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재(266)내게서 일어나는 바람
상태바
밤재(266)내게서 일어나는 바람
  • 박재근 고문
  • 승인 2022.03.30 08: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재근 고문(전북흑염소협회)

천지에 바람이 생겨 불듯이 인간에게도 욕망이라는 바람이 생겨 분다. 나에게는 몸에서 일어나는 바람이 있고 영혼에서 일어나는 바람이 있다. 몸에서 일어나는 바람은 몸이 이목구비(耳目口鼻)를 통해 자기 밖의 사물(사람, , 물질)과 접촉하면서 일어나고 영혼에서 일어나는 바람은 이성으로 사색을 통해 일어난다.

몸에서 일어나는 바람은 자기 밖을 향해 불고 영혼에서 일어난 바람은 자기 안을 향해 분다. 몸에서 일어나는 바람은 보이는 것인 식욕, 성욕, 물욕, 권력욕, 명예욕 등 주로 세속적 이득을 얻기 위한 바람이고 영혼에서 부는 바람은 자기 밖의 세계로부터 자기를 보전하려는 보이지 않는 가치를 추구하는 바람이다.

몸에 바람이 들면 중풍으로 몸이 마비되고 마음에 바람이 들면 마음눈이 마비되어 사물이 바로 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자산인 영혼이 빈곤하고 내면이 궁핍할수록 보이는 것으로 그 궁핍을 채우려 하면서 바람이 자기 밖을 향해 분다.

즉 자기 안의 것이 아닌 밖의 것을 탐내면서 자기를 상하고 가정을 무너뜨린다. 자기 것이 아닌 것 남의 것을 갖고 싶은 바람이 심해지면서 다툼의 바람이 생기고 질투와 시기의 바람이 일어나고 거짓이 일어나며 배신이 일어난다. 자기 것이 아닌 것에 대한 세찬 욕망의 바람은 영혼의 심장인 양심을 마비시키면서 자기를 무너뜨리고 사회정의를 무너뜨린다. 욕망의 바람이 방해를 받으면 분노의 바람으로 변하고 분노의 바람은 증오의 바람으로 바뀐다.

참 나인 이성을 튼실하게 가꾸어야 한다. 이성이 굳건해야 탐욕과 감정의 바람으로부터 자아를 보전할 수 있다. 이성으로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는 사람은 감정의 바람에 의해 난파당한다. 이득에 대한 욕망의 바람이 이성에 의해 절제되지 않으면 탐욕으로 변하여 불행을 부르고 주색잡기(酒色雜技)의 바람에 휘둘리는 사람은 패가망신(敗家亡身)하며 분노의 폭풍을 통제하지 못하는 사람은 분노에 의해 무너지고 희로애락의 바람을 통제하지 못하는 사람은 희로애락에 의해 무너진다.

바람이 자기 안으로 향하면 수신에 의해 인격이 자라게 되고 바람이 가족으로 향하면 가족이 화목해지고 가족이 화목하면 인생은 순탄해진다. 안으로 향한 바람은 자기 안에 있는 것을 소중히 가꾸고 키우지만, 밖으로 향한 바람은 자기 것이 아닌 것 자기에게 없는 것을 소중히 여기고 자기에게 있는 것을 하찮게 여긴다.

결과를 담보하는 지혜는 평정한 이성의 마음에서 생긴다. 눈을 가진 이성을 존중하지 않고 경시하게 되면 이성은 허약하게 되어 눈 없는 감정과 욕망의 바람이 강해지면서 이성의 등불을 끈다. 이성의 마음이 감정과 욕망의 바람에 흔들리면 사람과 일, 물질이 바로 보이지 않아 잘못 판단을 하고 어리석은 언행을 하게 되어 불행을 불러들이게 된다.

바람에 흔들리는 마음은 지혜를 잃은 마음이다. 바람을 재울 줄 모르는 인생은 불행한 인생이고 바람 잘 날 없는 집안은 불행한 집안이며 바람 잘 날 없는 마음은 불행한 마음이다. 가정을 가진 남녀가 가정 밖으로 바람이 불면 가정이 망가지고 미혼자의 마음에 바람이 들면 상대의 참 모습인 영혼을 보지 않고 겉모습에 속게 된다. 욕망과 감정의 바람은 처음 일어날 때 잡으면 쉽지만 폭풍이 되어 제어하기가 어려워지면 자신을 넘어뜨린다.

이성으로 욕망의 바람을 지배하는 사람은 파도 없는 바다를 항해하는 배처럼 자신의 인생을 순탄하게 만들고 감정과 욕망에 지배당한 사람은 자기 인생을 태풍속의 바다 위를 항해하는 배처럼 위험하게 만든다. 사업가들이 욕망의 바람에 지배당하면 무리한 확장으로 망하고 능력보다 앞서는 바람, 노력보다 앞서는 바람, 지혜보다 앞서는 바람은 자기를 상하게 한다.

오직 영혼에서 나와 영혼을 위해 부는 바람만이 참 나를 위한 바람이다. 몸은 영혼의 도구일 뿐이다. 영혼은 이성으로 머리를 삼고 양심을 수족으로 삼아 삶의 의미와 가치를 감별한다. 이성과 양심을 잃게 되면 영혼을 잃게 되고 영혼을 잃게 되면 자기를 잃게 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금과초등학교 100주년 기념식 4월 21일 개최
  • [순창 농부]농사짓고 요리하는 이경아 농부
  • 우영자-피터 오-풍산초 학생들 이색 미술 수업
  • “이러다 실내수영장 예약 운영 될라”
  • [열린순창 보도 후]'6시 내고향', '아침마당' 출연
  • 재경순창군향우회 총무단 정기총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