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선] '열린순창' 창간, 초심이 더욱 빛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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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선] '열린순창' 창간, 초심이 더욱 빛나길
  • 이혜선 전 편집부장
  • 승인 2022.05.04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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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열린순창>이 창간 12주년을 맞는다.

축하에 앞서 무언가를 기념한다는 의미는 무엇인가? 스스로 이런 질문을 던져본다. 가정의 달 5월에는 어린이날, 어버이날, 부부의날 등 기념일이 즐비하다. 일 년에 한번쯤이라도 처음으로 돌아가 소중함을 추억하며 화목을 기리자는 뜻이 담겨 있다 생각한다. 다시 말해 초심으로 돌아가 더욱 다지고 나아가자는 의미일 것이다.

떠올려보니 <열린순창>과 깊은 인연이다. 지금은 비록 몸은 떠났지만 창간호부터 수년간 <열린순창>의 편집기자로 근무했던 것도 그렇고, <열린순창>이라는 제호도 내 가족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된 것이었으며, 소중한 신문을 한동안 낙서와 그림장 삼아 놀았던 내 아이의 모습들에서, 또 얼마 전까지 아 다르고 어 다른 우리말로 독자들과 만남을 이어나갔던 기억들에서 새삼 <열린순창>의 가족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깊은 애정을 담아 <열린순창> 가족들에게 감사와 축하를 전하고 싶다.

어느새 창간 12주년이라니 새삼 <열린순창>의 무게감과 존재감이 더욱 크게 다가온다. 창간 당시 초등학교 1학년이었던 내 아이가 성큼 자라 지금은 대학교 신입생이 되었으니 긴 세월이 체감된다. 한 사람이 성장하고 성숙해지기 위해서는 당연히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어떻게 무엇을 경험하며 시간을 보냈는가가 훨씬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생각이다.

경험상, <열린순창> 12년의 가치를 단순한 시간의 흐름으로만 판단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다. 정말 어렵고 척박한 여건 속에서도 언론 본연의 자세를 의연하고 꿋꿋하게 지켜왔을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아마 여전히 마감일 밤샘은 일상, 또 새벽에 함께 모여 일일이 신문을 접어 독자들에게 우편으로 보내야 비로소 한호의 마무리, 이렇게 한주 한주가 쌓이고 쌓이다보면 어느새 한해 그리고 또 한해, 그렇게 12년의 세월이 이어졌을 것이다.

나를 비롯해, 창간 당시 함께 일했던 사람들은 거의 모두 새얼굴로 바뀌었다. <열린순창>도 여러 번의 위기와 숱한 성장통을 겪어가면서 오늘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멈춤 없이 12년 세월을 달려온 <열린순창>의 에너지는 어디에서 비롯되었을까? 시쳇말로 돈 되는 일도 아니고 없는 돈 써가며 그야말로 사서 고생 아닌가? 퇴사 얼마 후 실제로 직접 들은 말이다. 물론 <열린순창>에 대해 좋은 취지의 대화였다. 그때 나는 언론의 역할이니 뭐니 순기능은 어떠니 이러쿵저러쿵 거창한 표현 대신, <열린순창> 때문에 누군가가 든든해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조금 더 불편해졌다면 그나마 다행이고,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대답했었다.

다들 공감하겠지만, 구조적으로든 기능적으로든 아무 문제없이 완전한 공동체는 절대로 존재할 수 없다. 이상과 현실의 머나먼 격차를 경험상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저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 포기하지 않고, 그때그때의 잘못을 하나씩 바로잡아 바람직한 방향으로 조금씩 나아갈 뿐이다. <열린순창>답게 그동안의 여정도 이러했을 것이라 나는 믿는다. 작은 물방울들이 바위를 뚫어내듯, 그동안의 땀과 열정이 보이지 않는 결실을 맺어 지금의 무게감과 존재감을 키워냈다 확신한다.

앞으로도 초심이 더욱 빛나길 바란다.

우리는 일간지와 인터넷신문 등 수많은 매체가 만들어내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지만, 순창이 언급되는 기사를 찾기란 여간해선 쉽지 않다. 풀뿌리민주주의가 제대로 뿌리내리고 발전하려면 제대로 된 풀뿌리언론이 활성화되어야 하는데, 오히려 쇄락의 길을 걷고 있어 안타까운 심정이다.

12년 전 <열린순창>의 창간은 지역사회에 큰 파장을 몰고 왔다. 지역사회 곳곳에 언론의 견제가 제대로 작동하면서, 제보가 빗발쳤고, 굵직한 문제들에 대한 심층보도 등으로 주민들의 눈과 귀 역할을 다 함으로써, 지역사회에 많은 변화를 이끌어 냈다. 이후 정론직필의 자세와 소외된 약자들을 위한 든든한 버팀목으로서의 역할은 <열린순창>의 상징이 되었다. 또 지면의 상당부분을 우리이웃들의 이야기로 할당해 독자와 함께 만드는 지역밀착형신문다운 참신함을 선보였다.

지금까지 충분히 잘해왔지만 끝으로 한마디 부탁하고 싶다. 초심을 잃지 말아 달라는 말씀을 드린다. <열린순창>의 무게감과 존재감만으로도 이미 충분하길 바라본다.

지금도 <열린순창>이 만난 사람들, 독자 기고란이 활성화 돼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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