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당 운영비 '감사' 완료 … 예산 절감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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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당 운영비 '감사' 완료 … 예산 절감 ‘성과’
  • 최육상 기자
  • 승인 2022.01.19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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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코로나 상황에서 경로당 운영비 94% 집행 ‘지적’
경로당 운영비 ‘감사’… 부당집행액 환수, 군청 대안 마련
2021년 운영비(18억원)의 41%만 지원 1억5천만원 반납

 

군이 군내 371개 전체 경로당의 ‘2020년도 경로당 운영비 집행내역에 대한 특정감사를 마치고 대안을 마련해 조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 결과 군내 경로당은 코로나 시국에서도 2020년도 운영비 158900만원 중에서 94% 가량을 사용했다고 정산·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중 28180만원을 부당하게 집행한 것으로 조사돼 오는 2월말까지 환수 조치해 군 세외수입으로 처리할 예정이다.

 

<열린순창> 보도 이후 감사 착수

열린순창은 지난해 422, ‘군내 전체 경로당 보조금 전수 조사기사에서 코로나로 문 닫아도 보조금 전액 사용?’ 내용을 처음 보도했다. 당시 코로나19 때문에 마을회관과 경로당은 제대로 운영하지 못했는데 어떻게 경로당 운영 보조금을 거의 다 사용했다고 결산한 것일까?”라고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관련 기사는 이후 케이비에스(KBS) 전북뉴스와 <오마이뉴스>에도 연속 보도됐다.

<열린순창>의 문제제기 이후 군은 ‘2020년도 경로당 운영비 사용내역전수 조사를 했다. 지난해 511일부터 1130일까지 6개월여 동안 11개 읍·371개 경로당의 운영비 사용내용을 전수 조사하고 감사를 진행했다.

감사 결과 확인된 부당 집행금액은 28180만원이었다. 이중 전액 국비로 지원되는 난방비가 22970만원으로 81.5%를 차지했다. ‘국비는 쓰고 남으면 무조건 반납해야 하기 때문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어떻게든 써야 한다는 소문이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경로당 운영비, 11개 읍·면별 차이 커

2020년 경로당 운영비 사용 내용 감사 결과를 보면 11개 읍·면 별로 큰 차이가 난다. 2020년도 군내 경로당 운영비는 총 158900만원이었고, 94%가량인 149800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정산·보고됐다.

특히 금과·인계·팔덕 등 3개 면은 경로당 운영비가 한 푼도 안 남았다고 정산·보고했다. 반면 순창읍은 23100만원 지원받아 18300만원을 사용하고 4750만원이 남았다고 정산·보고하며 지원금액의 20%가량을 반납했다. 유등면은 지원금액의 15.3%를 반납했고 그 외 6개 면의 반납 금액은 5.5%에서 0.9% 가량으로 조사됐다.

감사 결과 환수 조치 금액은 전체 집행금액 149800만원의 18.8%28180만원이었다. 환수금액이 가장 낮은 곳은 순창읍으로 집행금액의 5.3%였다. 쌍치면 13.8%, 동계면 17.3%, 복흥면 17.6%로 환수조치 평균비율인 18.8% 아래였다. 이외 7개 면은 환수조치 금액 비율이 평균치보다 높게 나타났다. 환수금액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풍산면으로 사용금액의 26%를 부당 집행했다고 지적받았다.

 

난방비·간식비·운영비 부당집행 사례 다양

감사에서 지적한 난방비, 간식비, 운영비의 부당집행 사례는 다양했다. 이들 사례는 <열린순창>이 처음 문제 제기했던 보도내용과 일치된다.

경로당 운영지원 목적에 맞지 않게 사용된 경우는 ·담배 구입 식당에서 식사 노인 회원 병문안 및 노인회 관련 행사에 사용 경로당 보조사업의 자부담액 집행 난방유 아닌 휘발유 등 구입 경로당 미운영 기간 중 음식·물품 등을 구입해 회원 개인별 분배 등이 있었다.

부당한 방법으로 지출이 이루어진 경우는 관련 지출이 없었음에도 경로당 시설을 수리하거나 경로당 관련 물품 등을 구입한 것으로 증빙자료를 허위로 제출 보일러 탱크 용량을 초과하여 난방유를 구입하거나 구입한 난방유가 소모되지 않았음에도 추가 구입 등의 사례가 있었다.

이밖에 영수증 등 증빙자료가 없거나 미비 부득이한 경우가 아님에도 보조금 전용카드를 사용하지 않고 현금 등을 찾아 사용 경로당 총회 시 회의록 참석자 확인란에 대리 서명 등이 있었다.

 

주민들과 실랑이하며 감사진행 난관

군청 김윤석 감사법무담당은 노인회 임원들과 이장단협의회 등을 수차례 찾아가 감사 내용을 말씀드리고 설명하는 과정이 무척 힘들었다면서 ·면 단위 경로당 담당자들 역시 평소 어머니, 아버지로 모셨던 분들과 운영비를 두고 실랑이를 벌여야 했던 일이 가장 큰 난관이었다고 감사 과정을 돌아봤다.

