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 남계리 출신 최선욱 음악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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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 남계리 출신 최선욱 음악감독
  • 최육상 기자
  • 승인 2022.03.08 08: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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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생활 18년, “한국 위상과 품격 정말 높아져”
2018년 가수 ‘자두’의 미주 투어 때 기타를 연주하는 최선욱 음악감독
2018년 가수 ‘자두’의 미주 투어 때 기타를 연주하는 최선욱 음악감독

 

우리나라 문화예술의 위상이 정말 높아요. 국가의 품격도 대단히 높아졌어요. 제가 2002년 미국에 처음 갔을 때만 해도 ‘2002한일월드컵을 개최한 나라 정도로만 인식됐었는데, 2020년 귀국할 때쯤이 되니까 영화 <기생충>, 방탄소년단(BTS) 등 한국 대중문화가 미국을 포함해 세계를 강타했잖아요? 지금은 또 <오징어게임>으로 난리가 났고요. 우리나라의 문화 영향력이 굉장해요. 사람들이 잘 모르시는 것 같은데, 큰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옥천초등학교·순창중학교 졸업

순창 남계리 출신으로 옥천초등학교와 순창중학교를 졸업한 최선욱(43) 음악감독의 말이다. 지난달 20일 일요일 오후 유등 초연당에서 적성 대산 출신의 팝아티스트 피터 오’(41) 작가의 소개로 최 감독을 만났다. 최 감독과 피터 오 작가는 순창중학교 2년 선·후배 사이다.

최 감독은 지난 2002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가 18년 만인 2020년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는 “18년 동안 미국에서 생활하며 정말 많은 것을 배웠는데, 무엇보다 우리나라의 문화 역량이 정말 커져서 해가 갈수록 저를 대하는 미국인들의 태도가 바뀌는 걸 실감할 수 있었다상업주의의 최전선인 미국에서 한국 문화가 그대로 인정받는다는 건 진짜 대단한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최 감독과의 대화는 3시간여 에 걸쳐 물 흐르듯 이어졌다. 최 감독은 자본주의 미국에 대해 할 말이 많았다.

우리들이 미국을 되게 선망하잖아요. 특히 문화예술 쪽은 우리가 생각했을 때 미국이 최고니까요. 미국은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되게 상업주의잖아요. 문화든 예술이든 운동이든 돈 되는 거면 무엇이든 다 건드리는 시장이에요. 문화예술 콘텐츠도 상업적으로 너무 잘 돼 있어요. 제가 미국에 살면서 제일 많이 공부한 게 쇼 비즈니스.”

 

미국의 상업적인 관점, 한국과 너무 달라

최 감독은 문화예술을 대하는 한국인과 미국인의 관점 차이를 강조했다.

우리는 너 음악 좀 해를 그냥 하나의 재능으로 탤런트라고 생각하는데 미국은 안 그래요. 진지하게 저걸 하기 위해서 얼마나 노력했을까를 알아보죠. 재능이 있는 사람을 쓰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해요. 한국은 걔는 그냥 좀 그거에 관심 있고 잘하는 애이렇게 생각하잖아요. 한국은 좀 나쁘게 얘기하면 딴따라라고 얘기하잖아요. 미국에서는 그 딴따라가 한 달에 12억 원씩 벌어요. 문화 콘텐츠를 대하는 미국의 상업적인 마인드는 한국하고 너무 달라요.”

최 감독은 미국 생활을 들려주면서 시골 감성이 너무 좋았다며 고향 순창에 얽힌 이야기를 꺼냈다.

저도 중학교 때까지 순창에서 시골을 경험하고 고등학교를 광주로 갔어요. 그 다음에 대학을 서울로 갔는데, 순창 시골의 정서가 없었다면 음악 작업을 하는 지금의 저도 없었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하는 예술 작업에서 그 시골의 정서가 정말 커요. 제가 순창동국민학교(현 옥천초등학교)를 다녔을 때 읍내가 아닌 애들이 걸어서 학교를 왔어요. 유등 창신, 건곡 애들이 오는데 친구가 있어서 한번 놀러갔는데 웃긴 게 그때는 전화도 잘 안 되니까 아버지께서 저를 찾는다고 마을 이장님한테 전화를 하셨어요. ‘우리 애가 어디 있느냐확인해서 형이 자전거를 타고 와서 저를 데리고 갔어요. 그런 추억들은 진짜 돈 주고도 못 사요.”

 

한국인 정체성 지키고 싶어

한국으로 돌아온 지 얼마 안 된 최 감독은 영어발음을 아예 쓰지 않았다. 18년 간의 미국 생활이라면 혀가 꼬부라질 만도 할 법, 이유가 뭔지 물었다.

아내나 나나 한국 사람이잖아요. 아이들(, 아들)에게 한국의 정서와 언어를 잃지 않도록 노력했어요. 문화예술을 하는 사람으로서 단순히 영어를 흉내 내는 게 아니고, 진심으로 한국인으로서 정체성을 지키고 싶었죠. 다행히 아이들이 한국어와 영어를 상황에 맞게끔 사용하고 있어요.”

최 감독은 음악을 시작하게 됐던 기억을 회상했다.

