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적인 ‘촌시장’과 ‘순창씨앗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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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적인 ‘촌시장’과 ‘순창씨앗모임’
  • 정명조 객원기자
  • 승인 2022.05.0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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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교류·소통·나눔의 장 활성화 기대

순창에는 전통시장 말고 이색적인 시장이 있다. 군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만든 작은 장터 촌시장이다. 코로나로 인한 거리두기가 해제되는 분위기 속에서 2022년 첫 촌시장이 지난 430일 순창읍 공유공간 이음줄에서 열렸다.

이른 아침에 모판작업이 있던 나는 작업이 끝나자마자 부리나케 촌시장으로 달렸다. 도착해보니 제법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고 입구에는 순창씨앗모임에서 모종·씨앗 나눔을 하고 있었다. 이음줄 안에서는 군민으로 구성된 잉여밴드가 흥겨운 공연을 하는 가운데 여러 사람들이 음식과 간식거리를 먹거나 장을 보고 있었다.

 

없는 거 빼고 다 있는 촌시장

입구에 들어서자 기부한 중고물품을 파는 곳도 있고 직접 지은 농산물(딸기, 토종쌀, 사과, 호밀, 생강가루, 참기름 등), 수공예품(비누, 모시빗자루, 자수실, , 동계중고생이 만든 공예품), 손수 만든 먹거리(딸기즙, 주먹밥, 빵과 샌드위치, 막걸리, 청주, 생맥주, 쿠키, 와인, 떡닭, 떡볶이, 제철나물 밑반찬, 무농약 현미 누룽지)를 파는 샐러(촌시장에서 상인을 지칭하는 용어로 정함)들도 있었다. 모두 자발적으로 참여한 군민들이었다. 나는 각종 농산물과 맛있어 보이는 음식과 주류를 정신없이 촬영했다. 음식이 금방 동나서 맛은 못 봤지만 역시 시장은 먹거리와 볼거리다.

 

자발적인 촌시장, 놀라워요

이곳을 단체로 방문한 사람들이 있다는 얘기에 가보니 순창읍에 있는 이룸학교(순창군 발달장애인 주간 활동 서비스 센터)’ 학생들이 입구 쪽에 있었다. 학생들을 인솔해서 온 김수형 팀장에게 물었다. “처음 오시는 것 같은데 어떠세요?”

김수형 팀장은 학생들을 둘러보면서 유익한 활동을 함께 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랐다.

에스엔에스(SNS)상에서 오랜만에 순창에서 뭔가 공유하는 자리를 한다고 하기에 청소년 학생들과 이런 자리를 함께 하고 싶어서 왔습니다. 이게 자발적인 모임이라는 게 굉장히 놀라웠어요. 지금까지 유지되면서 또 지역사회와 함께 하기 위해 이렇게 활동하는 모습이 너무 감사해서 우리도 참여하고 싶어 담당하는 분께 문의를 드렸습니다. 이런 활동을 같이 하면 진짜 재밌을 것 같아요. 서로 공유하고 교류도 할 수 있다는 게 학생들에게 큰 공부거든요.”

 

순창씨앗모임 나눔행사

순창씨앗모임에 대해 약간의 정보를 들었던 나는 인사도 할 겸, 모종을 나눠주느라 분주한 씨앗모임 강병식 대표에게 씨앗모임에 대해 간단히 물었다. 강 대표는 차분하게 설명했다.

한 해 봄 첫 시장은 나눔행사로 시작해요. 저희가 직접 받은 씨앗과 싹 틔운 모종을 나누면서요. 이런 행사를 매년 해왔고 가을에도 한번 할 예정입니다.”

이번 행사 호응이 괜찮냐?”는 내 질문에 강 대표는 살짝 아쉬움을 드러냈다.

원래 촌시장을 창림동에서 했잖아요. 거기는 번화가이고 군민들이 가까이 사니까 많이 구경 왔었어요. 그런데 여기는 차가 있어야 하고, 지나가다 쉽게 볼 수 있는 곳이 아니라서 아는 농민들이나 단체에서 오고 그러네요.”

모르던 분들을 만나는 즐거움

장터지기 김현희씨에게 올해 촌시장 운영계획을 물었다. 그녀는 촌시장이 활성화되기를 바랐다.

그전에는 야외에서 매달 마지막 주 토요일마다 했어요. 그래서 한여름과 한겨울에는 힘들어서 잘 열지 못했고 게다가 코로나 때문에 작년에는 비정기적으로 시장을 열었어요. 이번부터 이곳 공유공간에서 하니까 쉬지 않고 꾸준히 열려고 합니다. 여름, 겨울에도요. 처음에는 너무 귀농인들끼리만 모인다는 얘기들이 많았는데, 계속 꾸준히 하다 보니까 지역의 젊은 분들이나 좀 아시는 분들 그리고 새로운 분들이 많이 놀러 오시고 또 구경도 하고 가시고 이러니까 저희 입장에서 너무 즐겁습니다. 새로운 분들이나 마을 분들, 모르던 분들 만나는 것도 너무 즐겁고요. 촌시장이 점점 더 많이 알려지고 커지고 하면 좋을 것 같아요.”

 

교류·소통·나눔의 장 활성화 기대

올해로 6년째 열리는 순창촌시장은 유동인구도 적고 외부인의 유입도 많지 않은 순창 여건과 코로나까지 확산되어서 크게 부흥하진 못했다. 그러나 지역주민들이 교류하고 소통하는 만남의 장으로, 직접 기르거나 만든 것들을 주고받는 나눔의 장으로 그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우리 조상들의 세시풍속(歲時風俗)은 하늘에 대한 감사와 농경·협동·놀이를 아우른다. 그러나 몇몇 행사만 남아있을 뿐, ‘당산제같은 공동체 행사가 점점 사라지는 추세이다.

주기적으로 열리는 촌시장이 활성화되어 우리 지역의 행사로 자리 잡는다면 농경·협동·놀이를 다시 한 번 아우를 수 있는 새로운 연중행사가 탄생할 수 있지 않을까? 순창촌시장이 활성화되길 기대한다.

 

 

사진1 촌시장 모습

사진2 기부 중고물품

사진3 이룸학교 선생님과 학생들(이음줄 입구에서)

사진4 나눔을 기다리는 모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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