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농씨(4)고령 어르신 90%가 복용하는 ‘혈압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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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농씨(4)고령 어르신 90%가 복용하는 ‘혈압약’
  • 정승조 원장
  • 승인 2022.03.23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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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에 두고도 모르던 한방 건강 상식(4)
혈압강하제 효과는 과연 만족스러운가?

정승조 원장(안산 신농씨한의원)

도시 지역뿐 아니라 농어촌 지역에서 고령인 어르신들의 90%는 혈압약을 복용하고 계신다. 정확한 용어는 혈압강하제이다. 당뇨약과 함께 혈압강하제는 일반 의원의 기본 수입을 보장하는 수단이다.

한의사로서 임상에서 보는 혈압강하제 복용 환자들을 보면 아주 안타까울 경우가 많다. 개인적으로 혈압계를 진단에 사용하므로 2~3개월 동안 꾸준히 내원하는 환자라든지 처음 내원하는 환자들의 혈압 수치를 보면 병원에서 처방하는 혈압강하제의 효과가 과연 만족스러운가 의구심을 갖는 때가 흔하다.

몇 개월 간 꾸준히 내원하는 환자의 경우는 내원 목적이 근골격계 질환의 치료이므로 대개 어깨 통증이나 허리의 불편함을 호소한다. 내원 때마다 90%이상 혈압을 측정하는데 혈압강하제를 복용하면서도 혈압이 정상 범위를 벗어나는 경우가 많다.

그런 환자의 통증에 따라 침구치료를 하다가 소화기 증상이나 불면을 함께 호소하여 탕약 치료를 겸하다 보면 고혈압이 개선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런 경우에는 혈압강하제의 선택에 관하여 의문을 갖게 된다. 여러 성분의 혈압약 중 왜 하필 이런 제품을 처방하고 몇 년 씩 복용하게 하는가라는 고민을 안게 되는 것이다.

혈압강하제는 대개 4종류가 있다. 신장에 작용하여 혈액 조성을 조절하는 것, 혈관벽의 탄력성을 조절하여 혈관을 늘리는 것, 심장의 박동수를 조절하는 것, 이뇨 작용을 촉진하는 것 등이다. 내원하는 고령 환자들의 약봉투에 기재된 혈압강하제 성분을 보면 대개는 신장에 작용하는 제품들이다.

본인은 현재 의사들이 처방하는 혈압약의 80%이상이 신장에 작용하는 처방이라고 추측한다. 아마 그 처방 비율은 의사들이 마음대로 정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대개 신약으로 식약처에 등재되고 보험급여를 받는 약으로 인정받기까지는 숱한 임상 실험과 그에 관한 논문과 부작용에 대한 실험이 거듭되는 과정이 필수이다. 혈압강하제의 효과가 논문에 근거한다면 반론의 여지가 없겠으나 실제 임상에서 그 혈압약의 효과를 보면 의구심을 갖게 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신장 기능에 관련된 혈압약을 복용하는 환자의 혈압과 맥박이 150/98/95(최고 혈압/최저 혈압/맥박수)이라면 진맥의 관점에서는 심장이 빨리 뛰므로(정상 기준 1분에 72) 심장에 열이 있다고 판단한다. 그러므로 심장의 열을 내리면 환자의 질병 상태가 회복한다고 보는 것이다.

위의 환자에게 심장의 열을 내리는 탕약을 투여한 후 혈압이 뚜렷하게 떨어진다면 그 환자는 대체 어떤 근거로 혈압약을 처방하는 것일까? 또 다른 의사가 기존의 혈압약 대신 심장 박동수를 조절하는 혈압약으로 교체해서 혈압이 뚝 떨어졌다면 그간 복용한 혈압약의 효과는 대체 무엇인가? 실제로 심장 박동수를 낮추어 치료 효과를 나타내는 처방은 한의학에 아주 많다.