저도 사실 플루트를 전공했지만 플루트를 제일 못해요. 제가 미국에서는 실용음악도로 기타를 쳤거든요. 제가 원래 음악을 기타로부터 시작했어요.”

 

피터 오 형은 제게 너무 좋은 귀감

곁에서 이야기를 듣던 피터 오 작가가 대화에 불쑥 끼어들었다.

저도 선욱 형이랑 이렇게 안 지가 얼마 안 됐어요. 지금 형하고 드라마 음악 작업도 같이 하는데 형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세요. 형하고 교감이 가는 게 형이 중학교 3학년 때 제가 1학년, 형이 중학교 2년 선배고 그 때 악장이었어요. 그런데 제가 형처럼 똑같이 따라갔어요. 형을 따라서 저도 음악을 했던 거고, 저는 리코더가 너무 좋아서 전공을 한 거예요. 저한테 형은 시골에서 너무 좋은 모델이었던 거죠.”

마흔 셋의 최 감독과 마흔 하나의 피터 오 작가는 열여섯 살과 열네 살 때의 기억을 마치 어제 일처럼 또렷하게 회상하며 즐거워했다. 예술 작업을 함께 하고 있는 이들은 정말이지 순창, 시골의 자연환경 속에서 살았던 것은 축복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두 사람은 흡사 진달래 먹고 물장구 치고 다람쥐 쫓던 어린시절에~”라는 <어린시절> 노래가사마냥 쉼 없이 과거의 기억을 소환했다.

최 감독은 사실 음악을 좋아해서 음악을 한 건데 어쩌다 보니까 플루트를 하게 됐다플루트는 제가 하고 싶어서 한 게 아니라 중학교 때 리코더반이 있어서 했는데, 시골학교가 전국대회에 나가서 모든 상을 휩쓰는 그런 학교가 됐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플루트는 예고를 가기 위해서 중학교 3학년 때 뒤늦게 시작했다면서 원래 저는 어렸을 때부터 기타를 치면서 음악을 좋아해서 작곡같은 걸 하고 싶었는데, 예고에 진학하기 위해서 남자들이 잘 안 하는 플루트를 하게 됐다고 설명을 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초등학교 2학년 정도에 자기 전공 음악을 시작해요. 제가 음악 선생님하고 약속을 했어요. 제가 플루트를 6월부터 시작했는데, 예고 입시가 좀 빨랐어요. 제가 하루에 10시간씩 해보겠다, 6개월 동안 10시간씩 해 보고 안 되면 안 하겠다 그랬어요. 근데 광주예고에 붙은 거예요. 전 제가 정말 잘 한줄 알았는데, 예고 선생님이 그러시는 거예요. ‘넌 남자 플루트 연주자고, 실기가 아니고 시험 성적이 좋아서 뽑았다고요. 진짜 맥이 풀렸죠.”

 

순창에서 오가며 광주예고 통학

최 감독은 광주예고를 순창에서 오가며 다녔다. 오직 음악에 대한 일념이었다. 대학을 진학한 서울생활에 대해서도 담담하게 회상했다.

서울 신림동에 월세방을 얻었는데, 웃긴 게 방에 누우면 천장과 벽 사이로 하늘이 보였어요. 한 번은 비가 오는데 잠을 자고 있으니까 등이 차가운 거예요. 빗물이 벽을 타고 내려와서 바닥에 고인 거예요. 집이 지하철역에서 세정거장 차이였어요. 그때 버스비가 400원이었는데, 그 버스비를 아끼려고 30분을 걷고 뛰고 그랬어요. 제가 진짜 서울이라고 마냥 좋은 줄 알았는데 그때 1년을 살면서 서울에서 이렇게 살 수 있구나라는 걸 처음 느꼈어요. 순창 생활이 훨씬 좋은 거예요.”

최 감독의 이야기는 한국과 미국, 순창과 서울 등 시공간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이어졌다. 예술가는 예술가였다. 그는 의미심장한 말로 이야기를 맺었다.

미국이 좋은 건 정말 학벌이나 이런 건 안 물어봐요. 우선 일을 시켜 봐요. 시켜보고 괜찮네 하면 그냥 따지지도 않고 같이 하자고 그래요. ‘너 어디 나왔니이런 걸 전혀 안 물어봐요. 제가 미국에서 18년 동안 능력껏 일을 할 수 있었던 이유죠.”

최 감독은 현재 피터 오 작가와 함께 지상파 방송에서 상영될 드라마 삽입 음악 작곡을 하고 있다.

최 감독은 고향 순창에 대한 애정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순창에 오니까 정말 기분이 좋아요. 지금은 정신 없는 수도권에서 살지만, 언젠가는 고향 순창으로 돌아올 생각입니다.”

 

최선욱 음악감독 이력

옥천초등학교-순창중학교-광주예술고등학교(플루트 전공)-서울종합예술원 관현악과(플푸트 전공)

2004~2020 미주 활동

-음반제작 및 공연기획, 프로듀서, 공연 세션, 편곡자로 활동

2020년 귀국 후

-현 음반제작 및 공연기획, 드라마 작·편곡 활동 중.

-서울 콘서트 메니지먼트(SCM) 뮤직 프로듀서(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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