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성황대신사적현판’ 활용에 대한 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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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성황대신사적현판’ 활용에 대한 견해
  • 안욱환 원장
  • 승인 2022.02.23 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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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욱환 누가한의원 원장

지금 순창군은 제238호 국가민속문화재인 성황대신사적현판을 보물로 승격시키고 그 현판에 기록된 내용을 바탕으로 단오날인 55일에 성황대신 행렬을 재현하는 순창 단오제를 복원한다는 목표로 2020년부터 학술대회를 하고 있습니다.

일제강점기인 1940년경 성황사가 철거되면서 사라졌던 성황대신사적현판이 1992년 금과의 순창 설씨 제각에서 발견되었는데 이 과정에 큰 역할을 한 분들은 순창 옥천향토문화연구소 소속의 향토사학자들입니다. 이 분들의 노력으로 이 현판이 순창지역의 민속자료로서 커다란 가치가 있음을 관련 학계와 문화재청을 통해 확인하였으며 이 현판이 중요민속문화재로 지정되도록 많은 노력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20년 전에 순창군 행정은 성황제를 복원하여 관광객을 불러오려고 시도했지만 지역 주민의 반대 여론이 있어서 중단하였습니다. 당시 기독교연합회가 나서서 주민들의 서명을 받아 성황제 복원에 대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자 순창군 행정은 복원에 대한 태도를 바꾸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순창 단오성황제의 활용방안과 관광자원화라는 그럴듯한 내용으로 순창군 행정과 문화자원활용추진위원회가 다시 성황당을 복원하고 5월 단오제를 추진한다고 하니 저의 견해를 밝히는 바입니다.

먼저 국가민속문화재인 성황대신사적현판을 보물로 지정하기 위해 순창군이 예산을 들여서 번역과 고증작업을 하고 정밀하게 디지털화하여 기록하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입니다. 또한 현판이 소나무로 만들어져서 일부 글자가 마모되어 판독하기 어렵고 한자와 이두로 기록되어서 번역에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 현판이 성황제에 관련한 학계와 문화재청의 중요한 사료로서 가치가 있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더 나아가 이 현판을 원래 있었던 자리에 보존하는 것도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원래 성황사가 있었던 장소는 현재 옥천목욕탕 근처인 순창읍 옥천동 445번지였던 것이 알려지고 있습니다. 필요하면 주민들의 동의를 구해 부지를 구입하고 중요민속문화재를 진열하고 보관하는 정도의 사업은 지역의 문화재를 활용하여 관광 자원을 삼는 의미가 있다고 할 것입니다.

그런데 성황사가 지역에서 사라진지 백년 가까이 되었건만 성황사가 복원되어야 한다든지 또는 단오날 난장이나 물맞이를 재현하자는 여론이 없는 상황입니다. 오직 현판이 발견되었다는 이유만으로 또는 현판의 내용에 근거하여 성황당을 복원하고 단오절에 성황제를 재현하여 관광자원화 한다는 발상은 시대에 한참 뒤떨어진 탁상행정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과거에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된 사항을 단순히 시간이 지났다고 하여 다시 거론하는 것이 이해가 안 됩니다. 주민들이 오랜 기간 염원하던 것을 재현한 것도 아닐뿐더러 다른 지역의 단오제를 참고하는 식의 부실한 고증이 될 것이 뻔하고, 진정한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가 있다고 할 수는 없는 법입니다.

한편 지역민의 삶을 풍성하게 하며 참여자에게 무한한 상상력을 주는 지역 행사는 오랜 기간 유지되는 특징이 있는데, 대부분 주민들의 실생활에 뿌리박은 독특한 문화가 바탕이 되고 또 허구가 아닌 사실적인 역사에 근거한 것이라는 지적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추측하건대 이런 식으로 성황제 행사를 복원하자는 주장은 비록 실제적인 근거는 빈약하지만 돈벌이가 될 것이라는 이기적인 마음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입니다. 설령 행정의 계획대로 복원을 하더라도 주민의 여론을 무시하고 무리하게 시작한 많은 지역 행사가 초라한 종말을 맞이한 것처럼 예산 낭비의 한 사례가 될 것은 명약관화합니다. 이런 행사는 그 자체가 주민의 화합을 도모하기 보다는 지역의 분열을 가져오게 된다는 점을 분명히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 재현하고자 하는 내용이 무속에 대한 것이므로 순창군 행정은 더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만 합니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 지금 대선에 출마한 한 야당 후보가 무속신앙과 관련되어 구설수에 오르고 있는 것처럼 순창군 행정도 우리지역에 무속신앙을 다시 일으키고자 한다는 오해를 사지 않기 바랍니다.

성황대신사적현판의 내용 중에는 무격들의 무리들이 어지럽고 혼잡스러우며 마을에 횡행하기에까지 이르러 그 폐단을 헤아릴 수 없이 많아 진실로 가히 부당하였으나 성품과 행동이 뛰어나고 우아한 한림학사인 능성 양씨 군수가 그런 실상을 살펴서 음사를 물리침과 더불어 어긋난 도의 어지러움을 바르게 하였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현판이 기록될 당시에 순창군수 양응정은 성황제의 현장 실태 조사를 철저히 하여 어지러운 폐단을 바로잡는 개혁을 하였던 것 같습니다. 그 결과 소수 남자 무당의 이익보다 다수인 공공의 이익을 앞세움으로써 지역에 아름다운 질서가 있게 만들고 또 올바른 풍습을 계속 유지하도록 개선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현판의 발견에서부터 관련 학계와 함께 현판에 대해서 연구하고 논문을 발표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인 순창 옥천향토문화연구소를 대신하여 문화유산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문화자원활용추진위원회가 관여했기 때문에 대모암에 성황대신사적현판이 있었다는 식의 역사왜곡 논란이 생긴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대모암 주지스님의 노후를 위한 행정 편의 제공이나 예산 수립은 남자 무당의 무리들이 어지러이 혼란을 야기하는 폐단과 같은 것이므로 다수 군민의 여론을 바탕으로 한 아름다운 질서를 세워가는 순창군 행정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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