다른 예로, 신장 기능에 관련된 혈압약을 복용하는 환자의 혈압과 맥박이 150/98/65(최고 혈압/최저 혈압/맥박수)이라면 진맥의 관점에서는 심장이 느리게 뛰고 혈압이 높은 것은 심장이 혈액을 내뿜는 힘이 약하거나 혈관벽의 탄력이 줄어든 것이라고 본다.

그런 경우는 혈관이나 심장의 힘을 돋우는 처방을 쓴다. 다른 의사가 기존의 혈압약 대신 혈관벽의 탄력성을 조절하여 혈관을 늘리는 혈압약으로 교체해서 혈압이 뚝 떨어졌다면 그간 복용한 혈압약 처방은 헛수고라고 볼 것이다.

혈압약 처방 중 대다수를 차지하는, 신장에 작용하여 혈액 조성을 조절하는 혈압강하제는 설명서를 보면 심장 질환에 의한 고혈압까지도 조절가능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대개 논문에 근거한 것이므로 인체를 과학적 관점으로 치료하는 의사로서는 당연히 참고하고 그 설명에 따라 처방하는 것이 의무이다.

애초에 과학이라는 근대적 개념이 성립하기 수 천 년 전부터 발달한 한의학에는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들어본 적이 있는 진맥이라는 진단기술이 있다. 환자의 몸을 만져 보거나 손목의 혈관을 짚어보고, 아픈 사람의 상황을 귀 기울여 듣거나 얼굴색과 피부색을 살펴보는 것, 아픈 상태를 정확히 질문하여 질병을 파악하는 것 등을 통틀어 진맥이라고 한다.

그 중 손가락으로 환자의 팔목에 있는 동맥을 짚어 몸 안의 질병 상황을 추리해 내는 진단법이 맥진이다. 또 한의사로서는 환자의 손목 동맥에 손가락을 얹어 진맥하는 것이 진단의 기본이다. 혈관이 두껍게 느껴지는가 얇게 느껴지는가, 맥이 빠르게 뛰는가 느리게 뛰는가, 혈관이 힘이 있는가 없는가, 혈관이 딱딱한가 물렁물렁한가 등과 같은 느낌을 알아내는 것이 맥진의 원리이다.

마치 날이 흐리면 비가 올 것을 예상하고, 바다 위에 새들이 모여서 떠 있으면 물속에 물고기가 몰려 있다고 짐작하는 것처럼 자연의 모습을 바라보고 겉으로 보이는 모습의 내부 상황을 추측하는 것이 한의학의 논리이다.

그러므로 현재 혈압약을 처방하는 경향을 보면 한의사로서는 안타까운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과학적 수단을 통해 만든 혈압강하제이지만 그 쓰임은 과학이라는 수단으로는 전부 파악할 수 없는 다양한 질병의 상태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는 안타까움을 느끼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건강보험 당연제를 운영하며, 혈압강하제는 전문의약품으로 의사의 진단 없이는 처방하거나 변경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앞의 글에서도 권했듯이 가정에 혈압계를 두고 매일매일 혈압과 맥박을 재어서 기록해 본다면 평소 처방받은 혈압약이 잘 맞는지 아닌지를 알 수 있다.

고혈압 환자들 대부분은 단골 병원에 약을 처방받기 위해 1년에 2번 방문하고 혈압을 측정한다. 그러면 그 사이에 혈압이 올라가는지 내려가는지는 거의 모르고 생활하는 셈이다. 병원에 가는 날 유난히 컨디션이 좋아 혈압이 낮아진다면 혈압약의 효과가 좋은 탓이며, 체한 상태에서 혈압이 높게 측정되면 혈압약이 약해서 그런 것이라는 진단을 내릴 수도 있지 않을까?

평소 혈압을 자주 측정해 보고, 적절한 맥진과 함께 알맞은 혈압약과 한약을 함께 써 본다면 고혈압 치료는 그리 어렵지 않을 수도 있다. 전문의가 처방하는 것이므로 혈압약을 무조건 복용하는 것보다는 스스로 혈압을 살펴보고 의사의 협조를 구해서 혈압약을 바꿔 보는 것도 건강을 회복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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