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바닥교육(15)자기 결정이 갖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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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바닥교육(15)자기 결정이 갖는 힘
  • 최순삼 교장
  • 승인 2022.06.08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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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삼 교장(순창여중)

아침 6시 전후로 눈을 뜬다.

오른발을 딛을지, 왼발을 딛고 일어날지 고민하지 않는다. 문을 열고 나가 정수기 물을 받아서 혈압약을 먹을까도 고민은 아니다.

그러나 상담이 필요한 어떤 학생을 만나고, 학교일 중 무슨 일을 먼저 할까는 고민이 된다.

더 큰 고민은 퇴직 후 사는 문제다. ‘어디서, 누구와 더불어서, 무엇을 하고 살 것인가?’ 여러 가지로 고민이다.

엄밀히 말하면 고민을 넘어서는 자기 결정의 문제다. 자기 결정의 과정은 생각이 있는 사람의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고민 후에 이루어진 자기 결정은 일상을 끌어가는 힘이다.

왜냐하면 자기 결정없이 누구도 다음으로 넘어가는 주인 된 삶을 살 수 없기 때문이다. 주인이 아닌 삶이 행복할 수 있을까? 자기 결정이 없는 로부터 소외된 삶이 행복할 수 있을까? 뻔한 말이지만 곱씹어야 할 말이다. 아이들도 날마다 고민 끝에 자기 결정을 하고 있다. 부모도 교사도 모르는 일상과 교우관계, 공부와 부딪히면서.

1970년대부터 일본 사회에 나타난 현상으로 히키고모리라는 말이 쓰이고 있다. 사회생활을 거부하고, 6개월 이상 장기간 집안에 틀어박혀 있는 사람이나 상태를 말한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우리 사회도 청소년을 중심으로 자기 방에서 나오지 않는 아이들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은둔형 외톨이라고 부른다. 부모와 대화가 단절되고, 학교 가기를 거부하고, 취업할 생각도 없다. 학교에 다녀도 교우관계나 어떤 교육활동도 관심 없다. 부모나 교사는 애가 타지만 뾰쪽한 방법이 없다.

이렇게 무기력증을 보이는 아이들은 왜 생기는가? 극심한 입시경쟁에 따른 학업에 대한 압박감과 두려움, 집단 따돌림이나 괴롭힘의 경험, 지나친 부모의 간섭과 의존으로 자립성 결여, 심각한 자신감 부족으로 인한 자해적 심리상태, 인터넷 발달로 인한 게임 중독 등을 말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이유의 바탕에는 성장기에 아이가 얼마나 자기 결정이 갖는 힘을 경험해 보았는가와 관련성이 크다.

자기 결단 없이 무기력증을 벗기는 힘들다.

짜장면을 먹을래, 짬뽕을 먹을래.”

배려와 존중이 들어간 말이다. 선택한 후 맛에 대한 책임은 결정한 사람의 몫이다. 존중과 배려 속에서 자기 결정의 기회를 자주 가진 아이는 책임감이 강하다. 미성숙한 아이라고 판단하여 자기 결정을 할 수 있는 능력이 무시되고, 결정에 대하여 책임 짓지 않을 것이라고 재단한다.

그러나 아이들의 결정은 미숙하지 않으며 결정 사항을 책임감 있게 실천한다. 어떤 시간에 공부하고, 어떤 과목을 보충하고, 어떤 방식으로 공부할지를 스스로 결정한 학생은 학습에 대한 책임감이 훨씬 크다. 기대보다 공부를 열심히 한다.

누구나 스스로 결정한 행위의 결과가 실패할 수도 있고 성공할 수 있다. 그래도 스스로 결정했으므로 실패에서도 결정과 실천과정을 돌아보게 되고, 성공 후에도 성공의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면서 자기를 보는 힘이 생기면 자존감이 높아진다.

가정과 학교는 아이들이 자기 결정을 통해 성공과 실패를 경험하는 장()이어야 한다. 성장 과정에서 자기 결정이 갖는 힘이 누적되어 책임감이 커지고 자존감이 높아진 아이가 인생을 행복하게 풀어간다.

인간의 운명은 정()해져 있지 않다. 자기 결정을 통해서 자신이 가야 할 길을 결정한다. 우리는 매 순간 자기 결정으로 만들어진다.

부모는 아이에게 자기 결정이 가져올 부정적 결과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를 주어야 한다. 부모가 자기 인생을 주인으로 사는 행복한 아이를 원한다면, 아이가 행사하는 자기 결정이 갖는 힘을 제대로 보아야 한다.

그리고 아이의 자기 결정을 믿어야 한다. 내 아이가 언제 이 들었는가를 돌아보면 안다. 아이의 자기 결정의 고민 과정을 기다려 주지 못하고, 믿지 못하는 어른들의 성찰이 필요한 시간이다.

누가 아이의 인생을 대신할 수 있다고 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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