순창 주민을 두려워하는 행정과 의회가 되고, 지역사회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는 선출직 공무원들이 되어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면 좋겠습니다. 분열하지 않고 화합하는 살기 좋은 고장은 깨어있는 주민의 힘으로 가능한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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