김윤석 담당은 “<열린순창>이 보도한 코로나 상황에서 순창군내 경로당 운영비를 모두 사용했다?’는 문제 제기가 타당했기 때문에 감사를 진행하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더불어 살아가는 지역 사회의 특수성 탓에 어르신들이 왜 우리 순창만 문제 삼느냐는 하소연을 완전히 외면할 수는 없었고, 집행금액의 평균 18.8%를 환수하도록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감사 결과를 토대로 집행된 부당금액이 평균치 이상인 각 읍·면 담당·주무관들 중에서는 2명이 훈계, 10명이 주의를 각각 받았다.

 

2021년도 운영비 사용 철저

한편, 지난해 <열린순창> 보도 이후 군청은 신속하게 각 읍·면 단위 경로당 보조금 전수조사를 하면서 2021년도 경로당 운영비 사용을 철저하게 지도·감독했다. 그 결과 2021년에는 전체 경로당 운영비 18억원의 41%74556만원만 각 읍·면에 배정하고도 오히려 15000만원을 남겨 반납까지 하는 성과를 거뒀다.

문효녀 노인복지담당은 지난해 군청 감사 결과가 나오기 전이지만, 군에서 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 경로당 운영비 부당 사용 재발을 방지했다면서 코로나 상황에 맞게 각 읍·면 별 경로당 집행금액을 조정했는데, 대표적인 것이 군 자체적으로 지난해 3분기 경로당 운영비를 각 읍·면 경로당에 한 푼도 내려 보내지 않게 결정한 경우라고 말했다.

문효녀 담당은 지난해까지 년 1회 실시하던 경로당 운영비 정산·점검을 올해부터는 분기 별로 년 4회 실시하기로 방침을 정했고, 11개 읍·면 별 집행액이 차이나는 상황에서 예산과목별 세부지침을 정비하고 있다면서 경로당 물품구입 및 시설보수 때 반드시 증빙 사진을 첨부하고, 물품관리대장을 작성해 경로당에 비치하고, 경로당 운영비 집행내역을 경로당 등 마을 주요장소에 게시하는 대안도 추진된다고 덧붙였다. 문효녀 담당은 지난해 3개월 간 시범적으로 실시했던 경로당 회계 도우미사업을 올해 경로당 회계교육 활성화 사업으로 확대해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비 지원 ·난방비사용 대안 마련

경로당 운영보조금은 현재 냉·난방비, 운영비, 부식비(간식비) 3개 분야로 나뉘어 있다. ·난방비는 국비로 지원한다. 국비는 책정된 금액을 사용하지 못하면 반드시 반납해야 한다. 반면 운영비와 부식비는 상황에 따라 상호 전용이 가능하다. 지난 2020년도에서 드러났듯이 부당 사용액의 절대 금액은 국비가 지원되는 냉·난방비가 차지한다.

순창군은 경로당별로 냉·난방비를 연간 180만원씩 지원한다. 180만원은 1분기와 4분기에 지급되는 난방비 각 80만원씩 160만원에 여름철인 3분기에 지원하는 냉방비 20만원을 합한 금액이다. 이 냉·난방비 180만원을 지난 2021년엔 정부 25%, 전라북도 15%, 순창군 60% 비율로 부담해 지원했다. 이 비율은 2022년도에는 정부 50%, 전라북도 10%, 순창군 40% 비율로 변동됐다. 군의 부담이 늘어난 것이다. 따라서 각 마을 경로당에서 냉·난방비를 절약하면 군비를 아낄 수 있다.

문효녀 담당은 ·난방비를 경로당별로 확인해 군청에서 주유소에 직접 결제하는 방안도 강구했으나, 특정 주유소 특혜 등 시비가 생길 수 있어서 경로당 상황을 철저하게 파악해 너무 많지 않게 지급하고 정 모자라면 추가로 지원하는 방안을 도입했다면서 이번 감사를 계기로 경로당 어르신들께서도 많은 것을 느꼈기 때문에 앞으로 대안을 정착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군민 35%가 경로당 회원인 순창이 모범돼야

202110월말 기준으로 경로당 회원 자격이 주어지는 65세 이상 군민은 9485명으로 군 전체 인구 26980명의 35%에 달한다. 2020년 경로당 운영 보조금이 15억원이면 1인당 158000원씩 지원한 셈이다. 2021년도에 경로당 운영 보조금의 실제 사용금액이 58000만원으로 대폭 줄면서 1인당 지원액은 61000원으로 줄어들었다.

지난해 경로당 운영비 관련해 취재할 때 한 공무원은 군수 임기가 내년 6월이면 끝나는데 다음 선거에 출마할 수 없고, 노인회장님도 510일 새로 취임했기 때문에 지금이 눈치 보지 않고 경로당 운영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적기라면서 문제가 터진 김에 경로당 보조금을 투명하게 관리해서 이번 기회를 순창이 전국적인 모범을 만드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었다.

코로나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벌어진 경로당 운영비 부당 집행 논란을 군이 슬기롭게 헤쳐 타 지자체의 모범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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