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대하는 자세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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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대하는 자세가 답이다
  • 조남훈 기자
  • 승인 2011.11.03 0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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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10년 전의 일이다. 수능을 앞두고 무엇이 되고 싶은지를 묻는 교내 설문조사에서 기자는 여행을 다니며 글을 쓰고 싶다는 이상한(?) 답변을 썼다. 직업은 성장하면서 과학자, 국회의원, 교사, 요리사 등으로 바뀌었지만 어떤 식으로 살고 싶다는 고민은 제대로 해보지 않은 터였다. 집은 지어졌는데 대들보가 없는 식이었다. 그러니까 무엇을 하며 살 것이냐의 문제보다도 어떤 삶을 살 것이냐의 의문은 돌이켜보면 그 때가 처음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질문은 직업을 의미했지만 엉뚱하게 쓴 답변은 살면서 의도하지 않게 현답이 됐다.

강원도 산골에서 자라 충청도에서 대학을 다녔고 이 기간 레일이 닳도록 기차를 타고 돌아다녔다. 행운도 잇따랐다. 이명박 정부 5년 가운데 2년을 군대에서 보냈으니 이 기간에는 뉴스를 보며 화를 낼 일도, 미래를 걱정할 일도 사실 없었다. 마음이 편하니 몸이 고돼도 충분히 견디고 남을 2년이었다. 그리고 순창에 왔다. 그리고 학생들의 수능을 두 번째 마주칠 차례가 됐다.

내세울 것 없는 본인의 얘기는 사실 대학진학을 앞둔 수험생의 참고사항이 되지 싶어서였다. 취재를 통해 이따금 만나게 되는 학생들에게서는 사실 어떤 삶의 즐거움보다는 학과와 직업선택의 괴로움, 그리고 그 이후의 막연한 삶이 더 엿보였다. 취미, 배움, 교제 등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삶의 소중함보다 괴로움이 앞선다는 것은 큰 문제다. “고삼까지만 고생하면 인생이 편다”는 말은 ‘대학 까지만’, ‘취업할 때까지만’으로 변형될 뿐이다. 참고하자. 인문학을 버리고 취업률만 강조하는 대학은 절대로 학생을 책임지지 않는다. 돈 안 되는 국문학과와 철학과가 사라진 대학에서 학생에게 요구하는 것은 결국 ‘스펙’이다. 조금 과장하면 등록금 벌어 재산 부풀리는데 급급한 대학은 사실 다닐 필요가 없다. 그리고 같은 공학과 자연과학을 배우더라도 인문학적 소양이 바탕 된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의 면학분위기는 분명 다르며 학문 추구의 목적도 차이가 크다. 또 종착점이 분명 공무원이 아님에도 국가고시에 매달리는 학생이 계속 생긴다는 것은 ‘후회하는 인생’이 많아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제 스스로 물어보자. 욕심을 내어도 좋지만 솔직해지자. 학창시절, 자신은 만족했는지, 앞으로 어떤 자세로 삶을 살아야 만족할지 의미를 부여해보자. 10년 전 내놓은 두루뭉술하면서도 솔직했던 그 답은 앞으로도 유효할 것 같다. 느낌이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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